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유 래

한가위란, 한 가운데라는 뜻으로서, 경상도 사투리 '가븐데'가 변한 것이라 하며(양주동, 이숭녕), 추석이란, '예기'의 '춘조월추석월(春朝月秋夕月)'에서 유래한 것이고, 또한 가배(嘉俳)라는 이름은 앞서 소개한 신라 유리왕 때의 '가무백희(歌舞百戱)'에서 유래한 것이다.(한가위가 대가배:大嘉俳에서 나온 말이라는 설도 있다.) 중국에서는 중추절, 일본에서는 십오야(十五夜)라 부른다.
이름이야 어떠하든, 아무튼 한가위는, 다음 절기속담들에 잘 나타난 것처럼 한 해 절기 가운데 가장 넉넉하고 풍성한 절기임에 틀림없다.

'오월농부팔월신선(五月農夫八月神仙)', '어정칠월 건들팔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일년 삼백예순날 한가위만 같으소서!'


② 풍 습

일년 열두달마다 매번 보름달이 떠오르는 법인데 왜 우리는 정월 대보름과 팔월 한가위 달을 그토록 중요시 한 것일까? 이 질문의 열쇠는 노동하는 농민들의 마음 속에 있다. 즉, 정월 대보름 달을 보며 올 가을 풍넌을 비는 마음, 그리고 팔월 한가위 둥근 달을 보며 풍년을 감사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듯 정월과 팔월은 열매를 향한 '기원-노동-감사'라는 끈으로 서로 연결된다. 그래서 그런지 한가위 풍습은 정월 대보름 풍습과 닮은 것이 많다. 첫째, 송편(나이떡)을 만들어 먹는 것이 그렇고, '소놀이', '거북이놀이', '사자놀이', '지신밟기'등의 놀이들이 그렇다.

거북이놀이 - 충청북도의 동북부 및 경기도 이천, 장호원 지방에서 행해지는 놀이로서(그밖에 경상도,전라도,강원도,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도 놀아진 흔적이 있다.), 여러 사람이 큰 거북이 한마리로 분장하여 집집마다 돌며, "동해의 거북님이 멀리 물결을 건너와서 이 곳 동네로 왔으니, 무엇이나 맛있는 음식을 주십시요..." 한다. 그러면 집주인은 미리 준비한 음식과 곡식을 내고, 모두 즐겁게 춤추며 논다. 이 때 곡식은 후에 마을 공공 사업을 위해 쓴다. 소놀이(황해도 황주지방 등), 사자놀이 등도 거북이놀이와 비슷하다.

활쏘기 : 이는 삼짇날과 추석날에 주로 행해지던 놀이로서, 특히 왕의 주재 아래 궁술대회를 열어, 여러 신하가 모인 가운데 관리들이 심신단련과 친목을 도모하는 목적이 있었다. 임진왜란 후 선조는 경복궁 동쪽담 안에 오운정(五雲亭)을 지어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활쏘기를 장려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이 민간 활터의 시초였다.

강강술래 : 한가위 놀이의 꽃은 뭐니 뭐니해도 역시 강강술래다. 이 이름의 유래는,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 혹 强羌隨月來)라 하여, '억센 오랑캐 떼가 물을 건너, 혹은, 달빛을 따라 쳐들어온다'로 풀어, 임진왜란 때 민간인들로 하여금 왜적침입을 경계시켰던 데서 유래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이는 순수한 우리말 놀이이름을 지나치게 한자어로 견강부회한 것이며, 사실상은 둥근 달빛 아래서 부녀자들이 역시 '둥근 수레바퀴처럼 감는다' 해서 '감감수레>감감술래>강강술래'로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노상회견 : 한가위 직후 가장 한가한 틈을 내어 친정 어머니를 뵙는다. 여유가 있으면 집에 다녀올 수도 있으련만, 사정이 허락지 않을 때에는 노상에서라도 만나 회포를 푼다. 이를 반보기라고도 부른다. 특히 전북지방에서는 잘 아는 부인들끼리, 심지어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서로 크게 예의 차리고 준비하고 할 것 없이 간소하고 편하게 노상에서 만나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1988년 한가위를 복원하여 여러 민속놀이와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③ 먹을거리

햅쌀로 빚어 햇콩, 팥, 밤, 대추 등으로 속을 만든 송편, 무와 호박을 섞어 만든 호박시루떡, 파란 햇콩가루를 무친 햅쌀로 빚은 인절미, 햇녹두로 만든 청포묵, 초가지붕 위 하얗게 열린 박을 따서 그 하얀 박속으로 만든 박나물, 영양가 높고 맛 또한 일품인 토실토실 토란국,,,,,!

<이 글은 '이정훈 칼럼'과 '문화'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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