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한국연구재단(노정혜 이사장)이 1월 8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유 아무개 교수 저서 2권이 표절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유 교수는 2016년 6월 교내에서 표절 의혹을 받기 시작했다. 문제가 된 저서는 <평화와 미래: 노벨 평화상에 나타난 평화주의>(2010), <뇌신학과 윤리>(2013)다. 감신대는 2권을 대상으로 1·2차 조사를 진행했다. 2016년 7월 1차 조사에서는 표절이라고 봤지만, 2019년 1월 2차 조사에서는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제보자는 학교 판정에 불응하고 지난해 2월 한국연구재단에 직접 조사를 요청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근 1년 만에 유 교수 저서가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윤리위원회는 두 도서가 교육부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서 규정하는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평화와 미래: 노벨평화상에 나타난 평화주의>에서 유 교수의 이전 저작물에 있는 내용을 출처 표시 없이 중복 게재한 부분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가 실제 서적들을 비교한 결과, 일부 내용이 똑같았다.

<뇌신학과 윤리>에서는 다른 학자의 저서에서 일반적 지식으로 간주될 수 없는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간접 인용한 부분이 발견됐다.

두 저서는 유 교수가 한국연구재단에서 각각 618만, 3150만 원을 사업비로 지원받아 발표한 연구물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국가 연구비를 지원받아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자는 자신 및 타인의 선행 연구와는 학술적으로 질적 차이가 있는 새로운 성과를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한국연구재단 지원 과제 연구 결과물로서 갖춰야 할 신규성과 독창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핵심은 출처를 누락한 행위로서, 타인의 중요한 연구 내용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하거나 피조사자의 여러 저서에 걸쳐 이미 발표된 내용의 상당 부분을 마치 처음 발표하는 것처럼 해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 지원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연구 결과물을 제출하는 악의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유 교수에게 지원한 연구비를 환수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유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월 14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쓴 글이 연구 윤리 기준에 상당히 못 미친다는 결정이 나왔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엄격한 판단을 존중한다. 당시 관행에 따라 열심히 썼다고 생각했지만, 그때 연구 윤리 의식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자중하는 심정으로 연구 윤리 기준에 부합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유 교수는 "비판이나 지적을 피하지 않겠다. 학교와 한국연구재단이 이후 어떤 조치를 내리든 겸허히 따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하나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심정이다. 이 일을 계기로 학계에 연구 윤리를 준수하는 문화가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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