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월 2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교인 31번 확진자와 청도대남병원 54·55번 확진자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31번 확진자 역시 2차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TV 갈무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월 2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교인 31번 확진자와 청도대남병원 54·55번 확진자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31번 확진자 역시 2차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TV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된 31번째 환자가 2월 중 청도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청도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54·55번 환자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면담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2월 20일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전일 대비 새로 확인된 환자 36명 중 35명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인됐고, 이 가운데 28명은 31번째 환자가 다니던 신천지대구교회와 연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명은 경북 청도대남병원 입원 환자였고, 5명은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 당국은 31번 환자와 54·55번 환자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31번째 환자가 2월 초 청도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도대남병원 발생 사례와 공통 감염원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자 및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 검체 조사를 포함한 역학조사 및 방역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2월 중 신천지대구교회 참석자나 청도대남병원을 방문한 이들은 가급적 대외 활동을 삼가고 집 안에 머물러 달라. 증상이 있으면 관할 보건소나 1339에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두 명은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했으며, 이에 따라 54·55번 확진자 두 명을 제외한 병동 입원자 99명 전원 및 병원 내 의료인 전원을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이 병원에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몇 명 더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병원 내 감염, 교차 감염, 종사자 감염, 종사자가 다른 요양병원이나 다른 요양원으로 노출했을 가능성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31번 환자의 청도 방문 사실은 GPS 동선으로 확인한 것이며, 구체적인 방문 장소와 접촉자 등은 현재 진행 중인 대면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31번 환자와 2월 9일, 16일에 함께 예배를 본 이들은 1001명이다. 이들의 명단을 신천지대구교회로부터 제공받아 자가 격리 조치 및 유증상 여부에 대한 전화 조사 중이다. 나머지 8000명 정도 되는 전체 신도에 대해서 교회 협조하에 공유받고 있다"고 말했다.

31번 환자를 '슈퍼 전파자'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31번 환자 발병일을 2월 7일 정도로 보고 있다. 전체 신천지 감염자 사례와 관련된 발병일의 유행 곡선을 그려 보면, 2월 7~9일 사이 일부 환자가 있고 2월 15~16일에 피크를 보인다. 9일 예배와 16일 예배에서 2차 증폭 또는 감염됐다는 가정하에 조사하고 있다. 조사가 더 진행되어야 31번이 주도적인 감염원인지 또는 누구에게 감염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천지 특성상 좁은 공간에 밀접하게 앉아 장시간 예배한 것이 감염 확산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는 "코로나19의 재생산 지수가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초기에 감염력이 높기 때문에, 유증상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경증으로 인지하고 예배하러 갔고, 밀집된 환경에서 1시간 30분 정도 함께 있었기에 환경적 요건과 바이러스 특성이 전염력을 높이는 데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31번 환자가 방문한 경북 청도군은 신천지 창시자 이만희의 고향으로, 신천지 교인들은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에는 이만희 부모 묘지가 있고, 인근에 신천지 교인들을 위한 '만남의 쉼터'도 건립돼 있다. 이곳과 청도대남병원은 차로 약 20분(15km) 거리다. 2018년 10월 신천지 다대오지파는 청도군 운동장에서 2052명 수료식을 여는 등, 청도를 자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본부장은 "우선 31번 환자의 청도 방문과 54·55번 환자는 개별 사안으로 판단하고 조사하고 있다. 어젯밤 조사 과정에서 31번 환자 동선이 확인됐고, 신천지 교회가 청도군에 연고가 있고, 시설도 있는 점을 파악하고 연관성을 찾고 있다. 31번 환자의 동선을 클루(단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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