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기독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야 국회의원 155명이 '사형폐지 특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과 관련, 기독교계에서 사형폐지 입법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사형폐지법안 입법화 운동을 주도해온 한국기독교 사형폐지운동연합회 대표회장 문장식 목사 와 김태규 민승 백도웅 배성산 목사 등은 11월 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사형폐지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총무 백도웅 목사는 "여야 국회의원 155명이 사형폐지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게 된 것은 우리 기독교와 여러 종파의 기도와 협조가 이뤄낸 일이다"고 말하고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이고 오판의 가능성이 있는 사형제도가 이번 국회에서 폐지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원 과반수가 넘은 155명의 서명을 이끌어낸 것은 여러 종파 중 기독교계의 두드러진 활동에 의한 것임이 드러났다.

사형폐지 법안을 제출한 정대철 의원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형폐지연합회 소속 목회자들은 연일 국회에 찾아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설득작업을 벌였으며 이 결과 69명이나 되는 의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냈다.

언론에 사형폐지 운동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것으로 비쳐지는 천주교의 경우, 같은 기간에 단 3명의 서명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기독교계가 소문없이 목적을 달성해 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입증해 주고 있다.

사형제도 폐지한 서명한 의원들을 당 별로 보면 민주당이 91명으로 가장 많고, 한나라당 61명, 자민련 2명, 무소속 1명이다.  그러나 이 법안의 국회 상정여부를 결정하는 법사위원회 소속 15명 의원 중 단 4명이 서명에 참석해 현재까지 완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민승 목사(사형폐지연합회 대변인)는 "앞으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각 종파와 교인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성명서>
                 국회는 법률로 사형을 폐지하라
               -사형폐지특별법의 발의를 환영한다.-

      우리는 10. 30. 국회의원 155명의 찬성을 얻어 사형폐지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생명을 사람이 사형한다는 것은 비성서적이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망각한 처사이다.

  사형제도는 비인도적이며, 야만적이고, 남용과 악용 그리고 오판의 가능성이 있으며, 흉악 범죄의 예방에 아무런 효력도 없는 낡고 불완전하여 '또 하나의 살인'에  불과한 사형제도에 대해 폐지를 결단한 155분의 국회의원들의 신념과 용기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우리는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된 존엄한 것이며, 어떤 사람, 어떤 제도, 법률에 의해서도 이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어서도 안된다고 고백하며, 이 고백의 토대에서 우리 기독교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형의 폐지를 주장해왔다. 생명과 육신은 사람의 마음대로 파괴하고, 버릴 수 있는 물건과 같이 취급될 수 없는 존엄한 것이다. 인간은 모두다 살아야 할 의무가 있고, 누구나 생존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땅 위의 어느 누구도, 그리고 어떤 이유로도 인간이 살아야 할 의무와 생존의 권리를 뺏을 수 없다. 인간의 사형과 심판은 사람의 몫이 아니다. 그러나 사형의 완전한 폐지는 결국 법률의 형태로 완성될 수밖에 없는 이 문제에 대하여, 입법가들이 우리 기독교의 폐지 주장에 호응하고 응답하여 마침내 사형폐지특별법이 입법부에 제출되게 된 것은 우리 기독교의 오랜 기도와 노력에 대하여 하나님이 역사 하신 것으로 믿어 감사 또 감사 드릴 뿐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국회의원들께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심의하여 조속히 법률로 통과시키는 일이다.

  이 과제를 앞두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사형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느니, 국민감정이 사형을 지지하고 있다느니, 사형폐지는 시기상조라느니 하면서 이미 사형을 폐지한 국가들에게서는 100년 전, 200년 전에 폐기된 낡은 근거를 들이대면서 사형폐지를 반대하는 시대착오적 몸부림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고 우리는 경계한다. 극악한 범죄발생이 사회구조 환경적 원인에 기인함을 주목하고 공동체 의식 강화와 모두의 공동책임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사형을 폐지하여 인권선진국가로 올라서야 하며, 사형을 폐지한 문명국가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사형폐지! 이것은 지구촌을 지배하는 이 시대와 인류의 명령이다.

우리 모두 아무런 두려움 없이, 주저함이 없이 사형폐지의 길로 나서자.

               2001년 11월 8일
                
            한국기독교 사형폐지 운동연합회  대표 회장 문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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