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근 목사가 전격적으로 사의 표명 후 시흥교회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단 관악노회에서 임시 당회장이 선임돼 당회를 개최한 후 박 목사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그러나 노회장 신영균 목사가 박 목사가 사의를 표명한지 2일 만에 갑작스럽게 뇌졸증으로 쓰러져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다.

신 목사가 갑자기 쓰러진 것은 시흥교회 사태와 관련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노회장 유고시 부노회장이 그 역할을 수행해야하지만 부노회장은 현재 출타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 주가 그냥 흘러갈 상황이다. 또 신 노회장이 시흥교회 사태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지만 부노회장은 아무래도 사태 파악이 덜 된 상태이기 때문에 뜻밖의 변수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박 목사 측근 장로들이 박 목사 사임에 대해 여전히 불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것도 불안한 요소 중 하나다. 박 목사가 여태 사퇴를 하지 않고 강력하게 버텨왔던 것은 본인의 의지도 있지만 10명의 장로들이 든든한 보호막을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박 목사가 전격적으로 사퇴를 결심한 것은 이들 장로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것은 아니다. 측근 모 장로는 "박 목사 사퇴에 대해서 사전에 의논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회에서 사표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돌출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박 목사측 장로와 반대편 장로들 사이에서 사표 수리와 관련돼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박 목사가 예배 중 교인들에게 사임을 표명하면서 '무조건적인 사퇴'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것도 불안한 요소 중 하나. 박 목사가 퇴임 조건으로 어떤 요구사항을 들고 나올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다른 교회에서 목사가 물러나면서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챙긴 사례는 심심찮게 발생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박 목사가 이런 조건을 요구했을 경우, 자칫 시흥교회 사태는 지금보다 더 복잡한 양상으로 변할 수도 있다.  

현재 박 목사는 교인들이 주장하는 '불륜의혹'과 여타 교회 파행 사태에 대해 자신의 책임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 목사는 비록 시흥교회를 사임하지만 그것은 교회를 위한 고상한 '희생'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따라서 박 목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표가 '불명예 퇴진'이 아닌 일종의 '명예퇴진'으로 수리되기를 바랄 것으로 보인다. 명예퇴진은 그 만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 시흥교회 교인들의 정서는 박 목사가 '명예퇴진'으로 물러나는 것을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분위기다.

결국 박 목사 스스로 겸허하게 자세를 낮추고 교회에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라는 의식 아래 조건 없이 물러나는 것 만이 시흥교회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지름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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