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장애 기록의 특징적 의미 분석

구약성경의 장애관련 구절의 특징을 분석함에 있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 것은 세 가지 점이었다.

첫째, 장애를 하나님 중심으로 보려고 했다. 하나님의 시각과 입장에서 보려고 한 것이다. 하나님이 그 장애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충실히 들으며 그 말씀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인간의 처지나 사회적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 문맥 안에서 어떻게 장애를 보며 취급하시며, 왜 그 상황에 그 장애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는가를 중심으로 해당 장애 문제를 이해하려 한 것이다.

둘째, 장애에 대한 기록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어떤 의도나 주관을 버리고 말씀들이 제시하고 있는 문자적·상황적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려 했다. 무엇을 주장하기 위한 짜 맞추기나 특정 부분에 대한 의도적 강조에 빠지지 않으려 애썼다.

셋째, 그러면서도 장애에 대한 기록의 취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려 노력했다. 특정한 언급을 존중하면서도 전체 말씀들을 종합해서 어떤 것의 의미나 개념을 규정하려 노력했다.

그러한 기본 입장을 견지하며 구약성경의 모든 장애관련 기록을 분석한 결과 몇 가지 특징들이 자연스럽게 발견되었다. 다음에 소개한 대로 크게 다섯 분야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1. 죄에 대한 징계로서의 장애 (케이스 68, 장애관련 구절 304, 장애구절 108)

구약성경 장애관련 기록은 죄에 대한 징계로 장애를 언급한 경우가 가장 많다. 전체 149 케이스 중 절반에 가까운 68케이스가 죄와 관련된 말씀이다. 장애관련 구절로는 전체의 41%인 304구절이며, 장애구절은 전체 35%인 108구절이며 147번의 장애단어가 그것을 말하는 데 사용된다. 장애가 언제나 죄의 결과인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유들로 인해 올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죄의 결과로도 생길 수 있는 여러 경우들을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실 목적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으나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엄청난 불화와 반목이 생겼고 결국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 그것은 죄에 대한 징계이기도 하지만 죄를 절대로 용납하시지 않는 하나님의 공의와 거룩하심의 행동적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쫓겨난 후에도 인간은 여전히 범죄를 일삼았고 자비의 하나님은 끊임없이 그 죄를 지적하시며 회개를 촉구하신다. 인간은 계속 죄의 사슬에서 헤어나질 못하지만 하나님은 변함없으신 사랑으로 그런 인간을 구원해 내시려고 애를 쓰신다. 용서도 하시고 은혜를 베푸시기도 하시며, 강하게 벌도 주시며 죄가 무엇인지 가르쳐도 주신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그런 끝없는 죄 문제로 인한 갈등의 기록이 구약성경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 과정에 죄에 대한 징벌 책으로, 때로는 죄를 깨닫고 돌아오게 하는 회초리로 장애와 질병이 사용된다. 죄인을 벌하시고 대적을 응징하시는 수단으로도 장애와 질병이 사용된다. 그렇게 죄에 대한 징계로 장애를 언급한 말씀들을 다시 성격별로 분류하면 다음에 소개하는 것처럼 크게 다섯 분야로 나누어진다.

1) 인간의 죄 때문에 하나님이 장애의 고통을 당하신다.(케이스 2, 장애관련 구절 9, 장애구절 3)

*사 52:13-15, 53:5-10

이 두 본문은 매우 특별한 말씀이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메시야로 세상에 오셔서 당하시게 될 육체적 고난을 예언한다. 오실 메시야에 대한 예언의 말씀은 구약성경 여러 곳에 나타나지만 메시야가 당하게 될 육체적 고초를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한 말씀은 이 두 본문뿐이다.

그런데 죄에 대한 형벌이 죄를 지은 당사자 인간에게 돌아가야 함이 마땅한데 죄와는 상관이 없으신 하나님께 부과있다. 그것도 죄를 징계하는 가장 가혹한 수단으로 보이는 십자가형의 육체적 고통을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직접 겪으시고 있다. 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그 죄 값을 물리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심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대목이라 하겠다.

불순종의 죄로 인해 낙원에서 인간을 추방하시긴 했지만 사랑의 하나님은 그 인간을 영원히 사망으로 가게 하지 않으시고 당신께서 설정하신 특별한 구속의 방법에 의해 구원하실 것을 결정하셨다. 그것은 하나님이신 성자 예수님이 직접 속죄물이 되어 주시므로 인류의 구원을 완성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는 예수님의 피를 상징하는 어린 양의 피를 통해 구속해주셨고 이 땅에 오셔서는 직접 십자가에서 피흘려주시므로 그를 믿는 모든 인류가 완전히 죄의 굴레를 벗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하신 것이다.

그런 과정에 인간을 대신하여 예수님이 세상에서 당하시게 될 굴욕과 고초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지만 특별히 이 두 본문은 육체적으로 겪으시게 되는 고통을 상세히 소개한다. 채찍으로 맞고 창에 찔려서 온 몸에 입게 된 손상과 상함으로 인한 장애의 고통인 것이다. 얼마나 그 정도가 심했으면 ‘그 얼굴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 모양이 인생보다 상하여서’ 심지어는 사람들이 보고 놀란다고 묘사하고 있을까(사52:14).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53:5)라고 했고, ‘여호와께서 그로 상함을 받게 하시기를 원하사 질고를 당케 하셨은즉 그 영혼을 속건 제물로 드리기에 이르면 그가 그 씨를 보게 되며 그 날은 길 것이요 또 그의 손으로 여호와의 뜻을 성취하리로다’(사53:10)라고 말씀한다.

2) 하나님에 대한 범죄의 징계(케이스 35, 장애관련 구절 147, 장애구절 47)

인간의 죄는 하나님에 대한 범죄와 사람에 대한 범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사람에게 대한 범죄도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한 것이므로 하나님에 대한 범죄지만 그 직접적인 대상을 가지고 말할 때 그렇게 구분해 볼 수 있다. 죄를 금지하시는 율법 중 율법이라 할 수 있는 10계명에서 하나님에 대한 범죄와 사람에 대한 범죄로 나눌 수 있는 것이 그 점을 잘 설명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특별히 당신께 대한 범죄에 훨씬 민감하시며 징벌로서의 장애가 여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을 보게 된다. 모두 35케이스나 되며 장애관련 구절로는 147구절, 장애구절로는 57구절이나 된다. 장애가 징벌로 언급된 하나님께 대한 범죄는 네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1) 구속의 은혜를 모르고 하나님을 배반하며 대적하는 죄를 범할 때
*출5:1-3; 레26:23-25; 민14:11-12, 25:1-9, 31:15-16; 신29:18-22; 렘13:11-14, 14:12, 21:5-9, 24:8-10, 27:8-13, 28:7-8, 32:21-24, 32:36, 38:2, 42:16-17; 겔6:11-13, 7:15, 14:19-21, 33:27; 암4:10

(2) 하나님의 규례, 계명, 언약을 위반하는 죄를 범할 때
*출15:26; 레26:14-16; 신28:15-22, 28:27-35, 28:58-61

(3) 하나님이 세우신 사역자를 대적하고 불순종한 죄를 범할 때
*민12:1-16, 16:41-50; 대하16:7-12 18:25-34, 35:22-23; 렘29:17-19, 42:21-22, 44:21-22

(4) 성전을 더럽히는 죄를 범할 때
*겔5:11-17

3) 사명과 신분을 망각하고 행실을 바르게 하지 못한 사역자들에 대한 징계(케이스 16, 장애관련 구절 73, 장애구절 34)

*삿16:20-28; 삼하24:13-15; 왕하15:3-5, 25:7; 대상21:11-14, 21:22; 대하21:11-20, 22:3-7, 26:18-23; 시22:14-19, 38:3-11, 41:3-8, 88:8-9; 렘39:7, 52:10-11; 호7:1-6

하나님은 당신의 사역을 이루어가시는 과정에 인간을 지도자로 뽑으셔서 사용하신다. 그럴 경우 특별한 사명과 임무를 부여하시며 남다른 사랑과 능력으로 함께 하시면서 그 일을 성취해 가길 기대하신다. 그러나 그렇게 선택받은 지도자가 본분을 망각하고 하나님 앞에 불순종하며 범죄할 땐 가차 없이 무거운 벌로 징계하시며 엄중히 그 죄를 물으신다. 그 벌로서도 하나님은 장애를 사용하신다.

범죄한 삼손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 붙여 두 눈을 빼이게 하셨다. 다윗의 범죄는 땅에 온역이 발하게 하셨고, 스스로 극심한 육체적 장애의 고통에 시달리게 했다. 산당을 제하지 않고 우상을 숭배한 아사랴를 나병에 걸리게 하셨고 불순종한 시드기야의 눈을 빼셨다. 산당을 세우고 우상을 숭배한 여호람의 창자를 상하게 하셨고 교만하여 하나님의 질서를 어긴 웃시야에게 나병을 발하게도 하셨다.

4) 이웃에 대한 악행의 징계(케이스 5, 장애관련 구절 32, 장애구절 7)

*창19:1-11; 삿1:4-7; 욥27:13.17; 렘34:8-17; 슥11:16-17

이것은 사람에 대한 범죄 부분이라 하겠다. 하나님에 대한 범죄뿐 아니라 사람에게 악을 행할 때도 징계를 받는다. 그 벌로도 하나님은 장애를 사용하신 것이다.

롯에게 악을 행한 소돔 사람들의 눈을 어둡게 만드셨다. 아도니 베섹이 전에 다른 사람에게 했던 그대로 그의 수족의 엄지가락을 끊었고 욥은 악인의 후손이 염병으로 죽는다고 말한다. 형제와 이웃을 자유하게 하지 못하고 억압하는 자에게 염병을 내리시며 연약한 양떼를 돌아보지 않고 방기한 악한 목자의 눈을 어둡게 하신다고 말씀한다.

5)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이방인에 대한 징계(케이스 10, 장애관련 구절 43, 장애구절 17)

장애는 또 하나님을 모독하고 그의 백성을 대적하는 이방인에 대한 응징 책으로도 사용된다. 거기에는 세 가지 경우의 예가 있다.

(1)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자들에 대한 응징(출9:8-11; 신7:12-15; 시78:49-52; 겔26:15; 슥14:12-15)

(2) 하나님의 법괴를 모독하는 자들에 대한 징계(삼상5:6-12, 6:2-5, 6:10-17)

(3) 하나님이 절대자심을 알리시는 수단(출9:14-16, 겔28:21-24)

2. 장애는 인생의 보편적 현상, 장애는 왜 발생하는가? (케이스 32, 장애관련 구절 124, 장애구절 49)

상고한 대로 분명히 죄는 장애의 한 원인이다. 예수님께서도 그 부분에 대해 말씀하신 바 있다.(요5:14) 그러나 구약성경의 장애관련 기록은 장애가 언제나 죄(자범죄)의 결과로만 오지 않고 육신을 입고 사는 인간이 세상을 살면서 불가피하게 당하는 보편적 현상인 것에 대해서도 말씀한다.

아담과 하와가 원죄를 짓기 전 에덴사회에서는 장애도 질병도 없었고 죽음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절대적 보호와 통치권에서 벗어난 인간은 온갖 위험과 질병에 노출되고 육체의 쇠약 과정을 통한 육신적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 꼭 죄의 결과로만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여러 가지 이유들에 의해 질병 또는 장애를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물론 아담이 범한 원죄를 원인으로 본다면 그 모든 경우를 다 죄의 결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원죄가 아닌 세상에서의 자범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거기에 해당되는 것에는 다음의 네 가지가 있다.

1) 노인성으로 오는 장애

*창27:1, 48:1-2, 48:10; 삼상3:2, 4:15; 왕상14:4; 왕하13:14

신실한 하나님의 종들이 평생의 사역을 마치고 육신의 삶을 종료할 무렵 장애를 입게 된 것을 구약성경은 여러 명 소개한다. 이삭은 고령이 되었을 때 눈을 잘 보지 못했고, 야곱도 나이 들어 죽을 무렵 그의 부친처럼 눈이 보이지 않았고 병든 몸이 되었다. 제사장 엘리도 늙어서는 눈이 어두워져 처소에 누어야만 했고 선지자 아히야도 나이 들어 눈이 어두워졌다. 엘리사도 죽을병이 들어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80이 넘는 고령이었다. 이는 모두 육신의 노쇠로 인한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물론 고령이 되면 모든 사람이 자동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모세는 죽을 때 일백 이십 세의 나이었으나 그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도 쇠하지 아니하였다고 한 것처럼(신34:7) 예외적인 특별한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장애는 노령이 되면 대부분 경험하게 되는 약점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오늘날 사회과학에서 인간의 수명을 평균수명과 평균 건강수명으로 구분하는 것도 보편적으로 당하게 되는 노인성 장애나 질병을 전제로 하는 논리이다.

2) 사고로 인한 장애

*삼하4:4; 왕상22:34-35; 왕하8:27-29, 9:14-15.

인간은 또한 삶의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각종 사고들로 인해 장애를 입는다. 하나님은 세상의 크고 작은 사고에서까지 인간을 무조건 보호하시진 않는다. 택하신 백성을 절대로 버리지 아니하시며 끝까지 보존하사 결국 구속을 이루신다는 구원론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위의 말씀들에서 보여주듯이 불의의 사고나 전쟁 혹은 자연재해 등으로 입게 되는 장애는 인간에게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며, 누구나 그런 사고들로 인해 장애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노인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육신을 입은 인간이 보편적으로 당하는 평상적 현상으로 볼 일이다.

3) 우연적인 장애

*출30:11-12; 왕하 8:7-9; 왕상14:1-5, 17:17; 왕하4:18-19, 5:1-27, 8:7-9, 13:14, 20:1-7, 20:12; 대하6:28-30, 7:12-14, 20:8-9, 32:24; 느2:1-3; 시91:3-6; 사38:1-22, 39:1, 65:23-25; 렘16:2-4

특별한 죄 때문이거나 노인성으로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닌데 치명적인 장애를 입고 시달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우연적으로 찾아오는 장애라 하겠다. 거기에 대해서도 구약성경의 장애관련 기록은 상당한 언급을 해놓았다. 어떤 장애 언급이 부연적 진술이나 설명 없이 단순 언급되어 문맥 안에서 특별한 의미나 관련성을 찾을 수 없을 때는 모두 이 항목에 포함된다 하겠다. 그럴 경우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우연적 현상에 대한 단순 소개로 보아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된 것 중에는 각종 질병 및 온역, 염병과 같은 전염병이 많다. 이런 병고들은 죄의 징계 수단으로도 사용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우연적 현상인 것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힌다. 특히 질병은 야곱과 엘리사의 경우에서 보듯 노인성으로 오기도 하지만 노인이 되기 전에도 흔하게 발생하는 것임을 성경은 여러 곳에서 말씀한다.

그런 맥락에서 아이가 병들어 죽었다는 것이나(왕상17:17), 아이가 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있는 기록(왕하4:18-19)은 주목이 되는 부분이다. 죽을 병에 걸려 죽게 된 히스기야가 기도로 15년 생명을 연장 받았는데 히스기야의 그 병도 사람이 죽을 때 흔히 겪게 되는 우연한 병이었다.

4) 선한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 얻게 되는 장애

*창32:24-32, 시69:3, 렘15:15-18

장애는 또 이런 특별한 경우로도 온다. 어떤 선한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 불가피하게 입게 되는 장애다. 야곱이 기필코 축복을 받아내기 위해 하나님과 밤새워 씨름을 하다가 환도뼈가 위골되는 장애를 입게 된 것이 그 예다. 얍복강 가에서 진행된 하나님과 야곱과의 그 씨름은(창32:24-32) 실은 하나님이 당신을 따르는 모든 백성에게 행하실 시험의 견본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삶의 과정에서 치러내야 하는 갖가지 씨름을 상징하는 것이었으며, 온전한 하나님의 종으로 성장하도록 하게 하는 거룩한 목적을 지닌 시험이고 연단이었다. 야곱은 그 시험을 통과하여 마침내 자손만대에 축복을 보장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야곱 가계에 내려진 단순한 복의 의미가 아니며 하나님의 나라가 그의 후손으로 번창해 가게 됨을 뜻한다. 또 야곱의 시험 통과는 하나님이 절대적으로 신뢰할만한 한 종이 마침내 탄생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성취하는 과정에 야곱은 환도뼈가 탈골되는 아픔을 경험해야 했고 치명적인 장애를 지닌 채 살게 된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고 거룩한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장애로서 성취와 승리의 흔적이다. 영적 전투에서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을 만큼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응답을 기필코 받기 위해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르짖으며 간구했다.(시69:3) 예레미야는 민족의 문제로 인해 입게 된 심신의 고통과 상처를 하나님께 호소한다. 예수님의 육신적 고초도 거룩한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 생긴 일이며, 욥의 경우도 하나님이 신뢰하는 의인이 결코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에 입증해 보이는 과정에 겪게 된 육신적 고통이므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이재서 / 세계밀알연합 총재·총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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