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림 전쟁의 시대

전세계가 폭력의 돌발 사태로 굉장한 소용돌이를 맞고 있다. 과연 모슬림 세력들에 의해서 자행되는 이러한 폭력의 뿌리는 무엇이며, 지구촌 갈등이라는 전면적인 사태로 진행될 것인가?

일찍이 "문명의 충돌"이란 개념으로 이슬람권과 서구권의 갈등을 간파한 사무엘 헌팅톤(Samuel P Huntington) 교수는 뉴스위크지 신년호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 냉전시 대'를 '문명의 충돌'의 진행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헌팅톤 교수는 1980년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한 시점부터 현재까지를 '모슬림 전쟁의 시대'로 명명하면서 그 원인과 현상들을 역사적으로 나열하고 명쾌하게 향후 예상까지 전개하고 있다. 헌팅톤 교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보고 이슬람권에 대한 기도와 선교의 방향을 잡아보자.

현재 지구촌 정치는 한마디로 '모슬림 전쟁의 시대'이다. 모슬림들은 서로 간에 싸움을 벌이지만, 다른 문명권에 있는 비모슬림들과도 잦은 충돌을 벌인다. 따라서 모슬림 전쟁들은 소위 "신 냉전"이라는 국제적 갈등의 주요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테러, 게릴라전, 시민 봉기, 그리고 국가간의 마찰에 이르기까지 모슬림들에 의한 폭력은 바로 이슬람과 서구, 아니면 이슬람과 비이슬람간의 문명들의 충돌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냉전'으로서 모슬림 전쟁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다.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하여 최소한 50만의 사상자와 수백만의 부상자를 속출한 1980년부터 이 전쟁의 서막이 전개되었다. 또한 같은 기간에 소련은 아프간을 침공하여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되고, 마침내 1989년 철수해야만 하는 아프간 전쟁이 지리하게 진행되었다. 아프간 전쟁의 승리는 미국의 기술력과 사우디와 미국의 자금력, 파키스탄의 지원, 그리고 대부분 아랍권에서 지원한 수천명의 모슬림 전사들의 참가로 얻어낸 개가였다. 그리고 1990년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여 합병하려고 했을 때, 미국은 몇몇의 모슬림 국가들을 포함한 국제적인 연대를 통하여 그를 물리쳤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는 모슬림과 비모슬림간에 폭력 유혈 사태가 보스니아, 코소보, 아제르바이젠, 카시미르, 인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동, 수단과 나이지리아에서 계속 발생하였다. 아프간 전쟁에서부터 '무자헤딘'(Mujahedin) 전사들은 이러한 분쟁들의 중심으로 전세계에 산재된 다른 모슬림 테러 세력들과 마찬가지로 활동하였다. 그리고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세계의 인종 마찰로 인한 분쟁 중 절반에 모슬림들이 관여하였다.

따라서 'The Economist'의 분석에 따르면, 1983-2000년 사이에 발생한 16건의 주요 국제 테러 사태에 11-12건을 모슬림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소 역시 2000년에 발생한 32건의 폭력 사태 중에서 2/3는 모슬림들에 의해서 자행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모슬림들은 세계 인구의 20%에 불과한데도, 국제적 폭력 사태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모슬림 전쟁의 시대'의 뿌리는 교리적이 아닌 정치적인 것이다. 즉 7 세기 이슬람의 교리나 신념이 아닌 국제 정치의 영향력에 대한 반동인 '이슬람적 자각'(Islamic Consciousness)에 이 전쟁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슬람적 자각(의식)의 발흥 원인

첫째로, 지난 수십년 동안 전개된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진전 중의 하나는 다름 아닌 이슬람적 자각의 부흥으로 이는 아랍권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일종의 운동으로까지로 발전되고 있다. 이슬람적 자각의 발흥은 주로 근대화와 세계화에 대한 반동으로, 의식 있는 모슬림들에 의해서 주창되는 '주의'로, 모슬림 정부들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사회적 지원, 도덕적 안내, 복지, 의료 지원, 교육, 실업 경감들을 일단의 조직들을 구성하여 제공해주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모슬림 사회에서 이들은 억압적인 정부와 반대 입장에 서있다. 게다가, 이슬람적 자각의 발흥은 비모슬림들에 대한 테러나 게릴라전에 소요될 병력들을 공급하는 '극단주의 세력들'을 산출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둘째로, 모슬림 세계전반에 걸쳐, 그리고 특별히 아랍 국가들 중에서는 서구권과 그들의 부, 힘 그리고 문화에 향한 불만, 분노, 시샘 그리고 적대 의식이 상당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축적된 감정의 표출은 부분적으로 서구 제국주의가 20세기에 모슬림 세계를 지배한 결과에 기인하며,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밀월 관계와 1991년 이후로 전개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포함한 서방 세계의 외교 정책들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부패로 얼룩진 모슬림 국가들의 비효율적이며 억압적인 정부와 이를 비호하는 서방 정부들에 대한 모슬림들의 반동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셋째로, 모슬림 세계 내에서의 종족적, 종교적, 인종적, 정치적 그리고 문화적 분리들이 바로 모슬림들 사이에서 폭력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모슬림들은 비모슬림들과의 폭력 사태들을 조성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서로 다른 모슬림 집단들과 정부들이, 예를 들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 자신들만의 이슬람주의를 고집하며 증진하는데 각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슬람적 자각의 발흥과 동시에 모슬림 세계에서는 출산율이 급증하여 16-30세에 해당하는 젊은 세대들이 이슬람적 의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비교적 높은 교육과 기술을 지닌 이세대들이 서방세계로 이민을 가게되고,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이나 정치적 집단에 소속하게 되고, 그 중 소수가 모슬림 게릴라 그룹들이나 테러 조직에 몸담게 된다. 일반적으로, 젊은 남자들이 모든 사회에 있어서 폭력의 주요 가해자들이긴 하지만, 모슬림 세계에서는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신 냉전은 문명적 전쟁인가?

모슬림들이 관련된 만연된 폭력 사태에서 이슬람적 자각이라는 공통 분모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러한 폭력은 국지적, 제한적 그리고 산발적이다. 그러나 과연 이 폭력이 이슬람권과 서방 그리고 다른 문명권들간의 문명적 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을까?

바로 이 점을 오사마 빈 라덴이 노렸던 것이다. 그는 미국에 성전을 선포하고 미국인들을 사정없이 죽이도록 모슬림들에게 명령했고 전세계의 모슬림들에게 자신의 성전에 참가하라고 종용했다. 그러나 라덴의 성전은 부분적으로는 이슬람권 안에서의 수많은 분파들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은, 한편으로, 테러주의에 대한 지구촌 차원에서의 전쟁을 천명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테러 집단들을 응징하는 차원에서 세계 국가들이 참여했다. 즉, 미국은 알카에다 박멸에 주력한 반면, 다른 국가들은 자신들의 영토 안에 있는 테러 집단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문명과의 충돌'이란 개념은 이제는 존재한다. 즉 9.11 테러에 대한 반향과 미국의 반응은 분명히 문명적 연계선 상에서 진행된 사건이다. 서방 국가들의 정부와 국민들은 넘치는 위로와 동정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더 나가 미국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에 참가하였다. 특별히 영국, 캐나다 그리고 호주의 경우에는 미국과 같은 '앵글로 문화'를 공유하기에 신속하게 군사적 행동으로 들어갔다.

또한 독일, 프랑스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강력한 지지를 천명함으로서 미국과 같은 문명의 연장선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였는데,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Le Monde)는 이러한 유럽인들의 입장을 "우리는 모두 미국인들이다"(WE ARE ALL AMERICANS!)라고 대서특필하였다.

비서구권이자 비모슬림권 문명의 선두주자격인 나라들 -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 역시 동정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거의 모든 모슬림 정부들은 라덴이 이끄는 테러분자들을 비난했고, 모슬림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 자신들의 정권 기반이 위협받게 될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과 터어키는 미국의 반응에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했고, 주요 아랍국가들에서는 요르단과 이집트만이 미국의 정책에 인준을 해주었다. 결국 대부분의 모슬림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9.11 테러의 가해자들을 비난하였지만, 소수는 공격을 정당하다고 여기며 상당수의 사람들은 미국의 전쟁 수행에 비난을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테러 집단을 상대로 군사적 힘을 강화하고 시간을 끌면 끌수록, 전면적이며 강도 있는 모슬림들의 반동이 있을 것이다. 9월 11은 '서방의 하나됨'을 창출했다면, 9월 11일 이후 계속된 정책들은 '모슬림의 하나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모슬림 전쟁의 시대'는 이러한 비극을 만들어 낸 원인들이 변화되고 바뀌면 끝나게 될 것이다. 마치 이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대가 바뀌고 이슬람적 자각의 강도가 약화되거나, 서방에 대한 분노와 적대의식이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 정책을 수정하면, 그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모슬림 국가들에서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조건들의 향상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즉 국민이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생존이나 경제적인 욕구, 그리고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폭력의 씨앗은 뿌리를 내려 모슬림 정부와 이를 옹호하는 서방세계에 그 독아를 드러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행한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몇몇 나라를 빼고는 모슬림 국가들에서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경이 되면, 또한 모슬림 젊은 세대들 역시 세력이 줄어든다. 상상할 수 있는 바로는, 모슬림 전쟁의 시대는 역사의 무대로 퇴장하고 지구촌 어딘가에서 벌어질 폭력의 다른 형태들로 규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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