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충현교회(김성관 목사)가 발행하는 <주간충현> 10월 28일자는 "전임 찬양지휘자 초빙"이라는 기사로 1면을 장식했다.

'더욱더 신령한 찬양을 위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이 기사는 찬양의 갱신을 위해 전적으로 찬양에 헌신하는 이들에게 찬양대의 지휘를 맡긴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날짜 <주간충현>은 '전임 찬양지휘자' 모집 광고까지 실었다.

충현교회가 원하는 '더욱더 신령한 찬양' 그리고 '신령한 예배를 위한 찬양'에 필요한 전임 지휘자는 곧 교회 찬양대 지휘만을 전업으로 삼는 지휘자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찬양대 지휘자가 다른 일반 합창단을 지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

<주간충현>은 '음악' 과 '믿음'이라는 두 개의 범주 앞에서 전적으로 '믿음'에 확신을 갖고, 오직 주만을 찬양하는 성가대를 만들기 위해 지휘자 전임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휘자 전임제가 도입될 경우 음대에서 강의를 하거나 다른 합창단을 지휘하는 교수급 지휘자들은 충현교회 성가대를 더 이상 맡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현교회 3부 예배를 맡고 있는 할렐루야성가대(대장:김천채 장로)는 이 같은 교회 방침에 일단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휘자 전임자 철폐 서명운동을 벌여 지난 주일까지 약 160명의 성가대원 중 약 12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할렐루야 성가대원 김 아무개 집사는 "현재 지휘자는 찬양에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고 믿음도 훌륭해 많은 대원들이 잘 따르고 있다"고 말하고 "지휘자 전임제가 실시될 경우 현 지휘자는 어쩔 수 없이 그만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반발하는 성가대원 만큼이나 교회측의 태도도 무척이나 강경하다. 찬양위원회(위원장:이훈 장로)는 성가대의 반대를 아직 당회장 김성관 목사에서 보고하지 않고 있으며, 이 제도를 정착시킨다는 기본 방침에서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휘자 전임제를 반대하는 할렐루야 성가대원들은 오는 11월 18일 주일에 최종적인 교회 입장을 확인한 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충현교회의 지휘자 전임제는 당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주간충현>에 공고가 나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회측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문제까지 함께 제기되고 있다.    

모 성가대원은 "당회에서 통과된 후 <주간충현>에 공고가 실려야 하는데 지휘자 전임제는 당회에서 통과된 사실이 없다"며 "지휘자 전임제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서도 절차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현교회의 지휘자 전임제 실시 이유가 음악을 전문직업으로 삼고 있는 성가대 지휘자는 믿음 보다 음악에 치중해 신령한 찬양을 드릴 수 없다는, 음악과 믿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잣대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판단돼, 향후 교회 성가대 운영과 관련해 커다란 논란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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