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역성경 개정판>의 대원칙은 <개역성경>의 원래 뜻을 최대한 존중하고 철자법이 틀린 부분 그리고 뚜렷한 오역 그리고 현재 사용되지 않는 고어를 현대어로 바로잡는 것이었다. 따라서 <개역성경>을 받아드린 다면 <개정판>을 사용하지 못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대한성서공회 김호용 총무(64)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에서 <개정판>에 신학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상당히 당혹스러운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예장합동측은 <개역성경 개정판>이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판>은 기본적으로 번역이 아닌 개정이기 때문에 신학적 문제가 개입될 소지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예장합동측의 입장을 존중해 문제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 개정위원회를 다시 소집해서 함께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김 총무는 예장합동측이 <개정판> 작업에 자교단 신학자가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성서공회는 두 차례에 걸쳐 예장합동측에 신학자를 파송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예장합동측은 당시 정석홍 총회장 명의로 당시 함남노회 소속이며 전 총신대학원장 배재민 교수를 추천해 왔다"

한편 성서공회를 가르켜 진보적인 색체가 많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김 총무는 매우 아쉬움을 피력하고 있다.

"성서공회는 기본적으로 연합기관이고 번역작업 역시 연합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 성서공회가 특정한 신학적 색깔을 띠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동등하게 각 교단에서 파송된 위원들이 번역작업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서공회를 가리켜 진보적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다."

92년 파문을 일으켰던 <표준새번역성경>과 관련, 김 총무는 "강단용으로 제작된 것은 아니었다"고 전제하고 "나이를 떠나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본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작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성경공회> 등에서 새로운 성경번역이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예장합동측의 독자적 성경번역 작업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역시 안타깝다고 말한다.  

"꼭 하나의 성경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한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강단용 성경>이 하나라는 장점은 매우 큰 것이다. 그러나 교단이 자체적으로 성경을 제작한다면 그것을 말릴 수도 없는 게 성서공회의 한계다."

결국 김 총무는 "거대한 재원과 인력이 투입되는 성경번역 작업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연합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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