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하는 신앙, 마주하는 용기 - 최형묵 목사 설교집> / 최형묵 지음 / 동연 펴냄 / 428쪽 / 1만 7000원
<성찰하는 신앙, 마주하는 용기 - 최형묵 목사 설교집> / 최형묵 지음 / 동연 펴냄 / 428쪽 / 1만 7000원

개봉동박목사

나는 '설교집'이라는 장르가 가능한지 늘 의구심을 품고 있다. 교회 공동체의 핵심을 이루는 '주일예배'에서 수행되는 설교는 철저하게 특정 시간과 특정 공동체의 맥락에 놓여 있는데, 별도의 단행본으로 묶어 불특정 대중에게 발행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설교가 맥락을 잃으면 살았고 운동력 있는 말씀의 능력(히 4:12)을 잃는 것이고, 마치 김빠진 콜라처럼 밍숭한 성경 에세이가 되어 버린다. 고맙게도 이 책은 맥락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서 좋았다. 설교가 행해진 당시 사회적 맥락과 공동체 맥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톡 쏘는 콜라 같은 청량함이 느껴진다. 44편의 설교를 한번에 읽기는 양이 많지만, 성서와 사회를 읽는 일관된 시선, 성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일관된 지향이 잘 드러난, 내용 면에서도 충실한 설교집이다. 저자 최형묵 목사는 복음주의권 독자들에게는 비교적 이름이 낯설 텐데, 제3세대 민중신학자로 손꼽히는 학자이자 목회자니 기억해 두어도 좋겠다.

한 줄 평: 맥락이 살아 있는 청량한 설교집!

별점: ★★★☆☆(3/5)

최경환 과학과신학의대화 사무국장

누구나 은혜받는 설교, 언제 들어도 좋은 설교는 사실 좋은 설교가 아니다. 그만큼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설교라는 뜻이다. 공동체를 고려하고, 시대를 품은 설교는 특정 대상, 특정 시기에만 유효하다. 그래서 설교집은 애초에 실패한 기획이다. 그런데도 최형묵 목사 설교집은 감히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성서의 보편적 메시지와 현장 목소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훌륭한 모범이다. 20년간 한국의 대표적 민중 교회를 이끈 목회자의 설교를 구경하는 재미와 곳곳에 번뜩이는 인문학적 통찰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지금도 기독교 서적 베스트셀러 코너는 유명 교회 목회자들 설교집이 휩쓸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나라도 이 정도 수준으로 설교하는 분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 책을 내밀 수 있을 것 같아 괜히 내가 으쓱해진다. 민중신학자의 설교집이라고 해서 쌍팔년도 운동권 선수들의 거친 필체를 기대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지나칠 만큼 성서적이고 세련됐다.

한 줄 평: 전도사님, 목사님들! 이 책 읽고 이런 식으로 설교해 주세요. 제발!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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