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자문위원장 손봉호 교수의 거취 문제는 2월 21일 결정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윤실 자문위원장 손봉호 교수의 거취 문제는 2월 21일 결정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백종국 이사장) 자문위원장직을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람데오닷컴>은 2월 19일, 기윤실이 손 교수가 반대하는데도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고 이에 실망한 손 교수가 자문위원장직을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홍정길 목사는 2월 12일 '말씀과순명' 기도회에서 "이번 선거는 체제를 선택하기 위한 선거"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기윤실은 이사장과 이사를 역임한 홍 목사에게 "민주당이 사회주의 정책과 체제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것인가 사회주의 체제로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요지의 말씀은 많은 성도를 당황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사실관계를 따지면 논쟁이 필요한 부분도 있으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도록 호소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손봉호 교수는 기윤실이 공개서한을 발표하는 것을 반대했다. 정병오 공동대표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 장로님은 반대했다. 기윤실은 교회 내 윤리 운동을 해야 하는데, 이번 사건처럼 한쪽 입장에 서 버리면 앞으로 운동을 못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백종국 이사장도 "손 장로님은 굳이 공개서한을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 이 자체만으로도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급적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기독교적 복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기윤실은 손봉호 교수 자문을 토대로 내부 토론을 거쳤고, 결과적으로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집행위원 다수가 홍 목사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 이사장은 "손 장로님이 굉장히 섭섭해했다. 그러면서 사적으로 자문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말했지만, 아직 사임 처리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사적으로 손 장로님이 말씀하신 것을 <코람데오닷컴>이 써 버렸다. 공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언급했다.

기윤실은 2월 21일 손봉호 교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병오 대표는 "내일 손 장로님과 집행위원들이 모여 회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백종국 이사장은 이번 사건 발단이 된 홍정길 목사에게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 이사장은 "2020년 기윤실 표어가 '이념을 초월한 복음, 사랑으로 실현하는 정의'이다. 크리스천은 이념을 초월하는 복음의 입장에 서서 발언해야 한다. 복음을 이념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존경받아 온 분이 갑자기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게 돼 유감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