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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향린교회 '불온 단체' 지정"…한국기독교장로회 "비인간적·탈법적 행태" 정면 반박
"경제 권력으로 신앙의자유 침해한 사태…사죄할 때까지 책임 물을 것"
  • 이찬민 기자 (chans@newsnjoy.or.kr)
  • 승인 2020.01.14 13:37

[뉴스앤조이-이찬민 기자] 삼성이 향린교회(김희헌 목사)를 '불온 단체'로 지정한 것을 두고, 소속 교단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육순종 총회장)가 총회 차원에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문을 1월 12일 발표했다.

<한겨레>는 작년 12월 26일, 삼성 미래전략실이 2013년 계열사 임직원들의 '기부금 공제 내역'을 불법으로 열람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향린교회를 비롯해 환경운동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을 '불온 단체'로 이름 붙이고, 여기에 후원한 386명의 명단을 정리해 문건으로 만들었다.

기장 총회는 "또다시 드러난 삼성의 불법과 탈법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자의적이고 신빙성 없는 이념의 낡은 틀로 민주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단체들과 종교 단체, 특히 기장 소속 향린교회를 불온 단체로 지정해 사찰과 감시를 지속해 온 일은 지탄받아 마땅하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라고 반발했다.

삼성의 반노동적 행태도 비판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지향한다는 삼성의 오늘은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과 권력을 등에 업은 탄압의 결과였다. 끝없이 드러나는 삼성의 비인간적이며 탈법적인 행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기장 총회는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의 낡은 관행과 문화를 바꾸고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삼성이 진정한 사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이해할 만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교단 차원에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삼성의 '불온, 종북 좌파' 블랙리스트와 불법 사찰에 대한 입장

또다시 드러난 삼성의 불법과 탈법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자의적이고 신빙성 없는 이념의 낡은 틀로 민주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단체들과 종교 단체, 특히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향린교회를 불온 단체로 지정하여 사찰과 감시를 지속해 온 일은 지탄받아 마땅하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지향한다는 삼성의 오늘은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과 권력을 등에 업은 탄압의 결과였습니다. 끝없이 드러나는 삼성의 비인간적이며 탈법적인 행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자본 권력으로 시민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욕망을 끝내 버리지 못한 습성은 촛불 혁명으로 더욱 성숙해진 우리의 시민 의식을 간과하는 오만입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린 채 가장 저열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가부장적이고 전근대적인 노사관, 끊임없는 노조 파괴 공작을 벌여 온 삼성은 놀랍게도 신빙성 없는 일개 단체가 작성한 리스트를 그대로 활용, 수년간 불법 사찰과 탄압을 해 왔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들 스스로 세계적 기업답지 못한 낡은 이념의 틀에 매여, 족쇄를 채우는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맥락에서 이번에 드러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와 소속 향린교회에 대한 불법 사찰과 종교의 양심과 자유를 탄압한 행위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방기는 차치하고라도 삼성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과 그 이후의 행보는 위험의 사회화, 이익의 사유화라는 나쁜 재벌의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전형입니다. 퇴행적인 기업 문화를 온존시키는 소유 구조, 기술 혁신과도 어울릴 수 없는 기업 구조와 문화, 위기 시에 그 위기를 또다시 사회나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겠지만 스스로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서 삼성도 존속이 위태로울 것입니다. 마침 노조 파괴 행위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삼성준법위원회 개편으로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반길 일입니다. 그러나 과연 삼성이 변화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진정으로 환골탈태하기를 바랍니다.

경제 권력으로 건전한 민주 시민사회의 정치적 자유와 양심의자유, 신앙의자유를 침해한 사태에 대해 모든 국민 앞에 엄중히 사죄해야 합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향린교회를 '불온, 종북 좌파' 리스트로 매도한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사찰 대상이 되어 헌법이 보장한 양심과 자유를 침해당한 사원들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의 낡은 관행과 문화를 바꾸고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삼성이 진정한 사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이해할 만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교단 차원에서 엄중히 책임을 묻겠습니다. 다시 한번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답게 바로 서기를 바랍니다.

2020.1.12.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육순종
총무 이재천
교회와사회위원장 최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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