설문 조사에 임한 예장통합 목회자 중 68.8%가 코로나19 문제로 헌금이 줄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문 조사에 임한 예장통합 목회자 중 68.8%가 코로나19 문제로 헌금이 줄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이 코로나19와 관련한 목회자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역시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헌금과 교인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통합은 6월 15일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지앤컴리서치(지용근 대표)는 예장통합 의뢰를 받아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는 교단 소속 담임목사 1135명이 참여했다. 조사는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했고,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는 ±2.71%P다.

먼저 코로나19로 교회 헌금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체 목회자 중 68.8%가 헌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30.1%는 '변화 없다'고 답했고, 1%만 헌금이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얼마나 헌금이 줄었느냐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20~40% 미만'(53%), '20% 미만'(23.8%), '40~60% 미만'(17.3%), '60% 이상'(5.8%) 순으로 답했다. 평균 감소 비율은 28.7%였다.

헌금이 줄었다고 응답한 교회를 대상으로, 교회 재정 중 어느 부분을 우선적으로 조정할 것인지도 물었다. 목회자들은 '교회 행사비/운영비'(60.2%), '급여'(20.9%), '상회비/노회 관련 재정 지원'(8.7%) 순으로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출석 교인 수도 줄었다. 코로나19 이전 출석 교인을 100%로 가정했을 때, 코로나가 급증했던 3월부터 4월 초까지 출석 교인은 평균 42.4%였다. 설문 조사 직전 주일인 5월 24일 평균 출석 비율은 61.8%로, 코로나가 급증했던 시기보다 약 20% 회복했다. 출석 교인 회복률은 100~499명의 중형 교회가, 29명 이하 소형 교회와 500명 이상 대형 교회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교인들의 주일성수 인식 및 소속감 약해짐'(39%)을 첫 번째로 꼽았다. '재정 문제'(20.8%), '다음 세대 교육 문제'(15.3%), '온라인 시스템 구축 어려움'(10.1%), '특별히 없음'(8.7%)이 뒤를 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출석 교인 29명 이하 교회는 '재정 문제' 응답률이, 500명 이상 교회는 '주일성수 인식 및 소속감 약화'에 대한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자립 교회는 '주일성수 인식 및 소속감 약화'와 '다음 세대 교육 문제'를, 미자립 교회는 '재정 문제'를 더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헌금 변화와 관련한 설문 조사 도표.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코로나19 이후 헌금 변화와 관련한 설문 조사 도표.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예장통합 목회자들은 코로나19가 급증했던 시기 출석 교인이 줄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예장통합 목회자들은 코로나19가 급증했던 시기 출석 교인이 줄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소형 교회는 '현장'
대형 교회는 '온라인'
교회학교는 30%만 온라인 예배

코로나19가 급증했던 3월부터 4월 초까지 주일예배를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0.6%가 '교회에서 현장 예배를 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 동시에 드리고 교인이 선택'(21.3%), '온라인 예배로 대체'(19.3%), '가정 예배 순서지 배포 후 각자 가정 예배'(13.5%) 순으로 나타났다. 소형 교회는 현장 예배 비율이, 500명 이상 대형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립 교회가 미자립 교회보다 온라인을 활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급증하던 시기 교회학교를 어떻게 운영했느냐는 질문에, 교회학교가 있는 786개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대체함'(30.4%), '교회에서 현장 예배드리되 공과 공부 하지 않음'(24.6%), '가정 예배 순서지 배포 후 각자 가정 예배'(16.8%), '교회에서 현장 예배드리고 공과 공부도 함'(10.6%),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 동시에 드리고 학생이 선택'(7.6%) 순으로 응답했다. 읍/면 지역 교회 및 출석 교인 29명 이하 교회는 '현장 예배와 가정 예배 비율'이, 대도시 교회와 출석 교인 500명 이상 교회는 '온라인 대체' 비율이 높았다.

코로나19 급증 상황에서도 온라인 예배를 시도하지 않는 교회가 과반이었다. 코로나19 급증 이전에는 72.7%가, 이후에는 60.6% '온라인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서' 73.2%
'온라인 교회 인정 못 해' 65.3%
예장통합이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총회 임원회를 포함 2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이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총회 임원회를 포함 2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문에 응한 목회자들은 주일예배를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목회자 중 73.2%가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25.1%는 '온라인 예배 또는 가정 예배로도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교회가 생긴다면 공교회로 인정하겠느냐는 질문에, 목회자 65.3%는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22.2%는 '인정할 수 있다', 12.5%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출석 교인 수는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묻자, 목회자 49.2%는 '감소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40.8%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 5.3%는 '증가할 것 같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크게 변화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교회 출석 교인 수 감소'(29.6%), '소형 교회 어려움'(16.7%), '온라인 예배/온라인 콘텐츠 강화'(15.3%), '교회학교 학생 감소 가속화'(9.9%)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를 통해 한국교회에 일어난 긍정적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현장 예배의 소중함 경험'(44.2%), '목회자의 목회 방식/목양을 돌아볼 기회'(11.2%), '생활 신앙 중요성 인식'(9.8%), '온라인 시스템/콘텐츠 개발'(7.7%) 순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한국교회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주제로 목회자들은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43.8%)을 택했다. 이어 '교회 중심의 신앙에서 생활 신앙 강화'(21.2%), '교회의 공적 역할'(12.9%),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다양한 콘텐츠 개발'(6.9%)을 꼽았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목회 중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설교력 강화'(19%), '성도 간의 교제 및 공동체성 강화'(18.9%), '예식/예전 모이는 예배 강화'(16.5%), '교회 공공성/지역사회 섬김'(8.7%), '심방/전도 강화'(8.7%) 순으로 응답했다.

"재난으로 창궐하는 혐오·편견 예방해야"
9월 정기총회 온라인 전환 제안도
 대토론회에서는 9월 정기총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대토론회에서는 9월 정기총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토론회에는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 외부 인사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예배당 곳곳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소독제와 비닐장갑이 구비돼 있었다. 참석자 전원은 마스크를 사용했다. 하지만 거리 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부 참석자는 다닥다닥 붙어 앉은 채 토론회에 임했다.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에 바란다'는 주제로 발제한 김기태 교수(호남대)는 △교회의 공공성 강화 △소통과 공감 능력 제고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사역 △작은 교회와 미자립 교회에 대한 지원 등을 언급했다.

특히 김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적 임무를 수행할 때 교회도 적극 동참하는 파트너로 협력해야 한다. 또 재난과 재앙의 시대에 창궐하는 각종 혐오와 편견, 차별과 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논찬자로 나선 김선욱 교수(숭실대)는 "코로나19 위기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이 탐욕이 지구에 얼마나 폭력적인지 느끼게 해 줬다"면서 "한국교회도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교회는 물질주의적 탐욕에 스스로 휘둘리지 않고, 인간 욕망의 죄성이 사회적으로 발현하는 것을 날카롭게 비판해야 한다. 또 자연을 보살피며 공존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장신대 임성빈 총장은 "교회는 교단과 신학교, 개교회적 차원에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전염병이나 지진, 사고 등의 재난적인 비상 상황을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또 "총회와 노회의 정책적 조율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교회와 교역자를 위해 인적, 물적으로 효율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찬자로 나선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채수일 목사(경동교회)는 코로나19 사태는 하나님이 주는 은혜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면서 개인과 집단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조적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9월 정기총회를 언급했다. 온라인으로 총회를 진행하면 몇 억을 아낄 수 있다며, 차라리 그 돈을 사회를 위해 쓰자고 했다. 채 목사는 "어차피 그 돈은 헌금으로 하는 것 아닌가. 그 돈으로 기본 소득에 기여하든지, 공공성 회복을 위해 쓰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대토론회 마무리 직전 강단에 오른 김태영 총회장은 9월 정기총회를 짧게 언급했다. 김 총회장은 "(정기)총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총회가) 될 텐데, 어떻게 될지 가늠이 안 된다. 온라인으로 총회를 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러분이 기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토론회에 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토론회에 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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