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국내에 들어온 코로나19가 이단 신천지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정부와 방역 당국은 종교 집회의 한시적 중단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과 불교는 권고를 받아들여 종교 집회를 중단하고 있지만, 개신교는 이를 따르지 않고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가 적지 않습니다.

결국 우려하던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주일예배를 강행한 성남 은혜의강교회에서 50명 넘는 신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행정 당국에 교회 예배를 강제로 막아 달라고 촉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예배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종교적 신앙심입니다. "모이기를 힘쓰라"(행 2:46; 히 10:25)는 성경 말씀도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편협한 신앙관입니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이 시국에 감염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교회에서 예배 등 집회를 진행하는 것과 정부 권고를 받아들여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것 중 무엇이 옳은지 알아보고자 성경 말씀을 찾아보았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삶과 행위의 표준이기 때문이지요.

성경에는 악성 피부병 등 전염 위험이 있는 병에 걸린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구절이 있습니다. 레위기 13~14장에 나옵니다. 악성 피부병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으면 7일 동안 격리하고 7일 후에도 환부가 변하지 않으면 7일을 더 격리하라는 내용입니다.

"피부에 색점이 희나 우묵하지 아니하고 그 털이 희지 아니하면 제사장은 그 환자를 이레 동안 가두어 둘 것이며 이레 만에 제사장이 그를 진찰할지니 그가 보기에 그 환부가 변하지 아니하고 병색이 피부에 퍼지지 아니하였으면 제사장이 그를 또 이레 동안을 가두어둘 것이며(레 13:4-5)."

"만일 제사장이 보기에 그 옴의 환부가 피부보다 우묵하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 검은 털이 없으면 제사장은 그 옴 환자를 이레 동안 가두어둘 것이며, 이레 만에 제사장은 그 환부를 진찰할지니 그 옴이 퍼지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 누르스름한 털이 없고 피부보다 우묵하지 아니하면 그는 모발을 밀되 환부는 밀지 말 것이요 제사장은 옴 환자를 또 이레 동안 가두어 둘 것이며(레 13:31-33)."

하나님께서 제사장에게 악성 피부병이 의심되는 사람을 격리하라고 하신 것은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악성 피부병이 의심되는 사람의 격리 기간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 처음 격리 기간은 7일이지만 환부 상태에 따라 7일을 더 추가하여 14일 동안 격리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이 사람은 안식일 성회에 전혀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오늘날로 치면 교회 예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지요.

덧붙여, 격리 기간 동안에 증상이 나은 사람은 정결례를 행한 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나병으로 판명된 사람은 영구적으로 진영 밖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감염 위험 때문이라고 언급합니다.

이 규례는 하나님이 정하신 것입니다. 이 규례를 보면, 하나님께서 감염 위험이 있는 병에 걸린 사람에게 안식일 성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좋다고 허락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모세율법 가운데 의식법에 해당하는 것은 오늘날에는 사문화한 규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염 위험이 있는 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격리 조치는 의식법 여부와 관계없이 현대사회에서도 취해지고 있는 조치입니다.

우리는 이 의식법에서, 지금처럼 모임을 통해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경우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오프라인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정당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예배하는 것 못지않게 사람들 건강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분이라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시국에 오프라인 예배를 중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말씀으로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 6:6)는 구절을 들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공생애 사역을 하실 때 이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신약성경은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마 9:13)고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에서 '제사', '번제'는 구약시대에 하나님을 예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나는 인애를 원하고 예배를 원하지 아니하며 예배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하나님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될 것입니다. 인애와 제사는 모두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입니다. 이 말씀을 하신 배경에는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패역한 삶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삶이 하나님 보시기에 너무나 바르지 못해, 하나님께서 예배를 기쁘게 받으실 수 없었던 것입니다.

삶과 신앙이 바르지 못한 예배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는 하나님 마음은 이사야 1장에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이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냐?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내가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내 마음이 너희의 월삭과 정한 절기를 싫어하나니 그것이 내게 무거운 짐이라. 내가 지기에 곤비하였느니라.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사 1:11-15)."

이 말씀은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의 위험에도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하는 이들이 정말 새겨들어야 할, 하나님께서 주신 경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예배를 받고자 그들을 애굽에서 구원해 주시고 예배법까지 제정해서 모세를 통해 주셨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너무나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제사를 뿌리치시고,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성회까지 가증히 여기신다는 말씀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은 호세아 선지자를 통해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 6:6)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제사와 성회를 가증히 여긴다고 하신 마음, 하나님의 그 심정을 알아야 합니다.

과연 한국교회 모습이 하나님이 즐거이 예배를 받으실 만큼 바로 서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초대교회는 온 백성의 칭송을 들었다고 하는데(행 2:47), 지금의 한국교회는 이러한 칭송을 듣고 있습니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올해 2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에 대한 무종교인의 신뢰도는 6.1%에 불과했습니다. 가톨릭 33%, 불교 23.8%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입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전염병 감염과 확산 위험에도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하는 개신교회 모습은, 기윤실 여론조사에서 개신교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신뢰도가 왜 이렇게 처참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제사보다는 인애를, 번제보다는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한다"는 하나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 예배를 하찮게 여기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예배도 원하시고 인애도 원하시고 당신을 아는 것도 원하십니다. 오히려 이 말씀은 인애를 행하는 것과 하나님을 아는 것이 예배보다 선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이 시국에 오프라인 예배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이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인애를 행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신천지처럼 교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전염병이 확산된다면, 이것은 인애를 행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시는 악을 행하는 것입니다.

이상 코로나19 시국에서 오프라인 예배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에 대한 성경적 근거를 제시해 보았습니다. 저의 이 견해는, 하나님 말씀을 사랑하고 성경을 삶과 행위의 표준으로 삼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 양심에 따라 작성한 것입니다.

김경호 / 목사, 샬롬방신앙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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