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자랑하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그 교회의 50년에서 주역 맡아온 조용기 목사

지난 1958년 대조동순복음교회의 3년 목회를 시작으로 1961년부터 1973년까지 서대문교회, 그리고 1971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의도 시대를 이어왔다. 당시 대조동에서 전도사로 교회를 개척한 후에 오산리금식기도원 최자실 목사와의 협력으로 한국교회에 '성령운동'의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 대조동 천막 교회 시절.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그리고 이후 서대문으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순복음'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최자실 목사는 그의 장모가 됐다. 당시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평양신학교' 출신의 '장로교'가 주류였다. 장로교는 '경건'과 '권징'을 중심으로 하는 '엄숙'한 예배를 했고, 이에 반해 순복음은 그야말로 '통성기도'(큰 소리로 부르짖는 기도)를 앞세워 은사·성령·치유 등의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람들에게 낙심하지 말고 희망을 품으며,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살며, 입으로 '축복'을 선포하고, 인간을 망하게 하는 사탄의 계략을 질타했다.

또한 이런 조용기 목사의 메시지는 당시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과 맞물리면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몸과 마음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를 심어주었고, 사람들은 ‘그래 한번 해보자’는 결심으로 일어서게 됐다. 한국교회의 1970년대와 1980년대는 그야말로 '조용기'의 시대였다. 이미 지상파 방송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전이면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여과 없이 방영하기도 했고, 라디오는 물론, 세계 각국으로 전파를 송신하는 아세아방송, 극동방송 등에서는 조용기 목사의 설교가 아니면 별다른 콘텐츠가 없었을 정도였다.

이 밖에 조용기 목사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내며, 어떤 병이든지 손을 얹으면 낫고, 귀신을 쫓아내는 그야말로 '기적의 현장'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정기적으로 집회를 개최하는 오산리금식기도원에는 병을 치료받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고, 그 효과는 세계에도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도 직접 찾아와 기도를 받기도 했다.

이런 조용기 목사에게 한국은 너무 좁았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은사운동'과 '치유사역'을 하며 설교를 했고, 영어와 일본어·중국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하며 통역이 필요 없었던 조 목사는 그야말로 제 2의 빌리그래함이었다. 전도사로 교회를 개척한 지 20년 만인 1978년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이 10만 명을 넘었고, 1980년대에는 50만 명, 그리고 1990년대에는 70만 명을 넘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가 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된다.

조용기 목사의 변질, 영원한 권력을 탐하다

조용기와 조다윗, 이 두 사람은 같은 인물이다.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조용기 목사는 자신의 이름을 '조다윗'으로 바꾼다. 그 이유는 다윗을 존경해서라고 했다는데, 이에 대해 조 목사와 친분이 있던 고 신현균 목사(성민교회)는 생전에 한 집회에서 "조 목사가 다윗처럼 왕이 되고 싶은 욕심이 과한 것 아니냐"며 "지금도 기독교계에서는 왕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라고 충고를 했다.

이 때문인지 조용기 목사는 얼마 후 다시 이름을 조용기로 바꿨다. 이름을 두고 생긴 해프닝뿐 아니라 이 당시 조용기 목사의 행보에는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1999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임시총회에서 목사의 임기를 65세에서 70세로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이때 조용기 목사의 나이가 64세였다. 법적으로는 이듬해에 퇴임을 해야 했던 조용기 목사를 위해 총회가 총회헌법을 바꿔 준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하성은 지난 2004년 5월에 개최된 제53차 총회에서 또다시 헌법을 개정한다. 개정한 내용은 총회헌법 제 5장 35조의 '교회직분의 구분에 대한 조항'인데, "항존직은 목사, 전도사, 장로, 집사, 권사이며 그 시무는 70세까지로 하며 담임목사는 교회가 원할 경우 75세 까지 계속 시무할 수 있다, 전도사는 60세로 한다"

이는 기존의 조항인 "항존직은 목사, 전도사, 장로, 집사, 권사이며 그 시무는 70세까지로 하며 전도사는 60세로 한다"였다. 추가된 부분은 바로 "담임목사는 교회가 원할 경우 75세까지 계속 시무할 수 있다"는 부분으로, 다분히 조용기목사의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염두에 둔 개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조용기 목사의 나이는 69세 였다.

▲ 서대문 순복음중앙교회 시절.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장기 집권에 대한 욕심, 재산 축적 및 가족들의 비리로 이어져

조 목사의 개인적인 집권연장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00년에는 순복음교회 재산을 '재단법인 순복음교회'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대표 조용기'로 명의변경을 한 후, 모 은행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돈을 빌려 그 중 600억 원을 장남 조희준이 운영하는 '넥스트미디어'라는 회사에 대출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들의 모임인 '교사모'(교회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조 목사는 이를 주모했던 장로 4명에 대해 출교처분하고 10명을 제명했다. 그 후에 장남 조희준은 300억 원을 갚았지만 지난 2001년 증여세 25억 포탈과 회사공금 170억 원의 횡령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 원, 그리고 사회봉사명령 240시간을 선고받았다가 일본으로 도피한 후 붙잡혔으나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도 재산이 없던 조 씨를 위해 누가 50억 원의 거액을 대납했는지 의혹이 남아있다.

지나친 '기복'설교, 한국교회 고혈압과 당뇨병 유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그리고 무려 50년을 담임목사로 시무했던 조용기 목사는 이제 그 교회를 후임목사에게 넘겨주고 물러났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는 순복음재단의 각 요직을 고수하고 있고, 조용기 목사 또한 웬만한 재산권에서는 손을 떼지 않았고 설교도 계속한다고 했다. 섭정을 하겠다는 모양이다.

한국 사회, 그리고 교회의 어두운 자화상에는 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의 '기복적 성경해석'이 자리 잡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성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예화·사건·교훈 그리고 말씀 등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뿐 아니라 선별하는 과정에서도 전체 66권의 성경 중 극히 일부의 내용, 그것도 주로 '잘 된다', '복 주시는 하나님', '부요하게 하는 하나님', '영혼이 잘 됨 같이' 와 같은 듣기에 좋고, 부르기 좋고, 그렇게 되고 싶은 희망이 담겨진 메시지만을 전함으로써 정작 그렇게 '축복'과 '풍요'를 갈망했던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은 교만해서 야훼의 진노를 받았던 사실은 숨겼던 것.

지나치게 성경의 '밝은'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하나님의 의도' 중 극히 일부분만을 마치 '하나님의 본질' 인양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조용기 목사의 책임은 매우 크다. 그래서 한국 부흥사들이나 목사들 사이에서 떠도는 불문율 중 하나가 바로 "교인들에게 쓴 소리를 하지마라"다. 듣기 싫은 소리를 해서 괜히 기분 나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마도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과거 한국전쟁의 후유증을 치료할 당시에 필요했던 '희망과 소망'의 메시지는 그 시대에는 필요했을지 몰라도 지금 한국교인들에게는 글쎄다. 현대 한국기독교는 당뇨병 말기 증세를 보인다. 발가락이 죽어가는 데도 고통을 못 느끼고, 몸 속 혈관은 점점 막혀가면서 얼굴이 새하얗게 변하는 걸 '하얀 피부가 보기 좋다'고 진단하면서, 계속 '콜라와 사탕, 그리고 초콜릿과 비스킷'만 사다 주면서 비만과 고혈압, 그리고 당뇨를 더욱 심화시키는 어리석은 부모와 같은 한국교회.

▲ 건축 중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꿈은 '다윗', 현실은 '사울', '나단 선지자'가 돼주길

젊은 시절의 사울은 그야말로 잘 생긴 외모와 용맹, 그리고 지혜가 넘쳐서 하나님과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늙어가면서 왕좌에 대한 집착과 권력에 대한 탐욕, 그리고 어린 다윗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가면서 점점 상식 이하의 정신병적인 분열 증세를 보였다. 백성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저버린 채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미쳐갔던 사울 왕.    
   
지금, 광우병의 불안을 호소하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촛불 하나 들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백성들을 향해 "사탄의 조종"이라느니 "어린것들이 뭘 안다고"라는 따위의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면서, 같은 제정신이 아닌 대통령에게 충언은 고사하고 '지지와 아첨'으로 일관하는 조용기 목사는 자신이 되고 싶어 했던 '다윗' 왕 이 아니라 '사울' 왕과 같이 되고 있다. 어쩌면 지금 하나님의 얼굴은 조용기 목사를 외면하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 50년 간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대한 비판과 각종 루머, 그리고 조용기 목사에 대한 관심 등은 어쩌면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또 다른 형태일지 모른다. 이제 조용기 목사는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그래서 생전에 쌓았던 덕과 업적이 한 순간에 오욕으로 남지 않게 철저히 관리해야 할 때다. 다윗을 꿈꿨고 다윗이 되고 싶어 이름까지 바꿨던 조용기 목사, 그러나 다윗을 그야말로 성군 다윗으로 만들어준 인물은 '나단' 선지자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조용기 목사가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며 올바른 정치를 하도록 꾸짖어줄 나단과 같은 선지자가 돼주기를 늦었지만 기대해본다.

진민용/ 월간 <동서저널> 기획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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