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단체 대표인 목사가 20대 여성 회원들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0월 23일, 자신과 육체적 관계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여성 회원들을 30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조 아무개 목사(4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건 담당 형사는 "현재 확인된 피해 여성은 6명으로, 전부 20대다. 조 씨는 '하나님이 시킨 일로, 나와 성관계를 하면 모든 죄가 씻어진다'는 말로 여성들이 반항할 수 없게 한 후 호텔·모텔·선교 단체 사무실 등에서 수년간 30여 차례 성폭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성폭행 후에도 음란한 문자나 이메일 등을 피해 여성들에게 보냈다. 한 방송에 따르면, 메일에는 "이 일(성관계)은 너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절대로 야한 것이 아니라 거룩한 것이다. 내게 온 편지는 즉시 삭제하고 마음에 새겨라. 알겠지?"라고 쓰여 있었다.
조 씨가 대표로 있었던 ㄱ 선교 단체는 2003년에 설립되었다. 서울 동작구 어느 주택가 안쪽에 있는 ㄱ 선교 단체는 평신도를 훈련하여 전문 선교사로 파송하는 단체였으나, 2009년 6월 몇몇 여성들이 조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조 씨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 후 예수전도단에서 4년간 선교 책임 간사로 일했다. 그는 국내 28개 선교 단체 연합회인 한국전문인선교협의회(KAT)의 총무도 역임했다. 조 씨는 기독교방송에도 몇 차례 소개됐었고, <미션투데이>의 고정 칼럼니스트, 세미나 및 교회 강사, 사목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목사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고 했다. ㄱ 선교 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했다는 A씨는 방송에 출연해, "조 씨가 앞에서는 청빈하고 가정적이었다. '이 시대에 저런 목회자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방송은 형사에게 진술하는 조 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조 씨는 "그 당시 내 안에 남자로서의 욕심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을 살리고 싶었다. 진짜로 그들이 괴로워하는 짐을 덜어 주고 싶었다"며, 자신의 성범죄는 그녀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변명했다. 피해 여성이 몇 명 더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살겠다고 자백하면 피해자는 원치 않는 것을 또 당하게 되고, 주변이 다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 된다. 양심상 밝힐 수 없다"라며 입을 다물었다.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판단 착오였다. 실수였다. 내가 하나님을 잘못 알았다"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조 씨는 여성들을 빈방에서 혼을 내고, 벽에다 얼굴을 미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 씨는 10월 13일 자로 해당 노회에서 면직되었다. 경찰의 구속 조치보다 열흘이나 빠른 노회의 조치였다. 예장합동 경기노회장 장정언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8월인가 9월에 조 씨가 노회에 찾아와 스스로 면직 서류를 작성하고 갔다. 이유를 물었더니 '일신상의 이유다. 내가 실수를 해서 성직을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장 목사는 "면직은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노회에 헌의하겠다"고 조 씨에게 말했다.
성폭행에 대해 듣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장 목사는 "담당 형사가 수사 중에 우리 노회 소속 목사인지를 확인하려고 전화해서 알았다. 피해자 쪽에서 우리에게 신고를 한 것도 아니므로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서류에는 면직 사유가 무어라고 쓰여 있느냐는 질문에는 성폭행이 아닌 "일신상의 이유라고 적혀 있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