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성전기 문헌으로 읽는 로마서> / 벤 블랙웰, 존 굿리치, 제이슨 매스턴 엮음 / 이학영 옮김 / 감은사 펴냄 / 352쪽 / 2만 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더럼대학교는 제임스 던, 톰 라이트, 프란시스 왓슨, 존 바클레이 등 영국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활동한 성서학 분야 최고의 학교로 손꼽힌다. 이 책은 과거 이 학교에서 신약학 박사과정을 밟던 학생들이 "전문적인 연구를 정제하여 학생들에게 전해 줄" 단행본을 펴내 "비전문가들이 성경과 성경 외(extrabiblical) 문헌들을 나란히 연구할 때 얻을 수 있는 유익을 드러내 보이고자" 추진한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서론부는 주전 516년에서 주후 70년에 이르는 시기인 제2성전기를 이해하기 쉽게 요약하고, 당대 유대 문헌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바울서신을 해석하는 데 어떤 유익이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본문은 로마서 내용 대부분을 다룬 스무 개의 소논문으로 이루어졌다. 논문 기고자들은 △다윗의 후손으로 오는 메시아 △율법과 행위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 △의인이 받는 고난 △국가와 종교의 관계 △여성의 지위 등 바울이 로마서에서 다룬 신학 주제들을 제2성전기 유대 문헌에 비추어 살피며, 바울과 유대 사상의 상관관계를 드러낸다.

"본서의 여러 기고자들은 선별된 비-바울 문헌들과 끈기 있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바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성하게 해 주고 확장시켜 준다는 확신으로 하나가 되었다. (중략) 사실 우리가 바울서신들을 외부와 격리된 진공상태에서 읽는다면 바울의 글들은 오히려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바울서신들에 담긴 기독교의 급진성은 주요 관심사를 공유하면서도 다른 이해 방식을 가지고 있는 관련 문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허용될 때에 비로소 밝히 드러나게 된다." ('프랜시스 왓슨의 서문', 24쪽)

"뵈뵈에 대한 바울의 설명은, 여성 리더십에 대한 바울의 태도를 알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해 준다. 뵈뵈를 '집사'이자 '후원자'라고 언급함으로써, 바울은 그녀가 교회 사역과 리더십에 있어서 완전한 참여자(full participant)임을 암시하고 있다. 실제로 그녀의 리더십은 어떠한 자격이나 변호 없이도 남성의 리더십과 나란히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바울이 뵈뵈를 대신해서 요구하는 상호관계는 성(gender)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중략) 바울은 브리스가, 마리아, 유니아, 드루배나, 드루보사, 버시, 율리아, 루포의 어머니, 네레오의 자매에게도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한다. 우리가 그녀들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지만, 바울은 분명 그녀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보여 준 섬김을 인정하고서 문안함으로 경의를 표하고 있다. 여기에서 바울은 이 여성들을 인정하고 자신이 가졌던 역할과 칭호들을 그녀들에게도 부여함으로써, 그가 여성들이 리더십 지위로 섬기는 것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격려하기까지 하는, 다른 유대 공동체들 수준(그 이상은 아니더라도)의 모습은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제20장 '회당 비문들과 로마서 16:1-27', 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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