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기도> / 칼 바르트 지음 / 박정수 옮김 / 비아 펴냄 / 172쪽 / 1만 3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20세기 신학의 교부'라고 불릴 정도로 기독교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가 남긴 기도서. 설교하기 전이나 설교하고 난 후에 그가 실제로 했던 50가지 기도를 대림절·성금요일·성령강림절 등 교회력에 맞춰 배열하고 제목을 붙여 엮었다. 신학자 이전에 설교자였던 칼 바르트가 지녔던 신앙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중심에 놓은 신앙인이 숙고한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은총 사이에 자리한 긴장, 시대적 불의에 저항하고자 했던 자가 인식한 현실 세계 모습이 기도문에 녹아 있다.

"지나치게 시사성이 강한 기도, 특정 사건이나 사람을 위한 기도는 생략했습니다. 예배를 더 명료하게 이해하고자 그려 보았던 예배의 본질과 구성에 대한 제 견해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례'를 지나치게 개신교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할지라도 이 기도들이 유익하게 쓰일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기도들이 그저 있는 그대로 설교자들에 의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영적인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서문, 12~13쪽)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과 정부 지도자,
다른 나라, 특별히 전쟁 중인 나라의 국민,
그리고 자신들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모든 책임을 맡은 그 나라의 정부 지도자들,
아울러 당신의 말씀을 기다리고 있는
비그리스도인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 기억하며,
그들도 자신들의 왕을 알아보게 될 것을
또한 소망합니다.

불안한 혼란과 허약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를 그 모든 일이
당신의 성령 안에서
신중하게 또 부드럽게
질서를 잡을 수 있음을 믿습니다.
성령은 모든 악한 영들보다 강하십니다.
아멘." ('삼위일체 주일' - '성령의 기억하며', 109~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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