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시작 - 도입부로 읽는 네 편의 복음서> / 모나 D. 후커 지음 / 양지우 옮김 / 비아 펴냄 / 168쪽 / 1만 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네 편의 복음서 도입부를 열쇠 삼아, 각 복음서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로 도달하는 길을 열어젖히는 책. 여성 최초로 세계신약학회 회장을 지내고, 케임브리지대학교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신약학자 모나 D. 후커가 썼다. 고대 세계 극작가들이 그러했듯이, 공동체가 한데 모여 귀로 듣는 문서였던 복음서 역시 도입부에서 이후 펼쳐질 내용의 핵심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러한 도입부를 분석해 복음서 읽기에 의미 있는 가이드를 제시한다. 1996년 9월부터 10월까지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느낌을 담아 평이하게 내용을 풀어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우리가 복음서를 읽을 때 자주 빠지는 유혹 중 하나는 여러 복음서 본문을 몽땅 합쳐서 각 복음서의 세부 사항을 짜 맞추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각각의 복음서 저자가 전하는 고유한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마르코의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마태오와 루가 복음서에 등장하는 유혹 이야기를 잊고 마르코의 본문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1장 '극적인 열쇠 – 마르코복음서 1:1~13', 41쪽)

"루가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복음서에 성령을 자주 언급하는 1~4장 이후부터 사도행전에서 다시 이를 언급할 때까지 성령에 대한 말을 매우 아낀다는 점입니다. 마르코와 마태오가 그렇듯 그는 예수 이야기를 전하면서 우리 스스로 결론을 끌어내도록 내버려 둡니다. 그의 설명은 매우 단순합니다. 아마도 루가가 예수의 말과 행적을 기록하며 사용한 전승에는 성령이 많이 언급되어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서 저자들이 자신이 가진 패를 보여 주고 이야기의 의미를 풀어낼 열쇠를 주는 곳은 바로 그들의 도입부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알게 된 것들에 비추어 나머지 이야기를 듣는 자리에 초대된 것입니다. 그러나 루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속편을 통해 교회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 또한 성령의 활동임을 계속해서 알려 줍니다." (3장 '영적인 열쇠 – 루가복음서 1~2장', 111~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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