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예배시간마다 이경희 집사님이 성가대를 대신해서 혼자 나가 특별찬양을 드렸습니다. 집사님의 수준 있는 찬양도 좋지만 함께 호흡을 맞춰 드리는 찬양도 좋겠다는 목사님 말씀에 순종하여 여러 찬양대가 한 주일씩 찬양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첫주일엔 젊은 엄마들의 '어머니 찬양대' 특송이 있었고 두 번째 주일엔 '학생 찬양대'의 '예수 닮기 원해' 떨리지만 아름다운 찬양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일엔 '할아버지 찬양대'가 찬양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첫주일 찬양이 끝난 후

"할아버지들도 한 번 하셔야죠."

"까짓거 우리도 한번 합시다. 총 찬양대장은 한 집사님이 제일 어리니까 하시라요."

"할아버지 찬양대가 나와서 찬양하시면 아주 은혜스럽겠네요."

팔십 넷이나 되신 장로님이 칠십이 넘은 한 집사님보고 제일 어리니까 성가대장까지 하라는 말씀도 우습지만 할아버지들도 한 번 하라는 말씀을 사양 한 번 없이 단 번에 받아드리는 그 믿음 또한 얼마나 흐믓한지 주일 애찬을 나누며 찬양대 얘기로 모두들 기분이 좋았습니다.

갑자기 30명 모이는 시골교회에서 네 개의 찬양대까지 생겼으니 이만하면 우리교회도 진짜 대(大)교회가 아니냐고 웃었습니다.

"사모님 지난 주일 성도님들 여럿이 나가 찬양하는게 참 좋았어유. 우리 할머니들 두 한 번 시켜주세유."

넌지시 쿡쿡 찌르는 할머니들까지 있어 '할머니 찬양대'까지 네 개의 찬양대가 생겼다면 우리교회의 극성이 짐작이 가실런지요---

이왕이면 찬양대 가운까지 입고 제대로 하자고 서둘러 거금을 들여 가운 열 벌을 준비했습니다.

큰 교회야 실력 있는 지휘자를 모시고 음악회를 연상시키는 수준 있는 찬양을 예배시간마다 부르지만 우리교회 특히 할아버지 성가대야 악보에 그려진 콩나물 대가리 같은 건 잘 몰라도 정성껏 부르는 찬양에 어찌 은혜가 없겠습니까?

금요일 저녁 심야기도회까지 끝낸 밤 시간에
"참 이번 주 '할아버지 찬양대'가 특송하는거 아시죠? 성가대 가운이 도착할텐데 왜 안 오나---"

"까운꺼정 입구서유?"

목사님 말씀에 집에 가던 사람들 다 붙들고

"이보라우 이보라우 연습해야지. 이경희 집사님 반주 좀  하시라요. 다 덜 나오라요."

할아버지들이 한 줄로 나와 섰는데

"장로님!! 신점식 할아버지도 되나요? 머리에 하얀 염색이라도 하고 나가면 안될까요?"

"어 기래요? 나오라요. 같이 하자요. 얼마나 좋아요."

그래서 젊은 신점식 할아버지까지 넷이서 찬송 연습을 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천국 같다고 하는가 봅니다.

연습을 마치고 나가면서 한 말씀씩

"영광이올시다. 늙은이가 찬양대까지 서게 되니 얼마나 영광이에요."

"여기저기서 불러댈텐데 할아버지 찬양대 바빠서 큰 일 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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