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방의 한 도시에서 담임목사가 교회 담장을 당회에 의논없이 허물었다가 곤욕(?)을 치룬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이 교회는 시내 번화가에 위치에 있는데다가 좁은 통로로 인해 교인들 차량통행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통행에도 많은 불편을 끼쳐왔다.

이 목사는 이런 가운데 지금 사회적인 캠페인으로 실시되고 있는 '담장 허물기'에 동참할 겸해서 장로들과 상의하지 않은 채 무작정 교회 담을 허물고 말았다.

교회 담이 없어진 후 주민들은 일제히 환영해 마지 않았다. 당장 통행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급할 땐 주차까지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겼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실 이 교회 목사도 지역사회의 주민들로부터 교회에 대한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한 거사(?)였다.

하지만 결과는 목사가 주보에 실리는 목회칼럼을 통해서 다소 애교가 가미된 사과를 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장로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강하고 부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일은 이 교회의 목사가 오랜 기간 해외에서 생활하다가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국내 교회의 사정과 목회현실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빚어낸 결과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아직 이 교회 목사는 임시목사의 신분이며 이 일이 있기 전에도 교회 가로등을 임의로 철거했다가 "전임 목사의 정성이 담긴 것을 왜 함부러 철거했느냐" 하는 항의를 받고 교역자들이 대신 그 비용을 부담하면서 다시 설치했던 일을 상기하면 이 해프닝이 연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교회 담장을 허물 때 장로들과 한 마디 상의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목회의 작은 실수임은 틀림없지만, 교회가 자기 울타리를 허물고 지역사회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차원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런 물리적인 담장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끌어 앉기 위해서 마음의 담장을 허무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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