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당은 2월 8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명을 통일민주당으로 변경했다. 통일민주당 김현욱 공동대표는 "기독교 명칭을 빼더라도 기독교 정신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뉴스앤조이-이찬민 기자] '기독 가치 중심의 경제 정당'을 표방하는 기독당(김현욱 대표)이 당명을 '통일민주당'으로 바꿨다. 기독당은 2월 8일 연지동 대호빌딩 당사에서 전당대회를 열었다. 당원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제녹색당과 합당하고 새 당명을 '통일민주당'으로 정했다. 김현욱 대표와 국민새정당 이현구 전 수석부대표가 통일민주당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김현욱 대표는 이날 합당한 국제녹색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정당 5곳 당원이 합류했다며 총 정당 8개가 합당한 셈이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과 김영삼이 1987년 창당한 통일민주당 정신을 계승하는 중도 보수 성향의 좌우 통합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2월 8일 선관위에서 '통일민주당'이라는 당명을 사용해도 좋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언급했다.

기독당은 2016년 총선에서 0.54%를 득표한 바 있다. 당시 전광훈 목사가 이끌던 기독자유당은 2.63%를 얻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두 당 지지율을 합치면 3%가 넘어 국회의원 한 명을 당선시킬 수 있었다. 기독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기독자유당과 합당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다른 정당들과 합당한 것이다.

왜 '기독' 이름을 뺐느냐는 질문에, 김현욱 대표는 최근 악화한 개신교 이미지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신학교 총장, 대형 교회 목사 등 교계 원로에게 물어봤다. 처음에는 바꾸라는 쪽과 그대로 가라는 비율이 5대 5였다. 그런데 최근 극우 집회가 이어지면서, 정당 이름에 '기독교'를 사용했을 때 오히려 예수님 영광을 가리고 기독교인 전체를 욕보인다는 의견이 늘었다. 이 때문에 당명을 바꾸라는 비율이 8대 2까지 기울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독교 명칭을 빼더라도 기독교 정신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민주당은 김대중과 김영삼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고, '기독 가치 중심의 경제 정당'을 표방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다른 정당처럼 '반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현욱 대표는 친시장·친기업, 한반도 평화를 중요시하는 중도적 입장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보수 정당이 너무 많다. 전부 '반문 연대'다. 우리는 (남북문제 등) 현 정부가 잘하는 부분은 칭찬할 거다. 그렇다고 친문 정당도 아니다. 친문 세력에 반감을 사지는 않겠다. 문재인 하야 같은 표현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독자유당과 합당할 의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처음부터 아무 조건 없이 같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금도 기독자유당이 통합을 제안하면 조건 없이 같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문 정서를 같이하지 않으면서도 기독자유당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단 상대방을 극우나 좌파라고 해 버리면 대화가 안 된다. 만나지 않으니까 오해가 생긴다. 대화를 나누면 오해도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욱 대표(오른쪽)는 최근 극우 집회 영향으로 기독교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당명 변경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기독자유당이 통합을 제안하면 지금도 조건 없이 같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김현욱 대표는 최근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변인 이은재 목사를 고소한 일과 관련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이은재 목사는 김현욱 대표가 새에덴교회 장로라는 이유를 들어, 소 목사가 기독자유당을 방해하고 보수 분열을 야기한다는 취지로 공격했다.

김 대표는 "교회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2020년 1월 1일부로 교회를 나와 '프리랜서 장로'가 됐다. 소 목사와는 철학과 사상도 다르다. 목사-교인 관계일 뿐 정치적으로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통일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 11명도 선출했다. 김현욱 대표는 원외 정당이라 재정이 어렵고, 직원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최고위원들이 재정적으로 후원해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며, 이들이 1인당 1000만 원씩 당비를 납부하도록 했다. 통일민주당은 김현욱 대표를 비롯해, 제주 서귀포에 출마 의사를 밝힌 박예수 목사 등 지역구 후보 40여 명을 배출할 예정이다.

국민새정당은 기독당과 정식 합당한 것이 아니라, 이현구 수석부대표 등 일부 당직자만 이적한 것으로 확인돼 관련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2월 10일 오후 12시 40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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