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세습 이슈를 다뤄 온 예정연이 교회협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NCCK(교회협)는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NCCK 영향을 받으면 안티 기독교인이 되거나 안티 기독교 단체가 되는 것이다. 언론 중에는 <뉴스앤조이>, 인물 중에는 평화나무 김용민과 손봉호 교수가 있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를 지키기 위해 출범한 예장통합정체성과교회수호연대(예정연·최경구 대표회장)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이홍정 총무) 행보와 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과거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교회협이 지금은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물들어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연은 11월 29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포럼을 열었다. 목회자와 교인 130여 명이 참석했다. 예정연은 기존까지만 해도 교회 세습과 관련한 이슈를 다뤄 왔다. 이날은 교계 진보 연합 기구 교회협도 함께 다뤘다.

예정연 공동대표 류승남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신앙관과 국가관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회주의와 인본주의'가 인류 사회를 어둡게 만들고 있는데, 교회협이 그 흐름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류 목사는 "한국교회가 무너지는 게 우리가 잘못해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NCCK가 인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변질되면서 안티 기독교가 많아졌고, 기독교가 시대정신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협이 '종북 노선'을 따르면서 보수 애국 인사를 친일파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도 했다. 류 목사는 "북한의 3대 세습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을 피로 물들인 이들은 비판하지 않고 친일파 청산만 외친다"고 했다.

교회협이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것도 비난했다. 류승남 목사는 "하나님은 남자, 여자 외에 다른 성을 만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소수자를 인정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옛날부터 동성애가 있어 왔다고 용납해야 하는가. 사회와 가정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은 용납하면 안 된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무서운 죄악이다"고 말했다.

같은 예장통합 소속 목사인 이홍정 총무도 질책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이 총무가 '문비어천가'를 불렀다는 것이다. 류승남 목사는 "전광훈 목사를 비난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게 지도자인가. 이홍정 목사는 인본주의 사회주의 관점에서 국가와 교회를 보고 있다. 현 정부보다 좌로 편향돼 있다. 북한은 비판하지 않고,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는 반일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인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배척하고, 하나님 주권을 존중해야 교회와 나라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우리가 사는 길은 하나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유 시장 경제를, 기독교를 보호하는 나라와 관계를 맺을 때 가능하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가 되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표회장 최경구 목사가 '총회 결의의 배경과 향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하나님이 명성교회를 사랑해서 예장통합 104회 총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최 목사 발언은 그동안 해 온 주장과 다르지 않았다. 명성교회는 교인들이 직접 투표로 담임목사를 뽑았기 때문에 세습이 아니라 청빙이라고 했다.

현행 세습금지법은 사문화됐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다. 최 목사는 "목회지 대물림 금지법은 명성교회를 잡으려고 만든 건데 빠져나가서 의미가 없다. 교단법 자체가 잘못됐다.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면 안 된다. 교회와 교단이 분열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를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예정연 공동대표 류승남 목사는 교회협이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물들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예정연 포럼에서 나온 발언과 관련해 교회협 측은 '철 지난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맥락 없이 교회협을 비난한다고 해서 명성교회 세습 문제들이 가려지는 게 아니다. 교회협 내부에서는 명성교회 문제에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회원 교회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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