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말기 신사참배에 굴복한 목사들이 주기철 목사를 비난하기를 주기철을 율법주의자, 독선주의자로서 자기 혼자 천당에 가려고 교회와 양떼를 버리고 감옥에 가서 일하지 않고 공짜 밥만 먹는 삯꾼의 목사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필경에는 평양노회에서 그를 제명까지 하였다. 자기는 복음주의자로서, 신사참배를 했을지라도 양떼와 교회를 지켰으니 참된 목자라고 자기 범죄를 합리화하였다.

윗글은 기독교신문(인터넷) 9월 18일자에 올린 고영근 칼럼 중 일부이다. 칼럼을 읽다가 언뜻 지난 9월 19일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시무)에서 열린 예장통합의 총회 중 고시위원회 보고에 목사고시를 치른 전도사(목사후보고시생)의 양심고백이 생각이 났다.

고시위원회 서기는 총회장, 고시위원장, 서기에게 속달로 배달된 편지의 내용을 총회원에게 보고하였는데 목사후보고시생은 고시 중 요리문답과목에서 앞자리의 답안지를 본의 아니게 컨닝하게 되었고 그일로 양심에 가책을 받고 있던 중 총대로 총회에 가신 담임목사의 축하전화를 받고는 담임목사에게 고백하고 나 같은자는 불합격 처리돼야 마땅하니 합격을 취소해 달라는 간곡한 편지내용이었다.

보고를 접한 총회장은 일순 숙연한 기운이 감돌았고 이내 이런 사람이야말로 참목자의 자격이 있으니 합격시키자는 동의가 있었으나 양심선언자 자신의 양심을 위해 불합격 처리하였다.

신사 참배하고도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하려고 주기철 목사를 비난하고 제명까지 시킨 비열한 목사들--

본의 아니게 눈에 들어온 앞 사람의 답안을 한 개 쓰게 된 양심의 가책으로 이왕에 합격된 것을 취소해 달라고 눈물로 간청하는 목사후보고시생--

대비되는 사건 속에 내 양심은 어느쪽인가? 나는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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