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내일은 저들의 눈물과 아픔과 절규 속에서 다시금 꽃필 수 있을까?

9월 18일 저녁 서울영동교회에 모인 70여명의 청년들은 오늘 한국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아픈 가슴을 부둥켜안고 기도했다. 교회의 건강함의 회복을 기대하며 개최했던 포럼이 폭력으로 인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장에서 무릎꿇고 기도했던 저들이 또 다른 곳에서 다시 한번 무릎꿇은 것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주최한 이날 기도회는 이문식 목사(남서울산본교회)의 설교로 시작됐다. 누가복음 19장 41절부터 44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제목은 '예수님의 통곡'. 예루살렘 성의 멸망을 보시고 통곡하신 예수님을 전한 것이다.

힘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평화, 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기득권의 재생산 구조, 이런 왜곡된 예수님 시대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리더십이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세습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요청하시는 리더십은 자기희생·자기부정의 리더십이 아니었던가. 이 목사는, 한국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어둠과 절망을 줌으로써 선교에 있어서 결정적인 도덕적 상실을 주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세습이라고 지적했다. 그것이 곧 멸망으로 인도되는 길이라는 경고다.

이 목사의 설교에 이어 기도회가 진행됐다. ▲담임목사직 세습반대운동을 위해 ▲총회와 신학교와 한국교회의 위상을 위해 ▲세습반대를 위한 기독단체들의 연대기구를 위해 기도했다.

힘의 평화 속에서 결국 무너진 예루살렘 성을 보면서 통곡하신 예수님처럼, 한국교회의 청년들도 통곡했다. 단지 세습을 해선 안된다고 하는 절규가 아니라, 무기력할대로 무기력해지고 있는 한국교회, 세상의 손가락질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가슴 아파하는 절규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기도회는 끝났다. 그러나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들은 10월 16일(월) 세습반대 포럼을 다시 열기로 했다. 그리고 23일(월) 두 번째 기도회를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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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고민스런 또 다른 얘기.

한쪽에서는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 모였다고 하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세습문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성명을 발표하던 그날, 다른 한쪽에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청년들이 있었다. 한목협은 이날 저녁 "세습 문제는 절대적인 성경적·신학적 근거를 가졌다기 보다는, 의식있는 평신도들이 정서적인 문제로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도회 현장을 지켜보는 기자는 '이들이 정서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이 자리에 모였는지' 정말 궁금했다. 또 한목협의 얘기처럼, 정서적인 분노를 근거로 하는 주장을 '예언자적 음성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어야 하는 지'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정말 '절대적인 성경적 근거'도 없는데 이 난리를 겪고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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