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곽승연 기자] 법원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의 '모략 전도', 즉 신분을 속이고 접근해 신천지로 끌어들이는 포교 방식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일명 '청춘 반환 소송'으로, 충남 서산 지역의 신천지 탈퇴자 3명이 사기 포교에 속아 허비한 세월과 돈을 보상해 달라며 신천지에 위자료를 청구한 소송이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민사1단독 재판부는 1월 14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선고에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홍연호 대표) 회원 등 15명이 참석했다.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A와 전피연 회원 한 명은 서로 두 손을 꽉 잡고 선고 결과를 들었다. 판사가 신천지 전도 방법이 위법하다고 인정하자, 고요했던 법정 안에는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판사는 모략 전도가 왜 위법한지 설명했다. "신천지 서산교회가 다른 교회 신도를 상대로 신천지 소속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은 채 접근하는 전도 방법이 종교의자유를 넘어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위법성이 있다"고 했다.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나 성경 공부를 명목으로 신천지 교리를 공부하게 하고, 교육을 받을 때도 신분을 속인 신천지 사람이 함께해 피전도자가 세뇌될 때까지 옆에서 관리한 것 등을 예로 들었다.

재판부는 전도 방법의 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는 일부만 인용했다. 원고 세 명 중 A를 제외한 두 명은 모략 전도 상황에 대한 구체적 입증이 부족하다고 했다. 결국 A에게만 위자료 500만 원을 인정하고, 나머지 두 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전국신천지피해연대 회원들은 기자회견에서 "포기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돌아온다"고 외쳤다. 뉴스앤조이 곽승연

청춘 반환 소송을 이끈 전피연은 재판이 끝나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연호 대표는 "신천지의 대표적 포교 방법인 모략 전도가 위법행위가 되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모략 전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신천지의 발목을 잡아 광적인 포교를 중단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다. 신천지뿐 아니라 사이비 종교 사기로 피해를 봤다면 법적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귀중한 판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탈퇴자들에게 청춘 반환 소송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A는 기자회견에서 "이 판결은 신천지 내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 기자회견 장소에도 신천지 내부인 여러 명이 곳곳에서 지켜보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 서산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이 탈퇴 과정에 있다. 앞으로 유사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 변론을 맡은 소송 대리인은 1월 1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판결은 신천지가 그동안 해 온 모략 전도가 범죄행위로 인정됐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소를 통해 1심에서 인정받지 못한 나머지 탈퇴자들의 모략 전도 여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변호사는 이번 사건 외에도 또 다른 청춘 반환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전도 대상자인 '열매'와 그를 속여 신천지로 이끈 인도자가 동시에 탈퇴해 신천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 경우 모략 전도의 구체성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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