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변승우 목사(사진 오른쪽)가 담임하는 사랑하는교회가 수억 원을 한기총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경찰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에게 수억 원을 건넨 사랑하는교회(변승우 목사)를 지난해 11월 압수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기총은 경찰서장을 고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경찰은 지난해 초 전광훈 목사 측 계좌로 수억 원이 입금된 내역을 파악하고, 변승우 목사를 이단에서 풀어 준 대가성 금품이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한번 압수 수색한 적 있는데, 한기총이 고발로 맞대응하더라. 혜화서장과 담당 수사관이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고발했다"고 말했다.

압수 수색은 사랑하는교회가 당했는데, 고발은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명의로 했다. 한기총은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을 선임해 혜화경찰서장과 수사관을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로 고발했다. 경찰이 사랑하는교회 측에 한기총 송금 자료와 근거 자료 등을 제출하도록 강요하고, 피해자들을 두렵게 해 정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사랑하는교회와 변승우 목사가 한기총에 헌금을 낸 단순한 참고인이라며, 송금 자료를 제시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종교의자유 침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상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면 압수 수색 영장을 통해 제출하게 해야 하는데, 경찰이 변 목사 아내와 총회 사무 담당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고도 했다.

한기총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고발했다고 했다. 대변인 이은재 목사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회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으니까 한기총이 보호하기 위해 고발한 것이다. 왜 개교회 회계장부를 경찰이 달라 하는가. 그런 건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하는 거다. 정교분리 원칙에도 위배된다. 혐의가 있으면 교회 회계장부를 다 뒤질 거냐"고 말했다.

이 목사는 사랑하는교회가 얼마나 헌금했는지 모르지만 대가성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단 해제는 전광훈 목사가 한 게 아니다. 길자연·이용규 대표회장 시절 한기총에서 했다. (전 목사는) 회원으로 받아 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음모론도 제기했다. 이 목사는 "현 정부가 전광훈을 죽이려고 한다. 경찰 수백 명이 전광훈을 끌어내기 위해 이 짓을 하고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문재인) 정권은 끝장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목사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사랑하는교회 관계자는 이단 해제를 대가로 돈을 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다"고 짧게 말했다.

경찰은 대가성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전광훈 목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전 목사는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월 29일 출석하라고 재통보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가 변승우 목사 측에게 수억 원의 금품을 받은 사실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은 21일 <노컷뉴스>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사랑하는교회에서 거액을 보낸 시점은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직후였다. 당시 전 목사는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지정한 변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했고, 변 목사와 사랑하는교회가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부흥 총회를 한기총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한기총은 지난해 4월 변승우 목사와 변 목사가 소속된 교단을 회원으로 받아 줬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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