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찬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또 당선됐다. 전 목사는 "목숨 걸고 주사파를 척결하고 반기독교 문화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1월 30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31회 총회를 열었다. 이날 한기총 측은 153명이 참석했다며 개회를 선언했다. 회의를 주재한 전 목사는 30분 넘게 정부를 비난하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남로당 잔존 세력이 6·25, 4·19, 민주화 운동 시기마다 튀어나오더니 이제는 청와대와 검찰·경찰·법원을 점령했다. 문재인 정부가 전방 사단을 해체해 인민군이 내려올 통로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북한 여행을 자유화해 청년들 배낭에 달러를 실어 가려고 한다. (중략) 나는 선지자다. 앞으로 될 일을 미리 말한다. 문재인 주사파 정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하려 하니 막아야 한다. 나를 찍어 달라"고 말했다.

한기총 전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성남교회 원로)는 전 목사를 적극 지지했다. 이 목사는 "한기총 설립 목적은 공산주의를 배척하는 것이다. 한기총 정체성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전광훈 회장이 이승만 광장(광화문광장)에서 대대적으로 집회를 열면서 전 국민이 한기총을 알게 됐다. 모두가 만장일치로 전광훈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추대하는 아름다운 일이 세워지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대들은 기립 박수로 전광훈 목사를 26대 대표회장으로 추대했다. 전 목사는 "한기총 이름을 걸고 하는 모든 일을 위임해 달라. 애국 운동 전권을 주면 목숨 걸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총대들은 기립 박수로 전광훈 목사를 한기총 대표회장에 다시 추대했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한국교회연합(한교연·권태진 대표회장)과 통합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전 목사는 "한교연과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한 달 안에 완전한 통합을 이뤄내겠다. 양쪽이 날짜를 잡아 연합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교연과 통합하더라도 대표회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통합한다고 해도 내가 사퇴할 일은 없다. 최소 공동대표 체제로 갈 것이다. 나에게 (한기총을) 나가라고 하면 통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회의 도중 발언권을 요청한 한 회원은 전광훈 목사에게 "하나님 까불지 마" 발언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했다. 전 목사는 "이미 다 해명한 부분이다. 애국 운동 연설 도중에 나온 말이다. 예수님도 '독사 새끼들아'라고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말 자체로만 따지면 안 된다. 걱정 끼친 것에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답했다.

이날 한기총은 기독자유당(고영일 대표) 253개 지역위원회가 회원 단체로 가입하는 것을 허락했다. 발언을 요청한 이용규 목사는 "253개 지역위원회가 가입비로 각 500만 원을 내고 매년 200만 원을 회비로 납부하면 한기총 재정난이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연임에 성공한 전광훈 목사는 "주사파 척결과 반기독교 문화 제거에 목숨을 걸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 연임과 관련해 한기총 회원들은 여러 반응을 보였다. 총회에 참석한 한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전광훈 목사님이 대표회장이 돼야 한다. 선지자적 마인드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말이 거칠고 사회적으로도 말들이 많지만 전 목사님만 한 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한교연과 통합하겠다고 한 전 목사 공약이 참 좋다. 교회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 도중 전광훈 목사에게 "하나님 까불지 마" 발언 해명을 요구했던 목사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전 목사가 한기총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나님 까불지 마' 발언에 대해 전 목사가 해명하고 사과했으니 됐다"고 말했다.

한기총 내부에도 전광훈 목사를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한 목사는 "마음속으로는 (전 목사를) 반대했다. 북한과 계속 대적하려 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정부를 공산주의라고 하기 때문이다. 북한과 싸우면 핵무기 터지고 나라는 개박살 날 것 아닌가. 북한과는 계속 대화하며 설득해야지 싸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 지지자들은 1인 시위를 방해하고 취재진을 위협했다. 뉴스앤조이 이찬민

회의장 바깥에서는 전광훈 목사를 반대하는 1인 시위도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김종준 총회장) 소속이라고 밝힌 목사는 "전광훈 목사는 거짓 선지자다. 이단의 말을 한다. 하나님은 이념을 초월하신 분이다. 기독교인으로서 함부로 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게 옳은 모습이냐"고 외쳤다.

전광훈 목사 지지자들은 시위하는 목사를 둘러싼 채 "빨갱이 새끼", "북한으로 가라"고 비방했다.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는 "맞고 싶으냐"고 위협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전광훈 목사를 취재하려는 취재진을 방해했다.

이단 해제 대가로 전광훈 목사에게 돈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는 이날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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