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향린교회에서 열린 기독교방송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 14일에 열기로 했으나
15일로 변경해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통일과 민주화 등 재야운동으로 잘 알려진 향린교회(홍근수 목사. 서울 을지로 2가)가 기독교방송(CBS)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현 권호경 사장의 3선 저지 운동에 나섰다.

향린교회 CBS 정상회 대책위(위원장:홍영진 장로)는 1월 15일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CBS재단이사회의 6.26 노사합의 이행 및 권 사장 3선 불가 등의 입장을 천명했다.

대책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CBS가 6.26합의정신을 무시하고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으며 권호경 사장이 3연임을 시도하면서 CBS가 다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하고 "CBS의 주요 청취자이며 한국교회 구성원인 개교회들이 CBS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권 사장과 재야운동을 함께 펼친 막역한
선후배 사이인 향린교회 담임 홍근수 목사
(64)가 권 사장 3선 저지에 나섰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CBS가 장기파행 사태를 겪는 동안 교계 단체와 언론들의 비판은 자주 있어왔으나, 개 교회가 CBS 문제에 대해 대책위를 구성하고 명확한 입장을 개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향린교회는 권 사장과 같은 기장 소속 교단이면서 자 교단 인사를 강력하게 성토하는 활동을 전개해 더욱 큰 관심으로 모으고 있다.

더구나 권 사장과 재야운동을 함께 펼친 막역한 선후배 사이인 향린교회 담임 홍근수 목사(64)가 권 사장 3선 저지에 나선 것은 한국교회와 CBS를 위해 사적인 은원 관계를 접었다는 면에서 교계의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근수 목사는 최근 뉴스앤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동지라도 잘못된 것은 바뀔 수 없으며 내가 권호경 사장이라면 당장 그만두었을 것"이라는 밝히고 "그 동안 CBS 사태에 대한 입장표명이 없었던 것은 다른 재야운동에 바빴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바 있다.

한편 대책위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개 교회와 교계 단체에 연대, CBS정상화 운동을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게 펼칠 예정이다.


< 성명서 (요지) >

기독교방송(CBS)의 정상화를 바라며

1.기독교방송 재단이사회는 6.26 합의에 따라 정관개정안을 즉시 통과시키고, 그 절차에 따라 사장을 선임하여 기독교방송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재단이사회가 공식 임명한 전권대표와 노조위원장이 합의하여 한국교회와 사회에 약속한 내용을 일부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못합니다. 정관개혁안을 지난 2년 동안 기독교방송의 개혁을 위해 노사와 재단이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열매입니다. 더 이상 소모적인 갈등을 접고 방송 발전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재단이사회가 하루빨리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입니다.

2.기독교방송사화 권호경 사장은 6.26 합의를 지켜 노사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존 정관에 의한 3연님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기독교방송은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라는, 하나님의 선교적 사명을 받은 기관입니다.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전유물이 될 수 없습니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대처하면서 선교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신뢰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6.26 합의를 비롯해 노사간에 합의한 것을 실천하는 것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노사가 하나되어 기독교방송의 발전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지켜왔던 기도와 실천을 기독교방송 사태에서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가 속한 기장과 KNCC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며 기꺼이 고난의 길을 걸어온 자랑스런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방송 사태를 지나며 어제의 민주화 신앙 동지들이 오늘 우리 교계와 사회의 기득권층이 되어 감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기득권층의 득세로 한국 사회가 점점 더 보수화해 가는 요즘 기장과 KNCC가 다시 낮은 곳을 바라보며 그 역할을 감당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4.한국교회에 호소합니다.

기독교방송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이제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제 기독교방송의 주요 청취자이자 한국교회 구성원인 개교회들이 나서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헌신했던 교회들이 침묵을 깨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기독교방송이 한국교회와 사회의 등불로 되살아 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1월 15일

          CBS 정상화를 바라는 향린교회 대책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향린교회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