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곽승연·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전광훈 대표회장) 대변인 이은재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목사는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문재인 퇴진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소 목사를 향해 '공산주의자', '주사파', '친정부 목사'라고 비방해 왔다.


소강석 목사는 1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은재 목사가 "계속해서 나를 향하여 말도 안 되는 공격을 하고 있다. 전혀 사과도 없고 계속 잘못된 사실을 반복하며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한국전 참전 용사 초청 행사를 기획해 14년째 행사하고 있고, 종교인 과세 때문에 진보 진영으로부터 온갖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 나도 똑같은 보수 우파에 서 있는 사람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명예훼손을 하면 안 된다"고 썼다.


이은재 목사는 "나를 고소한 건 한기총과 전광훈 목사를 고소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곽승연

이은재 목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소강석 목사 비난에 열을 올려 왔다. 12월 15일 청와대 앞 집회에서 "소강석 목사가 전광훈 대표회장 애국 운동에 가장 분탕질하는 자로 선정됐다", "자기 교회 장로를 내세워 우리 기독자유당을 분탕질하기 위해 기독당을 만들었다", "소강석이 북한 주사파고 자금을 동원해 북한에 보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20일에는 한기총 이름으로 '소강석 목사는 왜 주사파인가'라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 목사는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서도 계속해서 소 목사를 비난했다. 2월 5일 한기총 사무실에서 만난 이 목사는 "나를 고소한 건 한기총과 전광훈 목사를 고소한 것과 같다. 전광훈 목사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가 주사파인 이유가 있다면서 기독당(김현욱 대표)을 언급했다. 이은재 목사는 "지난 총선 때 기독자유당은 2.64%, 기독민주당(현 기독당)은 0.5%를 얻었다. (기독당 때문에) 정당 득표율 3%를 못 넘었고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기독당 설립 과정에 소강석 목사가 개입했다. 김현욱 대표가 새에덴교회 장로라는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기독당이 이번에도 총선에 나온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목사는 "기독자유당 표 깎아서 국회의원 못 되게 하려는 것 아닌가. 만약 기독자유당을 막기 위한 저의가 있다면 그것은 공산주의 정부를 돕는, 우파를 가장한 주사파 세력"이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가 문재인 정부 눈치를 본다고도 했다. 이 목사는 "현 정권이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고, 경제를 파탄 내고, 국가 안보를 허물고, 외교 동맹을 파기시키고 있는데, 목사라면 쓴소리를 해야 한다. 전광훈 목사처럼 '공산주의 싫다. 반대한다' 말해야 하는데 소강석 목사는 가만히 있다"고 말했다.

차라리 다른 교회 목사들처럼 입을 다물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소 목사는 전광훈 목사를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소 목사가 지난해 12월 19일 '국민 미션 포럼 – 초갈등 사회 한국교회가 푼다'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소 목사는 "교회는 대통령, 권력 기관, 사회문화가 잘못되면 비판하되 합리적 대화로 풀어 가야 한다. 교회가 날마다 광장 집회만 주도하면 안 된다. 그것보다 먼저 합리적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재 목사는 대화 내내 소 목사를 '좌파'라고 말했다. 기자가 "소 목사가 좌파면 대한민국 목사 90%가 좌파 아니냐"고 묻자, 이 목사는 "소강석 목사는 보수가 아닌 '위장 보수'다. 정말 보수라고 한다면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통해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광훈 목사 쪽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가 광화문 집회에 나온다면 얼마든지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소강석 목사가 전광훈 목사 옆에 서 있기만 하면, 고소 취하 상관없이 내 모든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 것이다. 하지만 소강석 목사는 좌파이기 때문에 절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재 목사는 소강석 목사가 광화문 집회에 나온다면 얼마든지 사과하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독당과 아무 관련 없어
대통령 잘못하면 표로 심판해야
상식선에서 비판 안 하면
교회는 혐오 세력 될 것"

소강석 목사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은 분명한 보수 우파이기 때문에 "소 목사는 좌파"라는 이은재 목사의 주장은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아무리 싫어도 합리적인 선에서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어찌 됐든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뽑은 대통령이다. 나중에 표로 심판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교회는 상식선에서 비판해야 한다. 성경적 진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으로 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혐오 세력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당도 자신과 아무 상관없다고 했다. "나와 우리 교회는 기독당과 아무 관련이 없다. 김현욱 대표는 우리 교회 출신이 맞지만 더는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기독자유당을 방해하기 위해 내가 기독당을 만들었다는 건 가짜 뉴스다"고 말했다.

광화문 집회에 나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소 목사는 "남자답게 화끈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가지고 왜 전제 조건을 붙이는지 모르겠다. 가짜 뉴스를 가지고 더 큰 가짜 뉴스를 생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어쩔 수 없이 고소한 것이다. 광화문만이 애국의 시금석은 아니다. 사과를 받기 위해 광화문에 나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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