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노회 사무실에서 항의하는 시흥교인들 ⓒ뉴스앤조이 이승균

담임목사 불륜의혹 사건과 고소고발 등으로 얼룩진 시흥교회(서울 금천구 시흥본동 841-25) 사태가 마침내 교인들 스스로 비상총회를 개최해 담임 박종근 목사(52)의 사임을 묻는 수순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비상총회 개최를 주도하는 시흥교회사랑모임(교사모, 대표:손종추)은 2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회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비상교인총회를 개최하겠다"며 "시흥교회 썩은 부분을 도려내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교사모는 교회법에 따른 공동의회 개최나 노회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신속한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자 마침내 평신도 스스로 박 목사 사임을 관철시키기 위해 비상조치를 취한 것.

그러나 10명의 장로 및 부목사 등 박 목사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여전히 교사모 해체를 요구하며 비상총회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있는 상태다. 박 목사측은 불륜의혹을 주장하는 안 모여인을 비롯 원로목사 내외와 장로1인 등 5인에 대한 고소사건의 결과가 나온 후 박 목사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 양측의 모든 협상은 완전히 결렬된 상태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한편 시흥교회 관할 관악노회(노회장:신영균)가 일정부분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교인들이 만족할 만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현 사태 타결에 별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관악노회는 일부러 박 목사 편에 서서 이 사건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교사모측의 불신마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월 관악노회 기소위원회는 박 목사에 대한 고소건과 관련, 처음부터 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기소과정을 지켜보던 교인 60여명의 거센 항의를 받고 나서야 기소를 결정했다. 그것도 기소위원이 아닌 노회장이 황급히 현장에 나타나 사태를 수습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당시 고소인이었던 교사모 손종추 회장은 "관악노회가 2달 동안이나 진상조사를 해왔으면서도 이제 와서 처음부터 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것은 시간끌기 밖에 안된다"고 주장하고 "이런 노회를 믿을 수 없으니 탈퇴하겠다"며 거센 분노를 드러낸바 있다.

결국 24일 교인비상총회 개최는 박 목사측이 장악하고 있는 당회는 물론 노회 등의 공교회조직이 평신도 대부분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고 판단한 교사모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교사모측은 비상총회가 교회법에 정한 정상적 절차가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시비가 발생할 소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시흥교회 전체 교인 중 90%가 넘는 1750여명이 박 목사 사임을 찬성하는 입장이고, 비상총회에서 '교인 총의'가 또 다시 확인될 경우 박 목사가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목사는 과반수가 넘는 당회원들의 지지와 관악노회의 암묵적 응원 등 교권의 울타리 속에서 '최대한 버티겠다'는 속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평신도 대다수 분노를 바탕으로 '혁명'을 관철시키려는 교사모의 거센 반격 앞에서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