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설립된 카이캄은 2003년 사단법인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사단법인 전환 후 지금까지 총회는 두 번 열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1998년 설립된 카이캄은 2003년 사단법인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사단법인 전환 후 지금까지 총회는 두 번 열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카이캄이 생긴 지 22년이나 됐는데 총회도 제대로 열린 적이 없다. 회원들에게조차 재정 내역을 공개한 적 없는데,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사)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박성수 이사장) 소속 A 목사는 6월 3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이캄이 '목사 안수비'와 '회비'로 매년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데, 이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기총회를 여는 다른 교계 단체들과 달리, 총회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카이캄은 박조준·김상복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이 뜻을 모아 1998년 세운 '독립' 교단이다. 기성 교단들이 지나친 정치화로 변질했다고 보고, 개교회 자율권을 보장해 줄 목적으로 교단에 준하는 단체를 만들었다. 시작부터 회원이 3000명 넘게 모이며 거대 단체가 됐다. 그러나 박조준 목사가 2013년 탈퇴해 새로운 독립 교단을 만드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2000명 넘는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카이캄의 주된 수입은 '목사 안수비'다. 카이캄은 해마다 두 차례 목사 안수를 준다. 최근 5년간 카이캄에서 안수받은 목사는 1600명이 넘는다. 해마다 평균 320명이 안수를 받은 셈이다. 카이캄에서 안수를 받으려면 일괄적으로 160만 원을 내야 한다. 단순 계산할 경우, 카이캄은 목사 안수를 주는 대가로 해마다 5억 1200만 원을 거둬들이는 셈이다.

카이캄 정기 회원이 되려면 매달 일정 금액을 내야 한다. 최소 회비는 3만 원이며, 교회 형편에 따라 얼마든지 더 낼 수 있다. 정기 회원은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최소 6000만 원이 들어오며, 1년으로 계산할 경우 7억 2000만 원이 된다. 목사 안수비와 회비를 합하면 수입은 12억 원이 넘는다. 카이캄에는 몇몇 대형 교회도 가입돼 있어서, 실제 수입은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A 목사는 "해마다 1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오는데,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회원들은 모른다. 본부가 하는 사업은 '무료 영성 세미나' 정도뿐이고 따로 돈이 들어갈 데도 없다. 나가는 돈은 임대료, 직원 인건비 정도일 텐데,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개 종교 사단법인은 정기총회나 임시총회 등을 열어 재정 내역을 회원들에게 공개한다. 하지만 카이캄은 사단법인으로 전환한 2003년 이후, 2016·2017년을 제외하고 총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B 목사는 6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통 총회를 하면 정관도 보여 주고 재정 보고도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소수의 회원 목사가 재정 내역 공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카이캄 내부에서는 동조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카이캄 본부에서 일했던 한 목사는 기자와 만나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보를 모르니 회원들이 가만있는 것이다. 또 교회 정치를 멀리하기 위해 카이캄에서 안수받은 소신파들도 있다 보니 특히 이런 일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매년 총회 한다", "재정 공개한다"
"사단법인은 매년 총회 할 필요 없다"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카이캄 본부
카이캄 리더들은 총회를 열지 않아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2015년 목사 안수식에서 헌금을 걷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카이캄 리더들은 총회를 열지 않아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2015년 목사 안수식에서 헌금을 걷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카이캄을 이끄는 이들은 재정 내역도 공개하고 총회도 계속해 왔다는 등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박성수 이사장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정 내역은 총회에서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 주장은 다르다고 하자, 박 이사장은 "회원 누가 그렇게 말하는가. 총회는 해마다 열리고 있다. 잘 알고 똑바로 취재하라"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박 이사장의 말과 달리 카이캄 총회는 거의 열린 적이 없다.

카이캄 송용필 회장도 "우리는 누구에게나 (재정 내역이) 공개돼 있고, 총회에서도 공개한다. 특히 회원들이 요구하면 안 보여 줄 이유가 없다. 총회도 2017년에 했고 해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작년과 재작년에는 총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송 회장은 말을 바꿔 "매년 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 내 생각에 (카이캄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홍보국장과 하라"고 했다. 송 회장 말과 달리 재정 내역은 회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카이캄 지미숙 홍보국장은 일부 목사가 오해해서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총회가 처음 열린 건 맞다. 다만 2017년부터 공익법인에서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 총회 임원이 20명이 조금 넘는데, 매년 정기적으로 임원들에게 재정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또 "총회를 매년 여는 사단법인은 없다. 카이캄은 교단도 아니고 상회 조직도 없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 국장은 "올해 총회 임원들 임기가 끝난다. 그래서 (10월에) 총회를 열려고 하는데, 이것 말고 결의할 내용도 없다. 카이캄은 외부에서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회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먼저 본부에 확인 절차를 밟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회를 매년 여는 사단법인은 없다"는 카이캄 홍보국장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비영리 사단법인은 민법(69조)에 따라 1년에 1회 이상 사원총회(정기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사원총회는 비영리 사단법인의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이다. 카이캄 정관에도 "정기총회는 매 회계연도 법적 신고 기한 일주일 전까지 소집하고 회장이 그 의장이 된다(제17조 2항)"는 규정이 있다.

카이캄을 담당하는 서울 서초구청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단법인은 정관 내용을 따라야 한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으니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카이캄은 1년에 두 번씩 목사 안수를 해 오고 있다. 카이캄 홈페이지 갈무리
카이캄은 1년에 두 번씩 목사 안수를 해 오고 있다. 카이캄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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