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샘자연교회는 여러 사람의 정성이 모아 지어졌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판자촌 한가운데 있어서 교회가 의미 있었다. 교회가 있던 청주 쌍샘 지역을 재개발하자 목사와 교인들이 청주에서 40분이나 더 들어간 곳을 택했다. 쌍샘이라는 익숙한 지명 뒤에 '자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쌍샘자연교회는 그렇게 충북 청원군 낭성면에 터를 잡았다.

왜 녹색교회인지 설명을 들어야 납득이 되는 도시교회와 달리 쌍샘자연교회는 주변을 거닐고 숨을 들이쉬는 것 자체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당에 있는 그네며, 커다란 개, 흙이 있는 마당 풍경은 도시와 달랐다. 하얀 나무로 지은 쌍샘자연교회 건물은 주위와 퍽 어울렸다. 옆에 있는 카페 사랑방은 교인들이 힘을 합쳐서 지었다고 했다. 무인으로 운영하는 사랑방은 언제나 열려있다. 누구나 환영이다. 나무를 깎아 만든 탁자와 친환경 차와 직접 만든 차 받침대가 정겹다. 천연 비누, 면 생리대 등 친환경 제품도 일정 금액을 통에 넣으면 구입할 수 있다. 환경 관련 책들을 자유롭게 보거나 일부 살 수도 있다. 카페 사랑방에서 백영기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시에 있던 교회가 농촌으로 옮기면서 교인들 반발은 없었나.

처음에 교인들이 ‘30분 씩 차를 타면서 누가 교회에 가겠는가’ 하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체’를 주제로 여름 수련회를 할 때, 교회가 농촌에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조별로 발표하게 했다. 또 앞서 농촌에 자리 잡은 교회에 다녀오더니 사람들 생각이 달라졌다. “도시의 대안은 농촌이다. 삭막한 세면에서 살지 말고 가능하면 자연으로 와서 시골에 살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현재 일곱 가정 정도가 교회 주변으로 왔다. 청주로 출퇴근을 하거나 학교를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전업 농사를 짓는 가정도 늘었다.

▲ 쌍샘자연교회 마당에 있는 김치독. ⓒ뉴스앤조이 김세진
교회 이름 자체에 '자연'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가 있나.

성경에 하나님의 창조 사건이 드러난다. 자연을 소재로 예수님이 설교하신 것도 무궁무진하다. 모든 것과 함께 인간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인간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 제대로 자연을 보는 자연 교회가 되려는 게다.

교회가 농촌으로 이사 오면서 사역을 다시 생각했다. 크게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앙 선교 영성 위원회는 교인들의 영성 훈련을 위한 것이다. 가능하면 농사를 지으면서 환경을 살리고 생태적 삶을 지향하자고 해서 생명 자연 생태 위원회를 두었고, 교회가 지역 사회 공동체로 건강한 문화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문화 공동체 사회 위원회가 있다. 문화 공동체 사회 위원회는 바느질하고 천연 염색 손수건, 천연 비누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주변이 농촌이기 때문에 자연과 어울리는 문화 활동이 많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하거나 지역 일에 동참하기도 한다. 문화는 의식을 형성하기 때문에 삶의 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말 자연 학교와 민들레 학교에서 하는 생태 교육을 소개해 달라.

교회가 청주에 있을 때부터 예배 후에 환경에 대해 공부하기도 하고 분리수거를 했다. 교인들 대상으로 생명 강좌를 열어 기후 변화 등에 대해 공부하고 환경통신 강좌도 했다. 농촌으로 이사 오면서 청주에서 했던 공부방은 자연 학교로, 도서관은 생태자연도서관으로 민들레 학교는 지역 아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로 하고 있다. 

▲ 자연학교에서 낙엽, 나무를 이용해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 ⓒ뉴스앤조이 김세진

주말 자연학교는 아이들이 쉬는 토요일에 연다. 놀이학교는 계절 별로 방학에 연다. 숲을 돌아다니면서 해설을 듣고 한의사를 불러서 약초 공부도 하고 지렁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쑥과 진달래를 뜯어다 무쳐 먹고 바느질, 목공, 천연염색도 해 본다. 숲을 다니면서 나무와 풀의 이름을 알게 되니 그것들이 생명체로 느껴지는지 아이들이 자연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태도가 변하는 게 신기하다. 지역아동센타 민들레 학교도 자연학교에 참석하기도 하고 매월 넷째 주에는 '아름다운 땅 밟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산을 돌아다니고 있다. 지역아동센타 선생님이 농사를 짓고 있다. 자연의 힘을 최대한 믿는 태평농법으로 농사를 짓기에 아이들도 자연의 힘을 믿으며 교육하고 있다.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게 목표다.
    
생태자연도서관은 무엇인가.

교회가 청주에 있던 1993년부터 주민 도서관을 했었다. 작은 도서관인데도 관리하려니 벅찼다. 낭성으로 이사 오면서 자연학교를 운영하는 자연교회니 생태자연도서관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생태 자연 환경 관련 책과 잡지, 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더러 교회가 그런 걸 하냐고 묻는다. 당연히 교회가 그런 것을 해야 한다. 자연을 체험하고 자연 치유하는 살아 움직이는 도서관을 꿈꾼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필요한 것은 자연에 다 있다.

▲ 사랑방 한 쪽에 환경 관련 책, 친환경 비누 등의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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