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졸업생 임진희 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 사무실을 찾아갔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
성공회대 졸업생 임진희 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 사무실을 찾아갔다. 공공 3사 파업으로 사무실 분위기가 한참 어수선한 가운데, 임진희 씨는 3년차 새내기 운동가가 보는 노동운동, 성공회대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자기 소개를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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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에서 일하면서 보람된 순간,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
민주노총은 정규직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과의 연대 사업도 하고 있다. 2000년 초, 주5일근무 실천단 활동을 한 일이 있다. 이 때, 미조직 노동자인 한국통신 계약직, 보험모집인, 골프경기보조원(케디)들과 함께 활동했다. 이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반면, 어려운 때도 많다. 지금도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있다(웃음). 연대 사업을 펼치는 경우 자기 사업장의 문제를 앞세워 협동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가 가장 어렵다.
공공 3사 파업을 다루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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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에 입학한 계기와 성공회대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달라.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영향으로 성공회대에 갔다. 선생님의 권유로 고등학교 때부터 한겨레신문, 월간 <말>을 읽었다. 결정적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성공회대에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실제 학교에서는 김동춘 선생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학생과 교수, 직원 사이에 격이 없다는 것이 성공회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의 슬로건처럼 늘 열려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성공회대에서 학생운동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교수님들에게 늘 진보적인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주적인 사고가 어려운 실정이다. 진보적인 학교라는 자부심도 있지만 학생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적어서 학교 밖에서 운동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학교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어찌 되었든 간에 선택받은 사람이다. 선택받았다면 그 몫을 다해야한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
성공회대의 진보적 이미지와 성향은 몇몇 유명 교수의 입김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잘 알려지지 않은 초창기에는 명망 있는 교수를 통해 학교 홍보를 하는 것도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 진보를 찾아야 할 때이다. 또한, 지역 사회에도 관심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특히, 구로 지역의 실업 문제 등을 성공회대가 나서서 지역과 함께 해결해 나간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표면적인 진보보다는 진보를 내용으로 담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어찌 되었든 간에 선택받은 사람이다. 선택받았다면 그 몫을 다해야한다. 특히 성공회대의 진보 성향을 알고 들어 온 사람이라면 더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성공회대의 여건을 잘 활용해서 양심적인 시민이 되길 바란다. 학교에 있는 동안 그런 훈련을 받았으면 좋겠다. 성공회대는 학문을 하는 대학은 아니다. 양심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훈련하는 곳이다. 특히 학창 생활 중, 장애인과 함께 하는 시간을 꼭 가지길 바란다. 자원봉사프로그램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좌우명이 있다면?
밥을 제 때 먹자?(웃음) '나를 배신하지 말자'이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뛰어가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주저 없이 가는 것, 자신의 기대, 약속, 생각, 원칙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