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대신 도모, 배제 대신 축제'를 표방한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모기영)가 12월 5일부터 12월 7일까지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영화를 통해 다양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어우러지고 소통하는 장을 추구했다. 이번에 첫발을 내딛은 모기영 제1회 테마는 '그들의 하루, 우리의 사흘'이었다.

'어 퍼펙트 데이 A Perfect Day'(2015),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 God Exists, Her Name is Petrunya'(2018) 등 장편영화 6편, '판문점 에어컨 Air Conditioner in Panmunjeom'(2018)을 비롯한 단편영화 3편이 상영됐다. 낙선전, 포럼, 씨네 토크, 플리 마켓 등 부대 행사도 진행했다.

<뉴스앤조이>는 11월 7일, 영화제 이름과 관련한 궁금증, 영화제의 주제와 독특한 점을 집행위원장 강신일 배우와 부집행위원장 최은 평론가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모기영을 준비하면서 느낀 소회, 진행하면서 든 생각, 제2회·제3회 등 모기영을 이어 가기 위해 품은 마음 등 영화제에 대한 후기를 모기영 측에 요청했다.

운영 스태프 4인 강도영 사무국장, 최은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 장다나 프로그래머, 박일아 프로그래머가 셀프 인터뷰 형식으로 글을 써서 보내왔다. - 편집자 주

제1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가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질문 1. 영화제가 끝난 뒤 주변의 반응

강도영 / 빅퍼즐문화연구소? 가능하겠어? 영화제가 끝나고 나니 한 일주일간은 무력감이 찾아왔다.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아무것도 손대기 싫은 느낌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정말 할 수 있겠어?"였다. 빅퍼즐문화연구소는 오래됐지만 주로 작은 규모의 세미나와 아카데미를 운영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큰 규모의 행사를 핸들링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단연 재정이었다. 개인적으로 찾아간 열의 열은 모기영에 투자하거나 재정을 도와줄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두'에 방점이 확실히 찍힌 것도 아니고, 완전히 '기독교'에 집중되는 것도 아니어서 영화제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냥 밀고 나갔다. 지금 돌아보니 영화제가 가능했던 건 하나님이 영화제를 위해 보내 준 사람들 때문이었다.

최은 / 영화제를 준비하기 시작할 때는 많은 분이 "재미있는 주제다", "꼭 필요한 영화제다"라는 말씀으로 응원해 주셨다. 이런 격려가 없었다면 덜컥 일을 키우지 못했을 것 같다. 마치고 난 후에는 알차고 내실 있는 영화제라고 평가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다. 첫 회이다 보니 빈틈도 적지 않고 미숙한 부분도 있었는데 대체로 너그럽게 보아 주셨다. 다음 회를 물어 주시고 다음 주제를 함께 고민해 주시기도 하고 내년 재정은 어떻게 할 건지 걱정해 주신 분들이 있다.

다른 영화제들과 다른 점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제언들을 특별히 감사히 곱씹고 있다. 여전히 "(영화들은 참 좋은데) 기독교 영화제에서 왜 우리가 이런 영화들을 보아야 하는가?" 묻는다. 일단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했던 제1회 모기영으로서는 '왜 이런 영화들을 보아야 하는가', 또는 '왜 트는가'보다는 "기독교 영화제에서 이런 영화들을 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더 나아가,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 '이런'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했을 때 생기는 에너지와 화학반응을 기대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여전히, 대중 영화와 영성의 문제, 기독교 영화제 정체성은 우리가 계속 고민해 가야 할 지점이라는 데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장다나 / 우려했던 것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상당히 많았다. 처음에는 예의상 그렇게 이야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몸담고 있는 영화계 쪽 지인들에게 순조로운 시작이 인상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물론 평화로운 영화제의 이름과는 달리 '모두', '기독교', '영화' 이것들의 조화에 대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이슈들을 마주해야 하기에 아직도 많은 이가 영화제의 명확한 정체성을 묻기도 한다. 현재로는 호감과 궁금함으로 기억되는 영화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일아 / 오셨던 분들은 모두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하셨다. 현장에 와서 보니, 전달받았던 홍보 문구나 팸플릿보다 큰 감동이 있고 영화들도 무척 좋았다는 반응이다. 씨네 토크도 일반적으로 게스트 위주로 진행되는 데 반해, 모기영의 씨네 토크는 관객들이 발언하는 시간도 길어서 '모두가 말(소통)하는' 영화제 같다는 평도 있었다. 나 역시 예상보다 좋았던 거 같다. 어떻게 더 좋을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가 미처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내빈들의 진정성, 지인들의 자발적 도움, 자원 활동가들의 성실함으로 채워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사탕발림이 아니라 진짜다.

인터뷰하고 있는 강도영 사무국장. 사진 제공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질문 2. 개인적인 소감

강도영 / 모두를 위한 기독교 '무엇'. 영화제를 마치고 나니 주변에 이미 모두를 위한 기독교 '무엇'을 하시는 분이 많이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십수 년 전부터 모두를 위한 기독교 음악(모기음)을 꾸준히 해온 선배 뮤지션이 영화제를 통해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달려가는 동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위로받는 경험이었다는 격려를 받았을 때 우리가 모기영을 통해 의도했던 것이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뻤다. 이제 발걸음을 뗀 영화제로서 부족한 점이 한둘이 아니지만, 다양한 영화 현장에서 기독교 정체성을 고민하는 영화인들의 집결지가 되고 싶었던 부분이 생각보다 잘 이뤄지지 않아 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내년 영화제 때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최은 / 혼자 글 쓰고 소소한 모임에서 강의하는 것이 여전히 가장 편한 성향이라, 모험을 잘 못한다. 앞에 나서야 하는 일이 부담이기도 하고, 영화제가 이렇게나 많은데 또 하나의 영화제를 만드는 것의 의미도 오래 생각해야 했다. 빅퍼즐 소장이기도 한 강도영 사무국장의 적극적인 제안과 취지에 동의해서 함께하기로 한 일이 생각보다 커졌다. 일을 마치고 나니 새삼 사무국장과 두 분 프로그래머들, 스태프들의 적극성과 추진력에 감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십수 년 동안 해 온 일이 하나로 모이는 듯한 경험이었고 가시적인 위로가 되었다. 숨은 지원군들을 만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이런 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적재적소에서 필요한 일들을 감당해 주신 분이 정말 많다. 글을 쓰고 방송하면서 대부분 내가 스피커가 되어 일방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해 왔다면, 이번 영화제는 독자와 청자와 마주치고 얼굴로 인사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영화제가 '소통의 장'이 될 거라고 대외적으로 조금은 상투적일 수 있는 말을 해 왔으나, 실제로 나 자신에게 먼저,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되었던 것 같다.

장다나 / 영화제 타이틀에 '기독교'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에서부터 정말 많은 사람의 반대가 있었다. '아, 그만큼 지금 기독교는 한국 사회에서 꺼내기 민망할 정도의 이름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우울했다. (심지어 금기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처음엔 정면으로 돌파하고 싶었고 내가 믿는 예수에 대해 멋진 방법으로 소개해주고 싶었다. 물론 이따금 두려움에 빠지기도 했다.

중요한 건 영화제 이후 남은 것은 거지만 한국 기독교가 (물론 일부라고 하지만) 보여 준 행태로 인해 실망한 이들이, 새로 시작한 기독교 영화제에 보인 반응은 의외로 다정했다는 기억이다. '그래도, 아직도, 사람들은 기독교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커다란 감동을 느꼈다. 물론 여전히 '개독'이라고 지탄하지만 말이다.

박일아 / 함께 영화제를 해 보자며 모였을 때 나는 그 필요성에 매우 공감하며 들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준비를 하면서 만나게 된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라는 단어를 내건 것은 큰 실수라고들 하자, 내 안의 당위성과는 별개로 위축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다른 일 때문에 만난 지인분이 내가 포스팅하는 기독교 영화제를 봤다고 먼저 이야기하시며, (본인이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가고 싶다고 꼭 알려 달라고 하셨다. 이럴 때일수록 본래 기독교는 이렇다는 걸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하시면서…. 그 말이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영화제에 오셨던 다른 비기독교 지인분도 이 영화제의 의의에 크게 공감한다며 잘 키워 보라며 지지해 주셨다. 어쩌면 우리 영화제는 기독교와 소통하고 싶은 비기독교인들이 더 많이 반기는 영화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질문 3.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강도영 / 영화제 쪼렙을 위한 만렙의 열정 페이. 요즘 영화제 스태프 처우 개선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스태프들에게 정상적인 재정 지원이 불가능한 영화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멋도 모르고 시작한 기독교 영화제였기 때문에 충분히 재정을 준비하지 못하고 시작했다. 스태프 대부분의 재능 기부로 영화제가 준비됐다. 평소에 열정 페이를 향해 비판적 시선과 말을 남기던 나도 이런 상황에 부닥치니 어쩔 도리가 없었고, 그 때문에 자주 자괴감에 빠졌다. 너무도 감사한 것은 영화제 취지에 공감해 주시는 많은 분이 기꺼이 함께 열정 페이의 고통을 분담해 주셨다. 우리 영화제가 차차 갚아 나가야 할 빚이기도 하다. 그저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맡은 일을 감당해 주신 모든 스태프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

최은 / 우리 영화제 상영작 아홉 편 중 두 편을 수입한 배급사 대표님이 영화제를 방문하셨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작품을 다시 틀겠다고 찾는지 궁금해서 보러 오셨다고 말씀하셨다. 기독교인들이 다양성 영화들의 훌륭한 잠재 관객이 될 수 있다고, 그렇게 되면 기독교인들이 영화계에도 유익을 끼칠 수 있는 의미 있는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그간 기회가 될 때마다 열심히 이야기해 왔다. 배급사 대표님의 등장은 나에게는 마치 그 믿음에 대한 증거 혹은 격려처럼 느껴졌다. 이 부분도 앞서 개인적인 소감에서 말한 '가시적인 위로' 중 한 예이다.

개막식 전에 진행한 리셉션 현장. 사진 제공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장다나 / 개막식에 영상이 끊긴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회자였던 송 아나운서의 놀라운 기지로 정말 부드럽게 넘어갔으나 기술팀은 저 뒤에서 난리도 아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실수는 리허설에서는 백 번을 테스트해 봐도 이상 없지만 정작 본 행사에서는 여지없이 등장한다. 도대체왜왜왜왜. 아직도 머리를 쥐어뜯고 싶다.

박일아 / 4명밖에 없는 운영 스태프들은 프로그램에 모두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자원 활동가도 적었기에 큰 프로그램이 연달아 진행되거나 할 때면 뒷정리가 쉽지 않았다. 특히, 영화제 막바지, 8층에서는 폐막작 상영이 시작되고 자원 활동가들과 1층 H홀을 치우기 시작했는데, 글루건으로 붙인 낙선전 포스터를 떼어 내는 게 너무 어려운 거라…. 개수도 많다 보니 9명이 달라붙어서 떼는데 끝이 안 보였다. 글루건을 녹인다고 라이터도 사 오고, 손톱이 너무 아파 철자도 사 오고, 마지막에는 아세톤을 사 와서 겨우 처리했는데, 그 와중에도 농담하면서 즐겁게 고생해 준 자원봉사자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질문 4. 프로그램별 호응

강도영 / 영화제의 주인은 관객! 결국, 영화제를 가장 빛나게 해 주는 존재는 관객이다. 한 분이라도 더 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도록 힘을 썼지만, 첫해라 그런지 홍보 마케팅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꼈다. 이 정도로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을 도배하는데도 주변에서 영화제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는 분이 많으셨다. 여하튼 내년 영화제 때는 발로 뛰는 홍보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눈에 보이는 마케팅을 다짐해 본다. 영화제 운영을 맡고 있어서 모든 영화 상영과 씨네 토크에 풀로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상영관 뒤에서 몰래 숨어 관객들 반응을 지켜봤다. 구석구석에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반응 그리고 씨네 토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들려올 때마다 참 감사하고 소중했다. 저 멀리 광양에서 영화제 소식을 듣고 1박 2일 일정으로 올라오신 한 관객의 열정에도 큰 힘을 얻었다. 1회 영화제 식구가 되어 주신 관객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지가 다음 영화제를 열 수 있는 원동력이다.

최은 / 상영작과 토크에 대한 반응이 참 좋았다. '필름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을 건 이상, 상영되는 영화로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이 그 부분을 인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영화제 테마가 '그들의 하루, 우리의 사흘'이었다. '하루'라는 시간을 테마로 하거나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다룬 영화들 중 아홉 편을 선정했는데, 작품 선정 과정에서 욕심이 생겼다. 여러 기준으로 엄격하게 상영작을 선정하기는 했지만, '하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러 작품들을 외면하게 된 것이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모기영 낙선전'이다. 총 26편의 '하루' 영화들에 대한 소개를 아카이빙 월로 구성했다. 사흘 동안 서울극장 키홀을 다녀가신 많은 분이 낙선전에 걸린 영화들을 사진에 담아 가시는 것을 보았다. 덕분에 프로그래머들과 디자인과 전시를 담당한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 일이 크게 늘어나 고생을 많이 했지만, 관람객들은 흥미로운 기획이었다며 좋아해 주셨다.

장다나 / 영화제 기간 내내 씨네 토크와 GV(관객과의 대화) 모더레이터로 참여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니 이렇게나 영화에 대한 이해와 사유함의 능력이 뛰어나다니! 어메이징!

특히 GV 시간에 보여 준 관객들 의견이 너무 수준급이어서 놀랐다. 실은 가장 편안한 시간이 GV 시간인데 이날 나를 비롯해서 참석하신 감독님들까지 땀을 뻘뻘 흘릴 정도였으니. 단편영화이다 보니 그만큼의 관심과 신선함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박일아 / 금요일과 토요일 연달아 오셔서 영화를 보신 분이 계셨다. 몇 번 뵙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몇 마디 나눌 기회가 되었다. 저녁 상영에는 남편분도 오신다며 생각할 지점이 많은 영화와 씨네 토크를 준비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셨다. 폐막작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마주친 그분과 나는 얼싸안고 인사를 나눴다. 연령층도 다르고, 이름도 모르고, 처음 뵌 분이지만 서로 안고 감동을 나누며 위로를 할 수 있다니! 이것이 바로 내가 꿈꾸던 영화제가 아닌가.

제1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에서 12월 7일 진행한 포럼 모습. 사진 제공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질문 5.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위하여

최은 / 관람객으로, 후원자로, 자원봉사와 스태프로 맺게 된 소중한 인연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첫 회라서 가능했을지 모르는 '지인 찬스'와 '노력 봉사'에 계속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영화제에 기여하는 일이 일방적인 헌신이나 기부 또는 봉사로만 남지 않고, 참여자에게도 유리한 포인트가 생겨나도록 영화제 자체의 자질을 갖추고 방향을 세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확고한 지향점과 전략적인 모호함을 어떻게 조화롭게 갖고 갈 수 있을지도 치열하게 고민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여전히 다소 모호해 보이는 대상인 '모두'를 향하되 우리가 '기독교'라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어 했던 일들을 구현할 수 있는 참신하고 성실한 방법들을 더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당장 욕심내서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보다, 매번 다음 회를 더 기대하게 되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힘이 아닐까. 구체적인 방법은… 일단 올해 말까지는 좀 쉬고, 생각해 봐야겠다.^^

장다나 / 영화제라는 것이 한 시적인 페스티벌이긴 하지만 이 영화제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제 이름이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아닌가. 모두가 함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만들고자 하는 영화제의 지향점은 축제 이후에도 이어지는 지속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본다. 단기간 동안, 그리고 대규모로 진행되는 영화제는 형식적인 특성상 대부분의 진행이 일방향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영화제 이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소규모 영화 모임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일종의 모기영 셀 모임 같은? 이 작은 모임들이 모여 영화로 읽어 낼 수 있는 수많은 기독교적 가치를 고민할 것이고, 이런 사유들이 모여 모여 다음 해 영화제의 성격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는 2020년에도 계속된다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를 진행한 빅퍼즐커뮤니티가 69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신의 은총으로'(수입: 씨네블루밍, 배급: 찬란) 시사회를 1월 9일(목) 저녁 7시 서울극장에서 엽니다.

한국교회를 깨우는 독립 언론 <뉴스앤조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정기 후원자 40분(신청순)께 무료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

영화: '신의 은총으로'
수상: 69회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은곰상)
감독: 프랑스와 오종
일시: 2020년 1월 9일(목) 저녁 7시
장소: 종로 서울극장(10관)
*영화 상영 후, 밤 10시까지 씨네 토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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