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20대 청년 ㄱ은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프로게이머였고 방송에도 몇 번 출연했다. 서영국 소장(고신총회이단대책연구소)은 지난달, 그의 지인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ㄱ이 날마다 중요한 교육이 있다며 자신에게 권하는데, 그가 했던 말을 토대로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 같다는 것이다.

서 소장은 ㄱ을 만나 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완고했다. 설득할수록 신천지에 더 매진했다. 급기야 일을 그만두고 집을 떠났다. 부모가 연락하면 자신은 영생할 수 있다며 외려 신천지 성경 공부를 권했다. 가족들은 지금도 아들의 회심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세계기독교이단대책협회(전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 세이협·진용식 대표회장)는 11월 20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회관에서 신천지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교계 언론뿐 아니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회원들도 참석했다. 발표자로 나온 서영국 소장이 피해 사례를 소개하자, 이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신천지 피해자 가족들은 복도부터 회견장 입구까지 자신들의 피해를 알리는 피켓을 세웠다. 피켓에는 "이만희 사기꾼", "길거리 인터뷰 당하지 마세요", "5년째 부모와 천륜을 끊게 하고…", "보고 싶은 OO를 제발 찾아 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서영국 소장은 "멀쩡하던 아들이 신천지에 빠져 집을 떠났다. 도대체 한국교회 교인이 왜 이렇게 신천지에 포섭되는가. 한국교회는 이들을 매도하고 신천지가 나쁘니 가지 말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우리 정통 교회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를 돌아볼 여지가 크다. 한국교회는 완전한 은혜의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협이 신천지 피해 사례를 알리며 한국교회에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이협 "올해 신천지 교인 21만 명"
예비 대학 새내기 주요 타깃
설문 조사, 심리 상담, 행사 참여 유도 주의

신천지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며 폐해를 낳고 있다. 이날 세이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 신천지 교인은 총 21만 명이다. 전년보다 7300명 늘어난 수치다. 신천지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북미·남아공·유럽 등 해외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신천지 12개 지파가 각각 주요 국가와 도시를 담당하는 구조다. 신천지는 11월 10일, 일산·광주·부산 등에서 10만 수료식을 열어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세이협은 수료식 생중계 영상을 분석한 결과 실제 참석 인원이 4만 6000명일 것이라고 했다).

세이협 이덕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천지 포교 방식과 대처법을 소개했다. 포교 방식은 △미혹 △복음방 △위장 센터 성경 공부 △신천지로 유월 등 총 네 단계다. 이 총장은 "신천지는 설문 조사, 우연을 가장한 접근, 위장 문화 행사 참여 유도, 각종 심리 상담 등으로 미혹한다. 자신들이 신천지가 아니라고 속이며 성경 공부를 제안하는데, 100% 신천지이니 목회자 혹은 상담소에 즉시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미 성경 공부에 들어간 자들은 신천지 피해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봐야 한다. 특히 성경적으로 잘못된 교리와 해석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봐야 한다. 신천지를 통해 이뤄진 천국이 없음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상담소에 연락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고3 수험생과 예비 대학 새내기는 신천지의 주요 포교 대상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선배를 사칭해 자연스럽게 접근하거나, 수험생이 관심 가질 만한 대학 정보로 미혹하거나, 신천지라는 걸 숨기고 위장 행사에 초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기독교 기관을 사칭해 종교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현욱 목사(사진 오른쪽)는 신천지 포교 방식이 해마다 교묘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신현욱 목사 "포교 방식 진화
소셜미디어 및 스터디 카페 적극 활용
군소 교단서 졸속 목사 안수
신학대 졸업증 매입 후 교회 운영"

구리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최근 달라진 신천지 포교 특징을 소개했다. 그는 포교 대상자 중 비신자 비율이 평균 50%를 넘고, 신천지가 국내보다 해외 포교에 더 집중한다고 했다. 신 목사는 "기독교인보다 비기독교인이 이단에 대한 경계심과 사전 정보가 부족해 신천지 포교에 노출되기 쉽다. 비슷한 이유로 포교 활동이 용이한 해외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교 방식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신 목사는 "신천지가 재정 투자를 꺼려 왔는데, 최근에는 과감하게 투자해 대형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청년층과 젊은 부녀를 집중 공략하고, 지역마다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며 이를 복음방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신천지 강사들이 군소 교단에서 졸속으로 목사 안수를 받거나 신학교 졸업증을 매입해 위장 교회를 운영하는 방식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신 목사는 해매다 진화하는 신천지의 포교 방식에 개교회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인들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원론적이고 피상적이지 않은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젊은 청장년을 집중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 △정기적인 예방 교육 △신천지 비밀 교육 장소 공유('신천지위치알림' 앱 이용) △새가족 교육에 이단 과목 개설 △이단 관련 부서 운영(중형 교회 이상) △지역 교계와 연합 대응 등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도 볼 수 있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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