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에 교수 5명의 성희롱성 발언을 폭로하는 전수조사 결과가 게재됐다. 총신대 구성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발언 내용을 읽었다. 발언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은 취재를 거부하거나, 반박성 대자보를 게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이재서 총장) 교수들의 수업 중 성희롱 발언이 공개되자, 교계는 물론 일반 언론도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총신대 학생 자치회는 11월 18일 오전 10시 전수조사 결과를 온라인에 공지하는 동시에, 사당캠퍼스에 대자보 형식으로 부착했다.

학생들과 교수·직원들은 신관과 종합관에 게시된 전수조사 결과 대자보를 심각한 표정으로 읽었다. 총신대 한 학생은 "대자보 부착 직후, 일부 신학과 교수들이 대자보를 읽으며 웅성거리다 올라가는 등 다들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공개된 성희롱 발언 18건 중 10건으로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ㄱ 교수를 총신대에서 만났다. 기자가 ㄱ 교수에게 "공개된 발언 내용이 사실인가", "전수조사 결과 공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등을 물었으나, 그는 "대답하지 않겠다"며 기자를 손으로 막아서고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ㄱ 교수는 황급히 자기 방으로 향하며, 따라 들어가려는 기자를 막고 문을 닫았다.

수업 시간 동성애와 여성 성기에 대한 부적절한 이야기를 꺼낸 ㅇ 교수는, 이날 오후 실명으로 학교에 대자보를 붙여 공식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 내용에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이런 내용을 포기하지 않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적극 알리겠다고 했다.

먼저 남성의 항문 근육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인간론과 종말론' 수업 시간, 동성 간 성관계 비판과 건전한 성관계 증진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ㅇ 교수는 "항문 근육을 습관적으로 자극하다 보면 남성들은 성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반복하면 동성 간 성관계에 빠져들게 된다. 이 사실은 생물학적이고 의학적 사실로서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다. 본인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알려 동성 간 성관계에 경종을 울리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성기는 하나님께서 굉장히 잘 만드셔서 성관계를 가질 때 굉장히 격렬하게 해도 다 받아내고 상처가 안 나게 되어 있다"는 발언은 '생명과학과 생명 윤리' 강의 때 한 것으로, 이 역시 생물학적이고 의학적 사실이라고 했다. 이 부분 역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이 사실을 알려 건전한 성관계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했다.

연예인 이영애를 예로 들어 "한쪽이 추하다는 개념을 보여 주니 '이쪽은 아름답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칼 바르트의 변증법적 인간관'을 비평하는 가운데 나온 예라고 주장했다. ㅇ 교수는 "이 인간관에 따르면 하나님은 아름다움을 만드실 때 추함이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것을 허용하셨다고 해석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어떤 여인을 아름답다고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여인은 추하다는 것을 전제할 수밖에 없게 되며, 따라서 바르트의 변증법적 인간관은 하나님의 창조관과 어긋나는 것이다"고 썼다.

ㅇ 교수는 "문맥을 무시하고 변증법적 인간관의 문제점을 지적한 예시를, 강의자의 의도처럼 곡해한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 예증을 포기할 의도는 없다"고 했다.

ㅇ 교수는 특별히 남성 항문 근육과 여성 성기 관련 발언에 대해 "대자보 게재자들의 의도가 바로 현 정부가 입법화하고자 전방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독소 조항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은 동성 간 성관계에 관한 생물학·의학적 사실과 윤리적 문제 지적을 차단해 건전한 성윤리를 파괴하고 동성애를 조장하는 시도인데, 대자보 게재자들이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재서 총장 "성희롱 발본색원하겠다"
ㄹ 교수 직위 해제, 징계위 회부
다른 4명은 12월 이사회 보고 예정

이재서 총장은 18일 기자를 만나 "성희롱 문화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을 비롯한 성희롱 문제 실무자들은 학생들의 갑작스런 전수조사 결과에 당혹스럽다고 했다. 학교는 의도적으로 사후 처리를 지연하거나 은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는 이재서 총장과 이희성 성폭력대책위원장, 김준 상담센터장을 만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ㄹ 교수 사건 발생 이후 10월 11·14·18·22·28일과 11월 11일 등 총 6차례 회의를 거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온적이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전수조사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며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재서 총장은 성희롱 근절 의지가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10월 초 ㄹ 교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내가 직접 사과문을 썼다. 학생들을 잠잠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수치심에 직접 쓴 것이다. 이번 기회에 총장으로서 성희롱성 발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발본색원하고 싶다. 현재 학생뿐 아니라 교수 사회에서도 성희롱성 발언을 두둔하는 분위기가 있어 힘들기는 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런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할 것이다. 직원이나 학생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전수조사는 제보자를 만나 확인 작업을 거쳐야 했다. 외부 전문가를 위원으로 선정했고, 다음 회의에서는 제도화를 위해 예산안 편성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제보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조율하는 등, 처리 기간이 오래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학교는 앞으로 11월 20일과 27일, 12월 2일 세 차례 회의를 더 열어 전수조사 내용에 대해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총신대 이사회는 11월 회의에서, 먼저 발언이 공개된 ㄹ 교수를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추가 발언 대상자들은 12월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총신대생은 학교의 낮은 인식 수준을 비판했다. 그는 "대자보 내용이 공개되고 일반 언론사에서 문의 전화가 많이 왔다. 오히려 기자들이 '정말 교수들이 그렇게 발언한 게 맞느냐'면서 믿지 못하더라. 반면 학교 내부에서는 아직도 '이 정도 발언이 문제냐'는 분위기가 많다. 학교가 개혁주의를 외치기 전에 먼저 사회의 도덕 수준에라도 근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ㅇ 교수의 대자보 전문.

2019년 11월 18일 대학부 총학생회 외 4개 기관이 붙인 "2019년 교수 성차별, 성희롱 발언 전문" 대자보 중 세 가지 항목이 본인의 강의 내용 가운데 들어 있는 정당한 의학적 사실 제시를 성희롱으로 곡해하고, 칼 바르트의 변증법적 인간 이해를 비판하기 위하여 예증한 내용을 문맥을 무시하고 강의자의 견해인 것처럼 제시하였음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는 바이다

1. 본인은 "인간론과 종말론" 강의에서 동성 간의 성관계를 비판하는 가운데 동성 간에 느끼는 성욕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습관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임을 지적하였다. 그 예로서 남성 전립선은 남성 항문 근육과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항문 근육을 자극하면 어느 정도의 성감을 느끼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따라서 항문 근육을 습관적으로 자극하다 보면 남성들은 성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 습관을 반복하면 동성 간의 성관계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로서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은 앞으로도 이 점을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에 적극적으로 알려서 동성 간의 성관계에 경종을 울리는 일을 계속할 것임을 밝혀 둔다.

2. 본인은 "생명 과학과 생명 윤리" 강의에서 남성 간에 성행위를 하는 경우에 항문 근육은 그 막이 쉽게 찢어질 수 있으며, 항문 근육 주위에 혈관이 모여 있어 각종 질병에 감염되기 쉬우며, 항문은 배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받아들이는 구조로 되어 있지 않아서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여성의 성기는 성관계를 하기에 적합하도록 매우 탄력이 있고 잘 만들어져 있어서 비록 격렬한 성관계를 하더라도 다 받아낼 수 있도록 하나님이 잘 만드셨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이것도 역시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로서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이며, 역시 본인은 본인에게 기회가 주어질 때 이 사실을 알려서 건전한 성관계를 증진시키는 일을 계속할 것임을 밝혀 둔다.

3. 본인은 "생명 과학과 생명 윤리" 강의에서 칼 바르트의 변증법적 인간관을 비평하는 가운데 이영애의 예를 들었다. 변증법적 인간관에 따르면 하나님이 아름다움을 만드실 때 추함이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것을 허용하셨다고 해석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어떤 여인을 아름답다고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여인은 추하다는 것을 전제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바르트의 변증법적 인간관은 하나님의 창조관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을 아름다운 존재로 창조하셨을 뿐 추한 존재로는 창조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이런 문맥을 무시하고 변증법적 인간관의 문제점을 지적한 예시를 강의자의 의도인 것처럼 곡해한 데 대하여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이며, 본인은 본인이 사용해 온 예증을 포기할 의도가 없음을 밝혀 둔다.

4. 특별히 위의 1항과 2항을 성희롱으로 곡해한 대자보 게재자들의 의도가 바로 현 정부가 입법화하고자 전방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독소 조항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밝혀 둔다. 차별금지법은 동성 간의 성관게에 관한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과 윤리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차단하여 건전한 성 윤리를 파괴하고 동성애를 조장하는 시도인데, 이런 시도에 대자보 게재자들이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2019년 11월 18일
총신대학교 ㅇ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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