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러 명의 여신도와 불륜 관계를 맺던 목사가 미국으로 건너와서 한인 교회에서도 똑같은 짓을 하다가 발각돼 최근 교회에서 떠난 사건이 벌어졌다.

박기만 목사(41)는 경기도 광명에서 사랑의빛교회(예장합동)를 개척해 목회하다가 작년 3월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들에 의해서 불륜 사실이 새어나오기 시작하자 교회를 사임했다. 박 목사는 작년 6월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올해 2월말까지 뉴저지사랑의교회에서 교육목사로 시무했다.

박 목사가 저지른 다양한 불륜 행각이 드러나게 된 것은 3월 초 뉴저지 일대에 있는 불특정다수의 교회에 출처를 알기 어려운 이메일이 살포되면서다. 메일은 대략 이런 내용이다.

“…박기만이라는 목사가 추잡한 성관계로 문제가 발발되자 미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했다. 인간적인 실수가 아니라 청년 시절, 전도사 시절부터 성추행을 일삼아온 사람이다. 현재 비자 기한이 만료되어 학생비자로 체류 중이다. 현재는 뉴저지에 있는 한인 교회서 교육목사로 들어가 영주권을 받으려 시도하고 있다. 또 같은 어학원에 다니는 다른 교회 여집사와 불륜을 맺고 있다….”

위 내용 외에도 박 목사의 인적사항은 물론이고, 그가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 그가 일하는 식당의 위치와 연락처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김 아무개 씨의 이메일 살포로 박 목사의 불륜 행각 드러나

수소문한 끝에 메일을 보낸 김 아무개 씨와 접촉할 수 있었다. 메일을 보낸 사람은 박 목사가 한국에서 시무하던 교회를 다니던 교인이었다. 그 교인은 박 목사의 추행에 관련된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었고, 관련된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기자를 만난 박 목사는 처음에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다가 위의 메일과 함께 구체적인 증거를 들이대자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으며, 3월 2일 뉴저지사랑의교회를 떠났다.

김 아무개 씨가 공개한 내용은 낯 뜨거운 것들이었다. 김 아무개 씨와 통화한 내용에는 박 목사가 한국에서 수년에 걸쳐 저지른 불륜 내용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었고, 미국에서도 다른 교회 여집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시인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심지어 박 목사가 쓰던 핸드폰에는 교회 사무실로 보이는 곳에서 남성의 성기를 촬영한 사진이 들어 있었고, 다른 여신도와 적나라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박 목사가 청년 시절부터 목회 활동을 하면서 성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의 이름도 거론되기도 했다. 대화에 언급된 여성만 8명이었고, 기간도 신학교 시절부터 미국으로 건너오기까지 일어난 일이었다. 박 목사가 스스로 “(내 인생에서) 섹스 얘기 없으면 쓸 게 없어. 난 그거 없으면 허접이잖아” 하거나, 김 씨가 박 목사에게 “하나님 일한다고 하면서 그런 짓 하는 게 겁나지 않냐”고 나무라자 “나도 겁나지만 절제가 안 돼”라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박 목사는 처음에는 모든 사실에 대해서 완강하게 부인하다가 관련 증거를 제시하자 대화에 언급된 내용 중 상당 부분을 시인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일(불륜)은 없었다”며 반박했다. 김 아무개 씨가 하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니까 거짓으로 둘러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목사 인터뷰 참조)

그러나 박 목사의 대답은 일관성이 없었다. 한국에서의 불륜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가, 젊은 혈기에 있었던 일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나중에는 목사가 된 이후에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자료를 가지고 추궁하자 목사가 되고 난 뒤엔 “딱 두 명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박 목사 결국 교회 사임

박 목사는 “목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교회에서 3월 2일부로 사임했다. 이제 목사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총회에도 연락을 해서 목사 옷을 벗고, 하나님을 믿는 한 개인의 신분으로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드러나기 전까지 박 목사가 시무하던 뉴저지사랑의교회 담임목사는 “너무 슬프고 참담해서 그날 바로 (박 목사를) 교회로 불러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있을 때) 여성도와 1년 동안 관계를 맺어오다가 이리 오게 됐다고 울면서 고백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원래 (박 목사가) 정식 사역자는 아니었다. 6개월 동안 참 충성스럽게 봉사하기에 교육목사라는 타이틀을 줘서 사역하도록 했다. (이번 일로) 함께 있을 수 없으니 떠나라고 했다”며 이번 일과 교회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설명했다.

기자는 예장합동 평안노회 서기 오준환 목사에게 관련 사실을 전하면서 확인을 요구했다. 오 목사는 “금시초문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 우리 노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사실로 밝혀지면 문제가 심각하다. 정치부가 모여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고 대답했다.
 
박지호/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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