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서철원 교수(조직신학)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이 <개역성경 개정판>을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는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해 냈다. 예장합동측이 발표한 <개정판>관련 공고문에는 바로 서 교수가 지적한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다.

서 교수는 창세기 15장 6절의 '의'가 '공의'로 번역된 것은 신학적 무지의 소치라고 말한다. 즉 히브리어 '츠데카'는 '공의가 아니고 하나님을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의'를 말하는 것이고 '공의'는 '하나님의 선악 심판에 적용되는 용어'라는 것.  

"<개정판>은 과거 <표준새번역성경>과 비교해 신학적인 문제의 소지를 많이 피해 나간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목적어를 전부 주격으로 바꾸고 문맥흐름에 안 맞도록 바꾼 것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 교수는 <신학지남> 가을호에 창세기에서만 무려 173곳 마태복음은 41곳, 요한복음은 16곳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서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개정판> 전체에서 적어도 1000곳 이상은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 교수는 창세기를 검토한 결과 <개정판>이 △성경원문에 의존해서 개정한 것이 아니라 한글판에서 글자만 바꾸되 임의로 선별하여 조악하게 만들었다 △새로 번역한 경우는 다 최근 현대판 번역들에 의존하여 번역하였다 △성경의 근본의미를 완전히 변경하는 번역들도 있다 △성경본분과 떨어진 수정들을 하였고 조악하게 만들었으므로 우리 총회가 받을 수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서 교수는 "<개정판>이 원문 번역이 아닌 <개역성경>을 개정한 것이긴 하지만 원문과 의미가 다르게 번역됐을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개정판>에는 원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띤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 교수가 <개정판>이 원문을 대조하지 않았다는 실례로 요한복음 6장 35절을 들고 있다.

"요한복음 6장 35절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를 <개정판>은 "나는 생명의 떡이니"로 바꾸었다. 그러나 이 문장의 헬라어 원문엔 매우 강조하기 위해 '에고'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그냥 '나는 생명의 떡이니'라고 할 경우엔 '에고'가 필요 없게 된다. 즉 원문은 '나만이 생명의 떡'이란 의미다. 따라서 '나 만이 생명의 떡이다'라고 하지 못할 바에야 '나는 곧 생명의 떡이니'라고 강세를 두어야 한다."

한편 서 교수는 새로운 성경번역에 대해서 매우 신중한 표현으로 추진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성경번역은 많은 재원과 인적자원이 필요한 작업이다. 따라서 교단에서 새로운 성경번역을 추진하게 된다면 너무 급하지 않게 교단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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