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목사가 20대 여성 회원들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목사는 '하나님이 시킨 일로, 나와 성관계를 하면 모든 죄가 씻어진다'는 말로 여성들이 반항할 수 없게 한 후 성폭행을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선교 단체 대표인 목사가 20대 여성 회원들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0월 23일, 자신과 육체적 관계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여성 회원들을 30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조 아무개 목사(4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건 담당 형사는 "현재 확인된 피해 여성은 6명으로, 전부 20대다. 조 씨는 '하나님이 시킨 일로, 나와 성관계를 하면 모든 죄가 씻어진다'는 말로 여성들이 반항할 수 없게 한 후 호텔·모텔·선교 단체 사무실 등에서 수년간 30여 차례 성폭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성폭행 후에도 음란한 문자나 이메일 등을 피해 여성들에게 보냈다. 한 방송에 따르면, 메일에는 "이 일(성관계)은 너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절대로 야한 것이 아니라 거룩한 것이다. 내게 온 편지는 즉시 삭제하고 마음에 새겨라. 알겠지?"라고 쓰여 있었다.

▲ 조 씨는 성폭행 후에도 음란한 문자나 이메일 등을 피해 여성들에게 보냈다. (SBS 방송 갈무리)
조 씨가 대표로 있었던 ㄱ 선교 단체는 2003년에 설립되었다. 서울 동작구 어느 주택가 안쪽에 있는 ㄱ 선교 단체는 평신도를 훈련하여 전문 선교사로 파송하는 단체였으나, 2009년 6월 몇몇 여성들이 조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 후 예수전도단에서 4년간 선교 책임 간사로 일했다. 그는 국내 28개 선교 단체 연합회인 한국전문인선교협의회(KAT)의 총무도 역임했다. 조 씨는 기독교방송에도 몇 차례 소개됐었고, <미션투데이>의 고정 칼럼니스트, 세미나 및 교회 강사, 사목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목사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고 했다. ㄱ 선교 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했다는 A씨는 방송에 출연해, "조 씨가 앞에서는 청빈하고 가정적이었다. '이 시대에 저런 목회자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방송은 형사에게 진술하는 조 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조 씨는 "그 당시 내 안에 남자로서의 욕심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을 살리고 싶었다. 진짜로 그들이 괴로워하는 짐을 덜어 주고 싶었다"며, 자신의 성범죄는 그녀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변명했다. 피해 여성이 몇 명 더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살겠다고 자백하면 피해자는 원치 않는 것을 또 당하게 되고, 주변이 다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 된다. 양심상 밝힐 수 없다"라며 입을 다물었다.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판단 착오였다. 실수였다. 내가 하나님을 잘못 알았다"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조 씨는 여성들을 빈방에서 혼을 내고, 벽에다 얼굴을 미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 씨는 10월 13일 자로 해당 노회에서 면직되었다. 경찰의 구속 조치보다 열흘이나 빠른 노회의 조치였다. 예장합동 경기노회장 장정언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8월인가 9월에 조 씨가 노회에 찾아와 스스로 면직 서류를 작성하고 갔다. 이유를 물었더니 '일신상의 이유다. 내가 실수를 해서 성직을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장 목사는 "면직은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노회에 헌의하겠다"고 조 씨에게 말했다.

성폭행에 대해 듣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장 목사는 "담당 형사가 수사 중에 우리 노회 소속 목사인지를 확인하려고 전화해서 알았다. 피해자 쪽에서 우리에게 신고를 한 것도 아니므로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서류에는 면직 사유가 무어라고 쓰여 있느냐는 질문에는 성폭행이 아닌 "일신상의 이유라고 적혀 있다"고 대답했다.

▲ 조 씨의 구속 보도 이후 일부 교회 사이트에서는 조 씨와 관련된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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