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찬민 기자] 교계 반동성애 단체들이 2월 20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학교(이재서 총장) 정문에서, 강의 중 성희롱을 한 혐의로 교원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이상원 교수를 두둔하는 집회를 또다시 열었다. 총신대 정문 앞에서만 벌써 4번째 집회다.

총신대 이사들은 1월 16일 "성희롱 징계 논의를 동성애 비판 강의에 대한 탄압 사건으로 몰고 가는 진영 논리로 학교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점"을 이상원 교수 징계 사유에 추가했다.

이날 집회에는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옳은가치시민연합 등 교계 반동성애 단체에서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을 발표해 "이사회 결정은 헌법상 집회·표현의자유를 부정하고 억압하는 반헌법적 행동이다. 연좌제를 부활시키는 초헌법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표현의자유·학문의자유 억압하는 정용덕 이사장과 임시이사들은 각성하라", "반헌법적 시민단체 탄압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반동성애 단체들은 2월 20일 집회를 열어
반동성애 단체들은 2월 20일 집회를 열고 "정용덕 이사장과 이사들은 속히 이성을 회복하고 반헌법적 결정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는 반동성애 단체 집회를 여는 것이 표현의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회가 시민단체 활동을 추가 징계 사유로 삼았다. 지금까지 시민단체의 정당한 표현의자유를 징계 사유로 삼은 적은 없다. 정당한 민주적 표현을 억압하는 비열한 활동이다. 이사회는 정당한 학문의자유와 표현의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성호 교수(경북대)는 총신대 건학 이념을 강조하며 이사회를 비판했다. 함 교수는 "(예장)합동 교단 노회장들이 이사회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자고 성명을 발표한 것이 총신대의 부정적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다며 징계를 내렸다. 이사회가 성경적 창조론에 입각해 가르쳐야 하는 총신대 특성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 이상원 교수를 볼모 삼아 건학 이념을 무너뜨리려 한다. 이사회는 이성을 되찾고 징계 의결을 철회하라"고 발언했다.

주요셉 목사(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는 오히려 반동성애 단체들이 테러 위협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 집단 린치당한다. 여러분 인격이 무시되고 좌절된다. 지금 동성애 독재가 펼쳐지고 있다. 용기 있는 크리스천을 이렇게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면 앞으로 어떻게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를 언급하며 반공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김영길 대표(군인권연구소)는 "최근 여호와의증인(대체복무제)과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사건으로 우리 단체가 혼란스럽다. 총신대 이사와 잘못된 학우들이 말하는 인권은 칼 마크르스가 말하는 인권이다. 마크르스가 계급 투쟁 인권을 주장하며 엥겔스와 <공산당선언>을 발표했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많은 1억 명을 죽인 공산주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말했다.

김혜윤 대표는 자녀들을 옆에 두고 "동성애와 항문 성교가 옳지 않다고 가르치는 교수 입을 틀어막으려 하는데, 어떻게 한국교회 미래가 밝겠냐"고 소리쳤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김혜윤 대표는 자녀들을 옆에 두고 "동성애와 항문 성교가 옳지 않다고 가르치는 교수 입을 틀어막으려 하는데, 어떻게 한국교회 미래가 밝겠냐"고 소리쳤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어린아이들과 함께 집회에 나온 이도 있었다. 김혜윤 대표(건강과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는 자녀들과 나란히 서서 "동성애와 페미니즘 문제가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동성애와 항문 성교가 옳지 않다고 가르치는 교수 입을 틀어막으려 하는데, 어떻게 한국교회 미래가 밝겠나. 이재서 총장과 정용덕 이사장 목적은 재물에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집회는 환영받지 못했다. 시민 한 명이 지나가다가 "너희가 불의다"고 소리치며 집회 참가자들과 잠깐 언쟁을 벌였다. 주최 측은 경찰과도 마찰을 빚었다. 집회를 지켜보던 경찰관이 신고가 들어왔다며 스피커 음량을 줄이려 하자, 주요셉 목사는 "동성애 지지자가 신고했을 거다. 우리는 80dB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총신대 교원인사징계위원회는 2월 21일 이상원 교수 등 교수 3인에 대한 징계를 심의할 예정이다. 반동성애 단체들은 "징계위 심의를 강행해 불이익 조치를 내릴 경우, 교계 및 관련 시민단체는 이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대항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총신대 총무팀장에게 이사회 규탄 성명서를 전달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