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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보수 우파는 전광훈 목사를 지지할까
"한반도 평화, 소수자 공존 분위기에 위기의식…막말 지금보다 거세질 것"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12.24 10:52

(사)평화나무가 '전광훈 현상'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 평화나무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거침없는 정치 행보와 막말로 2019년 말 한국 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개신교와 태극기 부대를 결집해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를 11회나 개최했다. 경찰 수사와 연일 계속되는 욕설·비방, 신성모독 논란에도 전 목사의 기세는 등등하다.

(사)평화나무(김용민 이사장)가 '전광훈 현상'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12월 23일 서울 마포구 벙커1교회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최형묵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장), 김성회 소장(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조믿음 대표(<바른미디어>), 권지연 센터장(평화나무)이 패널로 나섰다.

올해 초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 전광훈 목사는 바로 반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권으로 규정하고, 국가를 북한에 갖다 바치려는 문재인 정권과 한국교회는 함께 갈 수 없다며 하야를 요구했다.

최형묵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갈등과 대결 구도를 통해 '편 가르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한 소수자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화되는 걸 보고 (보수 개신교가) 위기를 느꼈다. 갈등·대결 구도를 강화하는 편 가르기에 편승해 숱한 타자를 정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 목사가 이끄는 퇴진 집회에서는 '반공주의'뿐 아니라 '반동성애', '반이슬람' 구호가 함께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 목사는 "이분이 믿는 하나님이 과연 성서에서 가르치는 하나님과 동일할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차별과 배제에 앞장서는 보수 개신교와 황교안 대표의 공통점도 언급했다. 최 목사는 과거 황 대표의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한 것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발언을 지적했다. 사실 자체를 왜곡한 경악할 만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최 목사는 "성경이 가르치는 기여의 원칙을 넘어선 하나님의 정의를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 시
3% 넘으면 최소 5석
"종교의자유 이유로
혐오 발언 더 내뱉을 것
광풍에 맞서 연대해야"

문재인 대통령 퇴진 집회를 이끌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보수, 우파 진영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 반대는 기독자유당(고영일 대표) 공약이기도 하다. 기독자유당은 내년 총선에서 원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3%·10석 정치 세력화를 목전에 둔 전광훈 목사류'를 주제로 발제한 김성회 소장은, 전 목사와 기독자유당이 동성애와 이슬람을 적극 이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하면 '동성애자들을 격리하는 법을 만들겠다', '동성애를 국가 질병으로 분류하고, 메르스나 한센병처럼 격리 치료하겠다'는 등 혐오 발언을 종교의자유로 포장해 더 많이 내뱉을 것이다"고 했다.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독자유당과 같은 군소 정당에 유리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소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기에 (지지율) 3%만 넘으면 지역구 없이도 최소 5석은 만들 수 있다. 기독자유당·우리공화당을 시작으로 수많은 군소 정당이 이번에 명함을 내밀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보수 개신교의 차별·혐오 광풍에 맞설 수 있는 단체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소장은 "평화나무, 벙커1교회, <뉴스앤조이> 등 광풍에 맞서는 많은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한다. 이들과 연대하고 교류하는 가운데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질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계시 강조하는 전광훈
이단·사이비와 유사"
막말 파동에도
광고·기사 게재한 교계 언론들

전광훈 목사가 비난 세례를 받는 주된 이유는 막말이다. "광화문 집회에 안 나오면 생명책에서 지우겠다", "하나님이 문재인 심장마비로 데려가실 것", "하나님 까불지 마! 까불면 나한테 죽어" 등 발언은 논란을 낳았다. 과격한 발언은 이단 시비를 불러오기도 했다.

이단·사이비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전광훈 목사 발언은 신학적으로 비판할 가치조차 없다고 했다. 다만 전 목사가 무슨 취지로 관련 발언을 했는지, 어떠한 효과를 낳는지는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평소 계시를 강조하고, 스스로를 '메시아 나라의 왕'이라고 말한다. '영계 레이더'와 같은 독특한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조 대표는 이런 발언이 이단·사이비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라고 했다. 교주처럼 계시받음을 강조하면서 일반 신자와 자신을 구별 짓는 것이다. 극단적인 이분법도 이단·사이비 교리와 유사하다고 했다.

조 대표는 "전광훈 씨의 극단적인 발언은 정치적 극우 성향을 가진 이들을 결집시키는 동력이 된다. 사탄, 영적 전쟁 등 종교적 용어를 사용해 기독교인에게는 이질감을 줄이고, 적군을 명확하게 설정해 함께 싸우자고 선동한다"고 지적했다.

발언 수위는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종의 종교 중독이기 때문에 내성이 생긴다. 지금까지 해 왔던 행동이나 발언보다 수위가 낮으면 사람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더 세게 하고, 더 자극적으로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가 내뱉는 거친 발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권지연 센터장은 과거 전 목사가 논란의 발언을 했을 때 교계 언론들이 무비판적으로 접근한 것을 지적했다. 권 센터장은 "오늘날 전광훈 목사가 이렇게 된 것과 관련해 교계 언론이 동조한 측면도 있다. 2006년 '속옷 발언'과 2008년 '생명책 발언'으로 논란이 됐는데도, 교계 언론은 인터뷰를 싣고 청교도영성훈련원 소개 기사 등을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조믿음 대표는, 전광훈 목사가 불안감과 두려움을 이용해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질의응답 시간, 사회를 본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는 전·현직 야당 국회의원들이 왜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하느냐고 물었다. 김성회 소장은 "전광훈 목사 주변 정치인들은 인원을 동원하기 힘든 한물간 사람들이다. 누구든지 사람을 모으고 불러 주면 가는 게 정치인이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와 전광훈 목사의 관계를 짚기도 했다. 김 소장은 "황 대표는 기본 관중을 깔아 준 전광훈에게 감사할 거다. 이민자와 동성애자가 불편했을 텐데, 전광훈 목사가 용감하게 나서 반대해 주니까 마음속으로 시원함을 느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로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총선) 선거 과정에서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서로 모른 체하고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 쌓아 온 전우애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광훈 목사가 무슨 말을 해도 지지하고, 청와대 앞에서 매일매일 노숙하는 이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믿음 대표는 "종교적 진리에 정치적 신념이 합쳐져 신앙화가 이뤄진 것이다. 정치 문제를 진리로 접근하고 있다. (그들에게) 진보 진영은 빨갱이 사탄이다. (중략) 전광훈은 나라가 공산화됐다면서 사람들의 두려움을 유발하며 세뇌하고 있다"고 했다.

토론회를 마친 뒤 김용민 이사장이 총평을 전했다. 김 이사장은 "만사를 선과 악으로 나누는 이원론, 만만한 대상을 타깃 삼는 혐오론, 선거 개입, 반공주의, 사대주의, 교조주의, 거짓 정보 유포, 한국 개신교의 모든 병폐를 전광훈이라는 사람이 다 보여 주고 있다 (중략) 교회와 목사가 전광훈 때문에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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