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최대교단연합체, CUIC 연합 사업 제 1호, 반 인종차별 21일,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장소, 멤피스에서 집회 갖고 '교회에 보내는 호소' 발표.
'교회의 진정한 화해'를 기치로 미국 개신교단들의 일치를 구체적으로 추구하려는 '그리스도안에서 연합된 교회'(Churches Uniting in Christ, CUIC)가 출범 제 1호 연합 사업으로 '교회의 인종차별 척결'을 공식으로 미국교회에 제기하였다.


지난 21일, 즉 흑백 화해를 실현 가능한 꿈으로 외쳤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장소인 멤피스에서 CUIC 가맹 교단 관계자 1,000여명이 시청에서 로레인 모텔까지 시가 행진을 벌이며 인종차별 척결이 미국에서 진정한 화해에 이르는 길이다는 것을 몸짓으로 보여주었다. 바로 흑백 갈등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킹 목사의 암살 장소인 멤피스에서 이제는 교회들이 하나되기 위하여 연합한 것이다.

CUIC의 출범에는 지난 40년 동안 진지하게 교회들간의 일치를 추진해온 '교회일치협의회(Consultation on Church Union, COCU)의 땀과 눈물이 물씬 배여 있고, 이제는 일종의 교단 연대 차원에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미 언론계에서 CUIC의 태동과 그 첫 발진을 처음으로 보도한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MS)지는 지난 4일 "미국장로교회(PCUSA)와 연합감리교회(UMC) 등 9개 교단 2200 만 교인들이 모인 CUIC가 18-21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첫 모임을 가진다"고 보도하였다.

CMS의 보도 이후, 한국에서는 교단들의 연합기구인 '교단장협의회'(교단장협)가 작년 12월 공식적으로 출범하였기에 미국 개신교단들의 움직임인 CUIC의 태동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즉 진보(KNCC)와 보수(한기총)로 갈라진 한국교회 보혁구도에 제 3의 물결인 교단장협을 통해 '화해의 봇물'이 터지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장로교회(PCUSA)측은 교단 웹사이트를 통해 CUIC의 출범에 대해 "이제 '협의회(Consultation)'에서 일치를 위한 '언약(Covenant)' 체제로서의 운동"이라고 해석하면서 '진정한 환대(genuine hospitality)'가 이루어질 마당이 조성되었다고 논평하고 있다. 즉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도 죄인, 버림받은 자,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판관, 정복자의 입장에서 교회에서 자기 부류의 교인들에게만 환대했던 과거의 습성에서 이제는 인종차별이라는 구체적인 실천 사항에 '진정한 환대'를 가지고 살아야할 당위성이 제기 때문이다.

멤피스 시청에서 바로 킹 목사의 암살 현장인 로레인 모텔까지 시가 행진을 마친 9개 교단 지도자들은(참조, CUIC 로고) 자신들이 하나되었다는 사실을 미국사회에 재 천명하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을 하였다. 이 문건은 바로 '교회에서 인종차별을 근절하자'는 미국교회에 보내는 호소문으로, 바로 교회 그 자체 안에 그리고 미국사회에 엄연하게 실존하고 있는 인종차별과의 전투가 CUIC의 공동 사명이며, 인종차별에 따른 부정의가 온전한 화해에 이르는 것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의 표현이 간접적으로 비추여지고 있다.

1쪽 분량의 호소문(Appeal To The Churches: To seek God's Beloved Community)을 살펴보면, 요한 복음 17: 22, "저희도 하나되게 하려 함이니이다"에 근거하여 9개 교단이 일치를 위한 여정에 들어섰다는 역사적 사실을 먼저 천명하고 있다.

이어서 동 호소문에서는 '인종차별'이 바로 교회들과 각 인종들을 미국에서 '하나'로 묶지 못하게 하는 공통 분모로 지적하면서, "인종차별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미국의 역사를 기만하는 것이며 우리를 분열되게 한 그 본래적 성격을 부인하는 것으로, 인종차별주의와의 전투 없이는 '일치'라는 비전을 펼쳐 나아갈 수가 없다"고 인종차별과의 투쟁을 종용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인종차별에 따른 부정의들을 포함한 불일치가 가져다주는 죄를 극복하게 된다면, 미국 사회에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공동체를 볼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즉,

▶모든 이가 함께 하며 그들의 특별한 은사들이 허용되며 존중되고 귀하게 여겨지는 공동체,
▶서로 다르다고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대안을 추구하는 공동체,
▶폭력과 영리추구, 그리고 힘과 부의 독점이 규범이라는 문화와는 정면으로 대처하는 핵심 가치를 지닌 공동체,
▶인종차별을 근절하며 압제와 타협하지 않는 공동체,
▶하나님께만 영광을 들이는 공동체.

CUIC는 하나의 '연합교단', 혹은 '교단 연맹체'로서 각 회원교단의 존재를 유지해 나가는 형태로 교단의 공식 통합이나 전국적인 규모의 새로운 조직 탄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PCUSA의 해석처럼, 일종의 '계약적 관계'를 통해 통합에 준하는 교회 연합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실천할 예정이다.

CUIC의 태동과 그 발진을 지켜보면서, 미국이 마치 두 개의 국가로 갈라졌던 상황 같았던 1960년대에 고 킹 목사가 외쳤던 "I have a dream"의 그 꿈의 위대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