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분위기로 시작한 KNCC총회. 교단회비 미납으로 시작부터 진통을 겪었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한국교회의 가장 대표적 교회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제50회 총회가 11월 19일 서울 종로6가 복음교회(윤기열 목사)에서 약 100여 명의 각 교단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생명 평화 교회'를 주제로 열린 이날 KNCC 총회는 21세기 연합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는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었지만, 개회 벽두부터 교단 회비 미납으로 발생한 논쟁 및 2억 6000여 만원에 달하는 부채 해결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보다는 다소 우울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KNCC 행정위원회 문장식 위원장(예장통합)이 개회가 되자마자 회비 미납 교단의 회원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성공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복음교회 등 3개 교단의 총회 참석 자격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총회가 약 40분간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회비 미납 교단으로 지목된 3개 교단 중 성공회 대표들의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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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CC 역사상 회비 문제로 총회가 정회되는 사태가 발생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회비 미납 교단으로 지목된 3개 교단 중 특히 성공회 대표들은 성직자로서의 자존심과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입었다고 판단, 모두 자리를 박차며 총회석상을 퇴장하는 등 회비 납입 문제로 인한 회원교단간 갈등은 한때 극도로 심각한 양상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런 사태 속에서 KNCC 회장 김경식 목사는 행정위원장과 회계 그리고 미납교단 대표 등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회비미납 규정에 대한 정확한 유권해석을 내려 간신히 해결책을 마련했다. 김 목사 등은 KNCC 회기가 끝나는 연말까지 회비를 납부하면 11월 총회 참석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총회를 정상적으로 속개시켰다.  

▲자리에는 앉았지만 불편한 심경이 엿보이는
성공회 김재열 신부  ⓒ뉴스앤조이 신철민
그러나 성공회 대표들 상당수가 총회 장소를 아예 떠나거나 제 자리를 지키지 않는 등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음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어수선하게 시작된 총회는 곧 감사보고 순서에서 두 번째 험난한 고비를 만났다. 김준철 감사(구세군 사관)는 KNCC 회계감사와 업무감사 결과 보고에서 일종의 지적사항에 해당하는 건의사항을 무려 11개나 지적했다.

김 감사는 "KNCC의 부채규모는 총 2억 6600여 만원이다"고 말하고 "지금까지 부채는 내부 거래된 것으로 이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위원회 사업비 대여금 6800여 만원은 실제로 상환 능력이 전무해 이를 부채상환금으로 처리해 줘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시작부터 '돈' 즉 회비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던 KNCC 총회는 또 다시 만성적인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돈 문제'로 골머리를 싸매야 하는 현실 앞에서 다소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KNCC의 신임임원진. ⓒ뉴스앤조이 신철민

재정감사 보고 이후 진행된 임원진 선출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돼 공천위원회가 추천한 신임임원진을 그대로 인준, 새 회장에는 현 복음교단 총회장 윤기열 목사, 부회장은 이재창(기하성) 윤두호(통합) 김민제(구세군) 서기 박경조 신부(성공회) 부서기 엄마리(감리회) 회계 정보영(기장) 부회계 유영희(기하성)  감사 김영주(감리회) 김희원(통합) 등이 선출됐다.

▲새 회장으로 선출된 현 복음교단 총회장 윤기열 목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또 8년간 총무를 역임한 김동완 목사(감리교) 후임에는 현 부총무 백도웅 목사(통합)가 회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임명됐다. 신임 백도웅 총무(58)는 평안북도 의주 출생으로 연세대 철학과를 나와 장로회신학대와 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과 풀러신학교 등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1978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평양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을지로교회 청량리중앙교회 산성교회 등을 담임했고, 예장통합 산하의 여러 기관 실무자를 거친 후 1997년부터 현재까지 KNCC 부총무 겸 선교훈련원 원장으로 일했다.

▲신임 백도웅 총무(58)  ⓒ뉴스앤조이 신철민

한편 이날 KNCC 총회에는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과 국가조찬기도회 회장 김영진 의원(민주당),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안재웅 총무, 일본기독교협의회 케니치 오스쯔 총무, 기독교한국루터회 이홍렬 총회장, 재일대한기독교회 이병구 총회장 등이 축하 인사차 방문했다.

또 CCA 안재웅 총무는 '최근 아시아 정세와 교회의 역할'이라는 특별보고를 통해 "아시아 교회와 세계 교회들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미국의 끔찍한 보복 공격을 속히 멈출 것을 부시 미국대통령과 유엔 사무총장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 땅에 테러와 폭력이 사라지고 평화와 정의 평등이 삶의 잣대가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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