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당시 자행된 노근리 미군 양민학살사건이 미군의 조직적인 명령체계에 따라 이뤄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참전 미군 조지 얼리(J.Eearly.68)의 양심적 증언이 나오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미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C-USA) 에드가 총무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등 교계 차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조지 얼리씨는 1월 14일 노근리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AP통신 최상훈 기자를 통해 노근리 사건 희생자 서정갑씨(64)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당시 총상을 입고 쓰러진 당신을 인근 병원으로 옮기긴 했으나 당신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52년 동안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당신이 당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또 얼리씨는 "당시 중대장으로부터 민간인에 대한 기관총 사격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처형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며 “당신에게 총을 쏜 병사는 중대장의 보디가드인 브루노로였으며 그는 이후 다른 부대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밝혀 노근리 사건이 상부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음을 암시했다.

KNCC는 얼리씨의 양심적 증언이 그 동안 미국과 한국정부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진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덮었다는 의혹을 재확인케 한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평가하고, 미국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 노근리주민대책위(위원장:정은용)와 한국 국민을 비롯한 세계 양심인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재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을 바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정부를 향해서도 노근리 주민대책위의 강력한 요구사항인 국제사법재판소와 유엔인권위원회 등에 이 사건을 상정해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KNCC는 미국 교회협 에드가 총무에게 편지를 보내는 외에도 조저 얼리씨에게도 편지를 보내 양심적 증언을 해 준 용기에 대해 감사와 격려, 그리고 향후 노근리 양민학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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