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교회엔 무엇보다 성장과 성숙, 전체 셀의 모임인 축제예배와 셀의 공동체성이
균형을 이룬 '양 날개 교회'란 특징이 있다.

셀 교회는 두 날개로 난다. 한 날개는 대그룹이 모이는 축제의 예배이고, 다른 한 날개는 소그룹으로 흩어져 모이는 셀이다. 신약교회의 전통은 이 두 날개가 균형을 잘 이루었던 교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이후 교회는 한 쪽 날개를 잃어버렸다. 셀이라는 날개였다. 교회의 공동체성이 동시에 무너지고 말았다. 교회 역사에서는 한 날개의 회복을 위해 속회제도를 만들기도 했고, 우리 나라에서는 구역제도도 생겼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셀이라는 개념으로 다시 접근하고 있다.

부산의 풍성한교회(김성곤 목사)는 어느 셀 교회보다 이 두 날개의 균형이 돋보이는 교회다. 이미 교회진단 시스템인 자연적교회성장(NCD)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교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풍성한교회는 이 두 날개의 균형을 잡기 위해 매우 민감하게 작동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셀 교회 부흥은 리더 양육에 달려

▲김성곤 목사

"우리는 'G12 시스템'을 따른다. 셀 교회를 말하는 교회들이 공동체성을 유지하는 데만 지나치게 비중을 두는 것 같다. 그래서 공동체다움을 이루는 데는 성공했지만 또 하나의 기능인 성장하고 번식하는 데엔 실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셀의 공동체성은 물론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성장 없는 공동체는 성장에만 기울어진 교회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아름다운 공동체는 번식을 통해 건강함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물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공동체가 있지만 그것은 예외다.

우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말씀을 강조하고 계신 하나님께도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과 공동체성을 동시에 담기 위해 '예수 생명의 가족모임'이라고 말한다."(김성곤 목사)

셀 교회라는 기준으로 바라볼 때 풍성한교회는 설립될 때부터 셀 교회의 본질을 지향하고 있었다. 처음 한국에 가정교회들이 소개될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김 목사는 다양한 셀교회 사례들을 몸으로 체득해 가는 과정을 오랜 기간 거쳤다.

김 목사가 우선 파악한 셀 교회의 열쇠는 '리더'의 양육이었다. 셀 리더의 역량만큼 셀은 역동적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셀 리더를 기르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리더 후보자들과 함께 다니며 자신을 공개하는 소그룹 모임을 일으켰다. 이런 모임은 화요일에 네 차례 진행되었다.

주부모임(오전 11시), 오후모임(오후 3시), 고신의료원 앞에서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가진 모임(오후 6시), 또 퇴근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모임(오후 8시30분) 등이었다. 셀이라는 용어가 교회에서는 이질감을 갖는 듯해서 '열린 모임'이라 고 불렀다.  


'열린 모임'은 회원·비회원의 구분이 따로 없는 일종의 '오픈 셀'이었다. 셀 구성원들은 모일 때마다 새로운 사람과 함께 참석했다. 이런 모임을 리더 후보생들에게 보여주었다. 다양한 성령의 역사들이 일어났다. 마음의 고통을 해결하거나 병이 치유되는 일도 생겼다. 어느 자매의 경우, 모임에 참석한 지 4개월만에 자신의 친구들을 모아서 또 다른 셀을 일구고 셀 리더가 되었다.

풍성한교회의 이런 성장은 많은 부분 성도들 사이의 깊은 관계를 토대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단순한 수적 팽창과 다른 측면이 있다. 제자훈련을 수료한 성도 대부분은 모임 장소로 자신의 가정을 개방한다. 어떤 경우에는 24시간 동안 개방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정이어서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매우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불신자를 초청하는 것은 오랫동안 음식을 나누고 함께 쇼핑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 다음의 일이다. 그렇게 자연스런 관계를 통해 어느새 '가족'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1994년 장년 20명이 출석하던 교회가 10배 이상 성장했고, 이런 성장세는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급성장이 오히려 셀 전체의 힘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셀의 건강지수가 떨어져 결국은 성장마저 막을 것처럼 판단되었다. 셀 리더를 위한 지속적인 양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가졌다. 이 때문에 만든 것이 2년간의 양육 프로그램이다.

또한 성장이라는 원심력과 공동체성이라는 구심력의 균형을 위해 셀의 '가족'됨을 보다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는 순모임이나 구역 모임과 차별적인 셀의 특징으로 '가족'됨을 들었다. 셀의 재생산에 치우친 결과 집으로 돌아와 위로받을 수 있는 '가족'됨이 약화되었던 까닭이다. 더 이상 건조한 전투를 통해 영적인 탈진 상태로 빠져들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얘기다. 셀 교회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메주와 콩자루의 비유처럼 콩이 모여 메주가 된 교회가 있고, 콩과 콩으로 모여서 콩자루처럼 된 교회가 있다. 셀은 메주가 되자는 것이다. 예배만 끝나면 이기주의자들로 변해 버리는 콩자루 교회에서 벗어나 공동체로서의 '가족'됨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삶까지 이원화되지 않도록 하자는 노력이었다.


그런데 초기 풍성한교회의 경우, 성장에 치우친 한국의 많은 교회들처럼 '전투'는 잘 하는데 삶을 통한 가족됨의 실천이 없는 공허함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 목사는 축제적 예배를 강조한다. 이 예배에서의 성령의 기름부음이 셀에 흘러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셀의 교통은 성령의 강한 기름 부으심을 통해서 나타나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 공동체 이론의 처음 역시 성령 충만이었음을 주목한다. 성령 충만의 결론이 교회 공동체였던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가 나타난다.

그래서 아픈 사람이 있으면 셀에서 안수기도도 한다. 사도행전이 그런 교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변함없는 전통을 교회의 이름으로 살려낸다. 셀 리더에게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도 있다. 셀 모임에서는 서로를 위한 기도가 있고,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한다.

셀에서는 성격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성격을 인정한다. 단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한다. 풍성한교회는 사역을 중단하더라도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힘으로 여긴다. 가치관의 하나됨이다. 이런 변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역시 리더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그들은 셀 모임의 교재가 리더 자체임을 깨닫게 되었다.


예수 임재와 능력, 목적이 체험되는 셀


셀이 구역이나 순과 다른 것은 그것이 가족이라는 점이다. 셀은 가족이기에 상호 무한 책임이 주어진다. 셀이 가족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리더가 죽어야 한다. 그가 한 알 밀알이 되어 죽을 때 셀은 부활한다. 어머니·아버지의 헌신 없이 가정일 수 없듯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 없이 셀은 결코 생명을 지니지 못한다.

그 다음이 번식이다. 복음은 헌신을 이끌어오고, 여기서 번식이 일어난다. 그래서 셀은 그리스도의 임재와 능력과 목적이 체험되는 곳이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가 나오지만 뿌리는 같다.

한 청년의 고백은 셀 리더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낸다. 아버지로부터 많은 상처를 입은 이 청년은 부모와 헤어져 살고 있었을 정도이고, 누구에게도 자신을 털어놓을 수 없을 만큼 피해의식이 강했다. 그러다 풍성한교회의 찬양 열기가 좋아 등록했다. 그러나 곧 공동체 주변을 맴돌며 다른 교회에 가겠다고 거짓말도 하고 급기야 교회에 나오지도 않았다. 그런 청년이 풍성한교회에 정착하게 된 까닭은 바로 셀 리더 때문이었다.

그의 고백이다.

"어디서나 이 정도 말썽을 부리면 나를 포기하는데 그는 끝까지 나를 놓지 않았다. 그에게서 나는 비로소 처음으로 나를 대접하는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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