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공연을 보며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만끽했다.
12월 13일, 필라델피아에서 가난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동네인 노스 센트럴에 있는 애드버킷교회(Church of advocate)에서 성탄절 잔치가 벌어졌다. 이 동네에 사는 아이 250여 명, 아이의 부모 100여 명, 자원봉사자 100여 명 등 약 450명이 애드버킷교회 체육관에 꽉 들어찼다. 아무 것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잔치의 풍성함을 도왔다. 뉴저지 초대교회·필라델피아 안디옥장로교회·기쁨의교회·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아름다운교회는 음식으로, 자원봉사로 잔치에 함께했다. 델라웨어대학(University of Delaware) IVF 학생들도 먼 길을 달려와 봉사했다. 류슬해, 임정미 부부는 무대 뒤에서 음향을 만졌다. 재즈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보스턴에서 몇 시간을 달려 하루 전날 한밤중에 도착한 사람들도 있었다.

▲ Andy kim 목사가 담임하는 '8번가교회' 교인들이 워십 댄스를 하고 있다.
오병이어의 기적도 일어났다. 이날 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차이나타운에 있는 유명한 중국 음식점 사장이 음식을 제공했다. 잔치는 더욱 풍성해졌다. 음식을 담는 접시와 컵, 냅킨 등은 이란 사람이 제공했다. 이 사람은 이태후 목사에게 12월 13일 애드버킷교회에서 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파티용 접시·컵·냅킨 등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고 있어 회사 부사장한테 이 사실을 알렸고, 부사장은 흔쾌히 접시 등을 제공했다.

맛있는 음식에는 음악이 빠질 수 없다. 템플대학 음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첫 문을 열었다. 인형극과 워십 댄스가 이어졌다. 앤디 김 목사가 담임하는 '8번가교회'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워십 댄스를 했다. 마노아장로교회는 캐럴로, 저 멀리 보스턴 버클리음대 학생들은 재즈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불편할까봐,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챙겼다. 자원봉사자들은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음식도 나눠주고, 함께 놀아주기도 했다. 잔치가 끝난 뒤에는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도 나눠줬다. 부모들은 부모대로 아름다운교회가 준비한 캔 음식(참치, 스파게티 등등)을 한 아름 안고 갔다. 워낙 가난한 동네이기 때문에 겨울에 혹 음식이 떨어지면 먹을 수 있는 일종의 비상식량인 셈이다.

이날 잔치는 흑인 빈민가에 살면서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을 위해 캠프를 열고 있는 이태후 목사와 여러 교회가 함께 마련했다. 올해로 3년째다.

이태후 목사는 이날 "예수는 이 땅에 평화를 주러 오셨다"며 "우리가 사는 동네인 노스 필라에도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하자"고 말했다.

▲ 잔치 시작은 오후 5시부터였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아침부터 준비했다.
▲ '잘 지냈어?' '안녕하세요'. 자원봉사자와 아이들은 서로 친숙한 얼굴이 보이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 악기 연주로 첫 문을 연 템플대학 음대 학생들.
▲ 산타 할아버지를 보고 반갑게 달려드는 아이들.
▲ 성탄 선물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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