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지지해 온 전광훈 목사가 결별을 선언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함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를 이끄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자유한국당에 결별을 선언했다. 보수·우파 시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집회에 참여하는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천을 받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로 가면 4·15 총선에서 패할 게 분명하다며 독자 행보를 걷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설날인 1월 2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문재인 퇴진 집회에서 "문재인이가 내려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자유한국당 때문이다. 작년 연말에 힘 한번 써 보지 못하고 공수처법, 선거법, 예산안 처리를 넘겨줬다. 우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목숨을 걸고 애국 운동을 하는데, (자유한국당은) 안 나온다. 좌파 빨갱이 종북주의자들이 촛불 시위할 때 봐라. 그들이 집회할 때마다 정치인들이 앞자리에 앉아 있다. 도대체 우리 정치인은 왜 못 하느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전 목사는 "우리는 문재인을 끌어내리려고 하는데, 황교안 대표는 영수 회담을 하자고 한다. 정신 나갔어, 정신 나갔어. 황 대표는 착하고 신앙도 좋은데 밑의 간신배 말만 듣는다. 광화문 집회 말을 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 우파 승리를 위해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앞세우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기도하다가 결단을 내렸다. 우리 대장 김문수를 앞세워 4월 15일 총선에서 200석을 만들어 문재인을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김 지사는 이 시간부터 자유 우파 국민을 이끌어 반드시 200석 이상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은) 숫자가 모자라 (3대 법안이) 통과됐다고 한다. 108명이 적은가. 민주당은 70석일 때도 자기들 마음대로 했다. 숫자가 문제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 죽을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위해 죽을 사람은 김문수 하나밖에 없다. 역사의 분기점을 만들어야 한다. 황교안 지원한 것보다 10배 이상 지원할 테니 책임지고 나라를 지켜 달라"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김문수를 대장으로 세우는 데 동의하면 일어나 달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일어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전 목사는 "나도 대한민국을 위해 죽겠다. 여러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죽겠다. 4월 15일 총선에서 우리는 이미 이겼다. 싸움 잘하는 30~40대를 뽑아 빨리 정당을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문수 전 지사도 자유한국당을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퇴진 집회에 참여해야 하는데 '극우 세력', '과격한 세력'이라는 이유를 들어 선을 긋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주사파 빨갱이 기생충들이 여의도 국회 과반을 점령하고, 공수처법 예산안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모든 법률을 날치기했는데, 배지 떼는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과거 야당은 70석이 돼도 목숨 걸고 싸웠는데, 지금 (자유한국당은) 108석이나 되는데 왜 못 싸우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재인과 확실히 싸울 정당이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전신 새누리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동참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민주노총, 전교조, 언론노조, 민주당, 정의당, 민중당과 모든 시민단체가 죄 없는 박근혜를 마녀사냥하고, 인민재판하면서 촛불로 대한민국을 불태웠다.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탄핵에 동참하면서 깨끗한 대통령을 32년형이나 받게 했고, 서울구치소에서 3번째 설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토요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광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위해 울고불고 기도했는데 구제 불능이다. 이제 우리 힘으로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낼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너알아TV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와 태극기 세력
힘 합쳐 문재인 끌어내려야"

집회 참가자들은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 전 지사를 적극 지지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집회에도 평소 집회처럼 1~2만 명이 참석해 문재인 퇴진을 외쳤다. 전·현직 보수 정치인들도 참석해 발언했다. 미래를향한전진4·0 이언주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대한민국 젊은이들 미래를 말아먹고 있다. 절대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가족에게) 말씀해 달라.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다면서 사기를 쳤다. 연금과 보험은 계속 올려서 나라 재정이 완전히 축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대표는 "여러분이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리고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주축 세력이며 미래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전광훈) 목사님과 모든 태극기 세력이 합쳐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자. 여러분은 혁명군으로서 문재인을 끌어내려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언급했다.

자유총연맹 김경재 전 총재는 "자유 대연합 내지 민족 대연합을 이뤄서 문재인 정권을 정치적으로 깨부숴야 한다. 강력한 연합을 도모해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건 역사적 과업이다"고 말했다.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란 노래를 개사해 부르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네'를 '애국하기 딱 좋은 날이네'로 바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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