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된 5월 29일, 몇 몇 기독교 신학자들이 현 시국을 집권 정치인과 경제 특권층 및 기독교 지도자들의 야합으로 인해 공평이 무너지고 긍휼이 사라진 시대라고 규정하고, 이런 시대적 위기를 몰고 온 이명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기독교 장로 직분을 내려놔야 한다고 밝혔다.

개혁주의 신학 노선의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종성)에 소속된 황영철, 신현우, 김형원, 남기업, 엄필선, 최종원 등 6명의 교수들은 이날 '기독교 신학자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현 남한의 정치 체제가 가난한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특권층의 배를 더욱 불리는 쪽으로 흐르고 있어 하나님의 자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 신학자들은 선언문에서 구약 시대 선지자들이 이런 정치인들에게 매우 준엄하게 경고한 사례를 제시하고, 한국 기독교가 이명박 대통령이 단지 장로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지지해서는 안 되며, 이 대통령이 스스로 장로 직을 내려놓지 않을 경우 사실상 종교적 파문에 가까운 장로직 박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학자들이 대통령의 장로 자격을 문제 삼는 이유는 신약성경 디모데전서 3장 1절~7절에서 말하는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어야 한다’는 장로의 자격 기준에 이 대통령이 미달되기 때문이다. 즉 이 대통령은 하나님보다 재물을 섬기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거짓과 약속을 위반하면서까지 정국을 운영함으로 세상 사람에게마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신학자들은 이 대통령이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고 기독교의 전도에 심한 해악을 입힌다고 판단하고, 더 이상 기독교회의 장로로 간주할 수 없으며, 그를 장로로 세운 소망교회(김지철 목사)가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이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일부 신학자들의 강도 높은 종교적 비판의 목소리가 과연 이 대통령의 입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6인의 신학자들은 이번 선언문에 동료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어, 이 대통령의 장로직 박탈을 둘러싼 움직임이 전국 신학계로 확산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기독교 신학자 시국 선언문 

우리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경제적 특권층과 집권 정치가들과 야합함에 따라 공평이 무너지고 긍휼이 사라진 조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려함과 동시에 하나님 대신 재물과 권력을 숭배하게 된 한국 교회의 앞날을 심히 우려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하는 바이다.

1. 천지의 창조주 하나님은 선인에게만이 아니라 악인에게도 해를 비추시며 의로운 자만이 아니라 불의한 자에게도 비를 내려주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이시다(마태복음 5:45).

2. 따라서 오로지 일부 특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치 체제는 공산주의 체제이든 자본주의 체제이든 하나님의 자비를 반영하지 못한다. 인민의 고통을 볼모로 자기들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한 북한의 특권집단 뿐 아니라 가난한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특권층의 배를 더욱 불리는 정책을 쓰는 남한의 정치 세력도 하나님의 자비를 반영하지 못한다.

3. 이런 자들에 대해서 구약의 선지자들은 이렇게 선언했다. "너희가 선을 미워하고 악을 좋아하여 내 백성의 가죽을 벗기고 그 뼈에서 살을 뜯어 그들의 살을 먹으며 그 가죽을 벗기며 그 뼈를 꺾어 다지기를 남비와 솥 가운데 담을 고기처럼 하는 도다. 그 때에 그들이 여와께 부르짖을지라도 응답지 아니하시고 그들의 행위의 악하던 대로 그들 앞에 얼굴을 가리우시리라." (미가 3:2~4) 

4. 그러나 우리는 빈자는 무조건 옳다는 미신을 경계한다. 부자와 빈자를 막론한 모든 인간은 죄인이다. 빈자들도 부를 획득하면 역시 특권층으로 변하여 자기의 이익에 사활을 걸리라는 것은 한국의 귀족 노조 및 북한의 경우에서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다.

5. 그렇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의 말씀을 기준으로 이명박 정부의 소수의 특권층을 위한 정책에 반대하며 이러한 정권의 수장이 기독교 장로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한국교회의 일부 지도자들의 입장을 반대한다. 

6. 장로의 자격을 규정한 디모데전서 3장 1절~7절에서 장로는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외인에게 선한 증거는커녕 악한 증거를 더 많이 얻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은 공평과 정의를 지고의 가치로 삼고 국민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며 특히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자들의 후견인이 되어야 한다. 더욱이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의 원리대로 더더구나 국민을 겸손히 섬기는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일반 국민이 보기에도 선한 증거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 따라서 기독교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지지할 것이 아니라, 성경 말씀에 따라 올바르게 대통령 직을 수행하도록 엄숙히 경계하고 권면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그의 장로 직을 박탈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를 장로로 세운 소망교회는 이 점을 깊이 고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장로를 배출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교회의 기복주의적 현실에 깊은 아픔과 책임감을 느끼고 바른 신학을 가르치지 못한 것을 자복하며 회개한다.

8. 잘못 세운 장로 대통령을 교회가 묵인할 경우에는 교회가 세상의 지탄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고 전도의 길이 막히게 될 것이다. 주께서 이러한 교회를 강도의 굴혈이라고 선언하시기에 이를 때에는 예루살렘 성전처럼 멸망하고 말 것이다.  

9. 그러므로 하나님보다 재물을 섬기는 가치관을 가지고 거짓과 약속 위반으로 정국을 운영함으로써 세상 사람에게마저 지탄의 대상이 되어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고 기독교의 전도에 심한 해악을 입히는 이명박 대통령을 더 이상 기독교회의 장로로 간주할 수 없다.

10.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스스로 장로 직을 포기하고 겸손히 주의 말씀 앞에 회개하고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을 펴며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본받아 원수에게까지 관용과 긍휼을 베풀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마태복음 5:44)


주후 2009년 5월 29일

황영철 신현우 김형원 남기업 엄필선 최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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