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울이 경성이구, 아직 한국은 식민지
라면 지금은 과연 진실의 역사인가라는 의문을?
2월 1일 날씨가 약간 우울한 하늘은 회색빛을 가득 먹고 있었다. 블랙호크다운을 예매하고 우리교회(광암장로교회) 고등부 우리반(1학년 4반)아이들을 극장로비에서 만나 이야기 하는데 우리반 친구들은 장동건이라는 이름과 더불어 한참 한국영화의 열풍인 덕에 <2009 로스트 메모리즈>를 보고 싶다고 하여, 빨리 예매를 취소하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줄거리와 액션 장면은 인터넷으로 충분히 본 덕분에 스토리 전개나 액션장면에서는 별다른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만약 1909년 하얼빈역에서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되지 않았다면, 일본이 승전국이라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라는 의문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그로부터 100년 뒤에도 조선은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로 남아 있다고 가정한다. 일본은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이들을 ‘후레이센진’(不令鮮人)이라 낙인찍고, 일본의 정보국인 JBI는 그들의 뿌리를 뽑으려하지만 최근 잇따른 후레이센진의 테러목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만약 1909년 하얼빈역에서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되지
않았다면, 일본이 승전국이라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사건은 이토회관(과거의 중앙청)에서 열린 이노우에 재단의 유물 전시회장에서 시작된다. 일본 정보국인 JBI 소속 사카모토(장동건)와 사이고(나카무라 도오루)는 이토회관에 난입한 후레이센진 일당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다. 조선인인 사카모토는 사건현장에서 후레이센진이 노린 것이 ‘월령’이라는 고대 유물이라는 것을 알게 다. 월령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이노우에 재단과 맞서게  사카모토는 정직처분을 당하고 급기야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된다. 사카모토는 차츰 JBI의 의도를 깨닫고 절친했던 동료 사이고 조차 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눈을 뜬다.

사카모토는 살인범으로 모는 JBI의 태도를 보며 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선독립을 외치는 동족한테 거리낌없이 총을 쐈던 자신이 왜 이런 궁지에 몰려야 하는 지, 자신의 아버지는 왜 그렇게 죽었는지? 어딘가 단단히 꼬인 사건을 풀기 위해 그는 후레이센진의 아지트를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뿐 아니라 한반도의 역사 전체가 거꾸로 흘러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억울함을 입증하기 위해, 한민족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그는 총을 들어 일본인들의 심장을 겨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진실된 역사로 놀려놓는데 두 주인공 과거로 돌아가서....

▲이노우에조우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서 서막에 등장하는 가상의 역사는 영화가 풀어야 할 과정을 보여주고 다. 1909년 하얼빈역,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안중근 의사의 총탄에 맞지 않는다. 이토를 호위하던 군인 중 한 사람이 총을 꺼내는 안중근 의사를 먼저 쏴버린다. 조선의 역사가 달라진 그 순간을 100년 뒤 사카모토는 알지 못한다. ‘주인공은 모르지만 관객은 아는 사실 ’, 영화광이라면 히치콕플랫으로 보여주는 장면일 것이다.

사카모토는 후레이센진을 돕다 동료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은 아버지를 증오한다. 그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뇌물에 찌든 비리경찰이라는 조작된 현상일 뿐이다. 오랜시절 계속되어진 눈앞에 떠오르는 환영 또한 사카모토를 혼란에 빠뜨린다. 후레이센진들이 유물을 탈취하는 현장에서 그는 환상 속의 여자와 마주친다.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두 남녀는 망설인다. 영화에서는 아버지나 연인보다 중요한 인물로 사카모토를 아끼던 동료 사이고로 보여준다. 특히 같이 보낸 경찰학교 시절 지금의 사이고의 부인에게 편지를 씀으로서 사카모토와 사이고의 가정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로 만든다.  JBI의 탈출을 도와주는 사이고, “다음에 다시 만나면 우린 적이다”라고 말한다.  

복거일의 소설 '비명을 찾아서'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주인공 1인이 해결하려는 원작보다, 두 명의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장동건
이 영화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의 요소 등을 가지고 있다. 비뚤어진 역사, 아버지에 대한 오해, 시간이 갈라놓은 사랑, 적이 되는 친구 등 이런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드라마적인 요소가 약한 면을 들어낸다. 이말 보다는 액션은 그나마 볼만한데 주인공 장동건의 드라마적인 요소에 너무 많는 장면을 할애하지만 그것이 장동건 개인의 얼굴 장면으로 너무 많이 쓰이다보니 이야기 구조로서의 주변인의 모습이 너무 약했다. 그로 인해 등장인물의 숨결을 느끼기는 힘들고 영화는 뮤직비디오의 단편적 영상만을 관객들에게 선사한 것이다.

아내와 딸을 데리고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사이고의 행복한 모습과 JBI의 총에 맞는 조선인 소년을 부여잡고 울부짖는 사카모토의 분노를 교차 편집한 장면 자체로는 훌륭한데, 이후 클라이맥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은 이후의 장면들이 우리들이 많이 본듯한 장면의 연속이고 역시 배에서의 시간 이동 장면에서도 너무 진부한 화면의 연속이어서 아쉬워 보인다.

아나키스트, 더록, 데이라이트, 쉬리 등을 연상시키는 장면들, 반일 정서와 현재의 한국의 상황등을 연상시킨는 내용들 이 영화는 여전히 지금의 한국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비평가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헐리우드보다도 적은 제작비로 이 정도의 장면을 만들면 그 나름대로 괜찮다는 위안과, 여전히 경제적, 정치적으로 일본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과 약소국의 위치에서 살아야 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그나마 인식의 변화를 끌어 올리지 않을까 한다.

여전히 미국파 목사가 많은 한국교회가, 만약 우리가 미국의 식민지라면 그들의 모습을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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