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의 현장에 서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필귀정'이라는 한자성어를 좋아한다. 오랜 동안 교회 역사를 연구해 온 학문적 성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다양한 신학적 검토를 하면서 거짓과 속임으로 포장된 '사실이 아닌 것'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이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계기로 이 땅에 세워진 교회는 시작부터 '사실이 아닌' 거짓 진리와 혈전을 감당하였다. '사실이 아닌' 거짓 진리들이 무수하게 등장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역사가 길고 치명적인 것이 예수님에 관한 기독론 이단이다.

기독교는 시작부터 '사실이 아닌' 예수님에 대한 갖가지 잘못된 주장들 때문에 수많은 피해를 입었고, 정상적인 기독교인들이 이런 이단에 미혹되어 개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에는 자칭 하나님 또는 재림 예수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통일교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통일교 교주 문선명 씨는 예수님의 초림을 실패로 규정하고 자신이 진정한 재림주라고 강변한다. 그는 성경을 존중하는 듯 포장을 하면서 그 절대적인 주체를 인간인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고 있다. 최근 강간 등의 혐의로 체포된 JMS의 정명석도 문선명의 통일교 이론을 적용하여 자신을 재림주로 지칭하였다.

이렇듯 정상적인 교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인간을 우상화하는 기독론적 이단들이 독버섯처럼 기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사실적인 기독론 관점에서 중국어권 이단 관련 독립조사위원회(http://www.enquirycommitteeghi.org/en/about.php)가 밝힌 <기독일보>, 예수청년회, 그리고 장재형 씨와의 관계를 신학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중국어권 '독립조사위원회'가 찾아낸 주요 사안들

먼저, '독립조사위원회'의 배경부터 살펴보자. 홍콩에서 <가스펠헤럴드>(Gospel Herald) 신문사(기타 나라에서는<기독일보>,<크리스천투데이>)와 예수 청년회(Young Disciples of Jesus)등이 이단적인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고, 2007년 11월에 <가스펠헤럴드>가 동의한 상태에서 '독립조사위원회'가 조직되었다.

조사위원들은 차이나신학대학원(Chin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교수들, 정상적인 교회의 목회자들, 법조계 인사들, 전문직에 종사하는 기독교 지도자들로 구성되었다. 참고로 홍콩에 있는 차이나신학대학원은 필자가 회원으로 있는 아시아신학협의회의 정회원으로 중국어권뿐 아니라 세계 신학계에도 잘 알려진 교육기관이다. 이들의 조사 목적은 장재형 씨(영어명 데이빗), <가스펠 헤럴드>(<기독일보>), 예수 청년회가 이단적인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는지에 있었다.

이것을 규명하기 위해 '독립조사위원회'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인물, 기관, 관련자들과 폭넓은 인터뷰와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가스펠 헤럴드>(<기독일보>), 예수청년회, 장재형 씨가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올리벳대학교(Olivet University)와 관련된 자료들과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울러 중국 본토에 있는 예수청년회 탈퇴 회원들과 예청 소속 캠퍼스 사역자들과 인터뷰했다. 이후 '독립조사위원회'는 해외 여러 나라들로부터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 중이다. 인터뷰 과정에서 올리벳대학교 신학대학원장인 윌리엄 와그너 교수가 올리벳대학 설립자인 장재형 씨가 예수청년회, <기독일보>, <크리스천포스트>, <크리스천투데이>, 크로스맵 등 수 십 개의 기관으로 구성된 '공동체'의 '영적 리더'라고 증언하였다. 모든 의혹의 중심에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장재형 씨가 있었다는 말이다.

현재까지 '독립조사위원회'가 찾아낸 주요 혐의들은 다음과 같다.

1. 장재형 씨를 영적 리더로 추종하고 있는 예수청년회가 통일교의 원리강론과 유사한 교리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즉, 2천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그 사역을 실패하였다고 단정한다. 더군다나 자신들의 영적 리더가 재림주라고 가르친다.

2. 예수청년회가 중국 본토로 신속하게 영향력을 넓혔고, 주요 대학들마다 지부가 설립됐고, 통일교와 유사한 이단적인 가르침을 주장하고 있으며, 통일교와 그 아류들과 같이 그 단체에 한번 들어가면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당하며 권위적인 조직에 묶이고 탈퇴가 쉽지 않다.

3. 올리벳 대학교와 예수청년회가 <기독일보>와 더불어 동일한 비전을 공유하고, 어떤 경우에는 공통적인 전략을 사용하고, 인력을 공유하며, 다양한 자료들을 공유한다.

4. <기독일보>를 통해 자금력 확보를 시도한다.

이와 더불어 '독립조사위원회'는 중국 본토에서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이단성의 증거들을 확보하였다. 예수님의 초림이 실패였다는 주장이 중국 본토의 동부, 중부, 북부 지역에서 확인되었다. 예수청년회의 영적 리더인 특정 목사가 재림주라는 사실이 남부, 동부, 북부에서 드러났다. <도표참조>

 

예수청년회의 복음이 기존 교회들이 믿는 복음 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주장이 남부와 북부에서 목격되었고, 중부지역에서는 전통적인 교회들이 악마적이라고 매도했다는 것이다. 중국 본토 동부와 북부에서는 장재형 씨를 재림주로 가르쳤다는 것이다.

각 지부에서 "재림주가 왔다"는 고백을 한 사람들에게 특별대우가 있었다. 또 예수청년회를 탈퇴할 때 당사자와 가족까지 협박과 피해를 입었다고 중국 본토 전 지역에서 증언되었다.

한편 <기독일보> 고문을 지낸 라석위 목사는 장재형 씨가 <기독일보>와 분명히 연결되어 있다고 확신했다. 더 구체적으로, 중국어권 교회들에서 대표적인 지도자로 알려진 토마스 왕 목사가 지난 7월 17일 로스엔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장재형 씨, <기독일보>, 올리벳대학교, 예수청년회가 불가분리의 관계임을 천명하였다. 토마스 왕 목사는 '독립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역사신학적∙실천신학적 검토

본 글의 초두에서 지적하였듯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가에 대한 기독론적인 의혹과 혐의들은 반드시 실체가 규명된다는 점이다. 약 2000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산상수훈을 말씀하시면서 '열매로 알리라'는 말씀을 강조하셨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도 믿음과 행위를 설명하면서 기독교인들이 이신칭의의 과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종자의 나무로 태어난다고 하면서, 그 믿음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열매로 드러나는 행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기독교 역사에서 드러난 기독론 이단들, 예를 들어 단성론자들이나 양성의 혼합을 강조한 자들, 그리고 예수님의 인성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거나 반대로 신성만을 강조하는 등의 시도들이 있었지만 그 실체들은 거의 당대에 바르게 규명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은 2000년 교회 역사의 거울을 가지고 있다. 이 거울로 '독립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본다면 우리의 판단은 너무나도 명약관화할 것이다. 통일교의 아류들이 교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보게 된다.

장재형 씨가 1997년 이후 통일교와는 전혀 상관없는 행보를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당사자와 불가불리에 있는 기관들을 통해 이단적인 주장들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안 된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실체가 더욱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실천신학적인 견지에서, 필자 또한 역사의 현장에서 '사실이 아닌 것'과의 투쟁을 경험하고 있다. 필자가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때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친구는 필자를 반강제적으로 택시에 태워 여의도로 데리고 갔다. 어느 아파트로 데리고 갔는데, 그 친구가 그토록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이 바로 JMS의 정명석 씨였다.

당시 등골이 오싹해 지고 순간 두려움에 사로잡혔으나, 정명석 씨의 기도가 끝나고 나서 곧바로 정명석 씨를 회개시켜 달라는 간 큰 기도를 드리며 되받아 친 기억이 새롭다. 그 이후 정명석 씨를 중심으로 반사회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국가의 주요 기관에 그의 추종자들이 포진하여 막무가내로 그를 비호하고 나섰다. 그를 재림주로 믿고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자신들의 주인을 지키고자 하는 순교적 각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기독일보>를 접한 것은 먼저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서였다. 주변에 있는 여타 기독교 신문들과는 분명 차별이 있는 홈페이지였고, 기사 내용들도 참신해 보였다. 인터넷 상에서 만나던 <기독일보>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무가지 가판대에 있는 것을 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독일보>의 젊은 기자들과 처음 조우한 것은 필자가 강의하던 어떤 신학교에서다. 그들은 취재를 나왔는지 학교 책임자와 인터뷰를 했고 사진도 찍었다. 필자가 강의를 시작하자 무안할 정도로 많은 사진을 찍었다. 그 일을 계기로 시험적 차원에서 교회 관련 광고도 맡겨 보았다. 그리고 몇 번의 통화할 기회도 가졌다. 하지만 그들과 대화하면서 과연 그 젊은이들이 기독교 언론 매체의 기자들인가를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태도, 신앙 관련 용어, 돈에 대한 집착 등 모든 것이 개운하지 않았다. 아울러 인쇄비가 부족하다는 명목으로 교회는 물론이고 일대일로 후원자들을 확보하는 모습들을 보았다.

그런 와중에 장재형 씨가 세운 샌프란시스코 올리벳대학에 대하여 나름대로 알아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이 설립자면 자연스럽게 한국인을 대상으로 학생 모집을 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 학교는 중국어권 학생들이 절대 다수를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학대학원을 자체 운영하는 학교라면 더욱이 한국 학생들이 주요 타깃이 되게 마련인데 그렇지 않았다.

신학교에서 잔뼈가 굵은 필자의 견해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학교운영이었다. '독립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놓고 볼 때, 고의적으로 중국어권 학생들을 위주로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다. 한국 학생들을 상대로 했을 경우 순식간에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날 것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올리벳대학교의 학과 구성을 보면 '독립조사위원회'의 지적이 피부로 느껴진다. 신학, 저널리즘(언론), 음악, 아트와 디자인, IT학과 등이다. 이 모든 과목들이 젊은이들을 주 타깃으로 하여 대중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통일교와 그 아류들의 전략과 같이, 그들도 언론을 통해 대중들의 생각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의도된 목적을 성취하려 했을 법하다.

특히 IT학과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여론을 주도, 장악하려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나가기만 하면 벌떼 같이 덤벼들어 댓글 전쟁을 치른다. 그런 견지에서 오프라인 언론과 온라인 언론을 적절히 활용하려는 전략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된다.
 
거룩한 전쟁을 시작하며 제안하는 행동강령

독립조사위원회가 파악한 대로, 장재형 씨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그룹이 각 교회와 목회자들의 경쟁 심리를 이용하여 언론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음직하다. 교회와 목회자를 인터뷰 하여 사진과 함께 <기독일보>에 게재함으로 인간 속성 가운데 내재한 공명 심리와 대중성을 교묘하게 자극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립조사위원회'와 같이, 필자의 글도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들과 거룩한 전쟁을 치른 교회의 스승들처럼 우리도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못하는 진흙탕 싸움을 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리는 반드시 승리하기 때문에 그 결과가 기대되기까지 한다. '독립조사위원회'의 기조대로 필자도 몇 가지 행동강령과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이번 일을 계기로 의혹과 혐의를 받고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하여 포괄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 기독교 언론 매체를 표방하는 <기독일보>의 전제가 기성 교회의 이해와는 전혀 다른 교회론과 전혀 다른 교회의 머리 되신 주님(인간 재림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모든 재정적인 후원을 중단하고 해당 기사 자체의 등재를 거부하고 무단등재 시 항의해야 할 것이다.

3. 지역별 교회협의회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다른 주나 도시, 더 나아가 다른 국가들의 교회 지도자들과 정보를 교환해야 할 것이다.

4. 동시에 이단성을 의심 받고 있는 단체로부터 진정으로 회개하고 돌아오는 형제, 자매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고 실제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최은수 목사 / 북가주한마음교회 담임목사
-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 영국 스코틀랜드 University of Glasgow (Ph.D.)
-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역사신학 및 영성신학 교수 역임
- 버클리 연구 교수


 미주 <크리스찬투데이>(www.christiantoday.us) 2008년 8월 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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